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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도 괜찮아, 치앙마이니까

쉬어가도 괜찮아, 치앙마이니까

: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두달살이 안내서

단아 | 니케 | 2019년 08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7건 | 판매지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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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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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20g | 127*188*17mm
ISBN13 9788997732067
ISBN10 899773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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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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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자연의 초록색처럼 모든 게 순리대로 흐른다. 수영장의 물결을 지나 팔등으로 떨어지는 아침의 햇살, 축축한 흙냄새가 남아 있는 나무 밑의 음지, 뜨거운 여름 볕을 견딘 후 목으로 넘기는 수박 스무디의 얼음 조각들. 가만 보니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이 하나도 없다. 모든 순간이 당연한 듯 나에게 온다. 이렇게 행복하게 누려도 어느 하나 잃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어쩐지 죄책감이 드는 찰나, 나를 둘러싼 초록의 그림자가 속삭인다. 그래도 돼. 여기서는 마음껏 행복해도 돼.
--- 「초록색이 좋은 이유」 중에서

나를 아무도 모르고 나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어릴 때의 치기 어린 마음으로 한 번쯤 해볼 법한 상상을 서른이 다 되어 덜컥 실현했다. 내가 치앙마이로 두달살이를 하러 떠난다고 하자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거 사실은 도피 아니야? 그냥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서 떠나는 거잖아.” 맞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 훌쩍 떠나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살면서 참고 견뎌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인생에 두 달쯤은 아무 생각 없이, 어떤 부채감 없이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 「나 다시 태어난 건가!」 중에서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해외여행 중 월요일에 찾아간 플리마켓이 주말에만 여는 일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만이 아니다. 더한 일도 많다. 부아는 치밀지만 ‘할 수 없지’라는 심정으로 넘겨버리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이번 치앙마이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정말 큰일이다. 세상은 이렇게 장밋빛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데.
--- 「다음에 다시 오지, 뭐」 중에서

잠시만이라도 치앙마이 고양이의 마음으로 살 수 없을까. 끔찍한 일을 참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떳떳함, 내가 꼭 하고 싶은 것쯤은 할 수 있게 허락하는 자유, 남의 눈치로 결정하지 않는 주관. 왜 항상 남들이 바라는 모습, 남들이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해 참고 노력하고 눈물 흘렸던 걸까.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예뻐해주지도 않는데. 돌이켜보면 나는 여기저기 마음을 쓰고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아 ‘마음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것 같다. 정작 나에게 쓸 마음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니 말이다.
--- 「이 얼마나 제멋대로의 삶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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