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집트 여행 중 의식이 자주 실족하는 느낌을 만난 것은 우선 4천 년쯤 되었다는 유적들의 평균 시간 때문인 듯하다. 또한 그들이 꿈꾼 영생의 욕망과 그 덧없음 때문이었던 것도 같다. 람세스 2세의 무수한 조상뿐 아니라 거대한 건축물들, 1백 명이 넘는 자식들은 그가 권력과 생명의 영원함을 꿈꾸었다는 증거들이었다. 하지만 유적들이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것은 모든 것이 변화하고, 쇠락하고, 소멸한다는 자명한 사실이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를 보고 있으면 영생의 욕망과 소멸의 자연 이치가 한곳에 환하게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p.21, chater 1 「하던 일 하지 않기」, 생은 다른 곳에…변화와 훈습
2.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내 마음은 무엇이지?’
‘저 사람의 공격성이 불편한 내 마음은 무엇이지?’
그런 식으로 관점을 바꾸자 상대에게서 보이는 모든 감정이나 성향이 나의 내면에서 발견되었다. 상대의 잘못에 대해 격한 감정이 올라올 때도 그것은 ‘나의 분노’였고, 정당하게 비판한다고 느꼈던 목소리 안에도 ‘나의 시기심’이 있었다.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사람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하는지를 자각할 때마다 그곳에 환하게 나의 내면이 드러나곤 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 행위를 멈추고, 그 다음에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가만히 느껴 보곤 했다. ---pp.31~32, chater 1 「하던 일 하지 않기」, 저 마음이 내 마음이다
3.
그리스에서도 특별한 감정 상태를 경험했다. 그것은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감정이었다. (……) 그러나 이집트에 도착하자마자 그리스에서 느꼈던 평화나 행복감은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첫날 고작 3시간 걸었을 뿐인데도 이미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더위, 먼지, 여성 비하적 분위기 등이 감지되면서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든 안타깝고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나흘째가 되었을 때 내 얼굴은 거리에서 만나는 이집트 사람들처럼 우울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거울 속의 우울한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 표정은 어디서 온 것일까 생각했다. ---pp.204~205, chater 3 「경험 나누기」, 생각은 생각하는 사람 없이 존재한다
4.
그동안 “다르게 살고 싶다.”고 중얼거리면서 삶의 변화를 꾀할 때마다 내가 원했던 것의 가장 내밀한 의미도 짐작되었다. 어딘가 다른 곳에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진정한 삶’이란 억압하고 외면해 온 감성, 직관, 신비의 영역이 아닐까 싶었다. 지혜, 에너지, 창의성 등이 들어 있다는 그곳에 닿고 싶었던 듯하다. 성과 속을 통합하기, 그것은 영적 건강을 지키는 여섯 번째 방법이었다.
---pp.204~205, chater 3 「정신분석을 넘어서」, 영원히 하늘 마음에 닿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