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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리뷰 총점9.0 리뷰 50건 | 판매지수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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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94쪽 | 690g | 145*215*30mm
ISBN13 9791156757948
ISBN10 1156757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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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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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내가 이루려는 목표는 정신질환에 관해 이미 존재하는 중요한 저서의 목록을 대체하거나 반박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단순하고 자명하며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한 가지 진실을 더욱 강력히 알리고 싶을 뿐이다. 바로 이 나라의 너무나 많은 정신질환자가 잔혹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진실 말이다.
그 진실을 알릴 수단으로 내가 택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말했듯 이 책을 쓰기로 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지난 10년 가까이 미뤄왔던 일이기도 하다. 책을 쓰는 일은 나의 훌륭한 아내 아너리에게, 또한 살아남은 용감한 나의 아들에게도 감정의 회복력을 시험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 p.19

여러분이 이 책을 ‘즐기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이 책으로 인해 상처 입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상처 입었던 것처럼. 상처 입어 행동하기를, 개입하기를 바란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에만, 더 이상 일어날 필요가 없을 때까지 계속 일어날 때에만, 우리는 딘과 케빈이, 정신증으로 고통받는 그들의 모든 형제와 자매가 구원받기를, 그들이 견딘 고통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기를 감히 희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 p.21

미쳤다고 여겨졌던 사람들은 지하실에, 요새와도 같은 수용소에 감금됐다. 중세와 그 이전에, 그리고 이후에도 그들은 매를 맞고 화형대에서 처형당했다. 때로는 수십 년 동안 쇠사슬에 묶인 채 ‘베들럼bedlam’에 갇혀 간수들에게 조롱당하고, 굶김을 당하고, 벌거벗은 채 또는 너덜너덜한 누더기만 걸친 채 지내도록 방치되고, 소변에 절은 매트리스 위에서 잠을 자도록 강요당하고, 일요일이면 관람료를 낸 방문자들 앞에서 구경거리로 전시되었다. 계몽주의 시대에는 훨씬 정교한 치료법들을 고안하여 정신질환자를 의자에 묶어 빠른 속도로 빙빙 돌리고, 피가 거의 전부 빠져나갈 때까지 거머리에게 피를 빨리고, 수은과 클로라이드를 강제로 삼키게 하고, 델듯 이 뜨거운 물이나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담갔다. 그러다 20세기가 도래했고,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 p.26~27

나는 매일 캔버스와 알루미늄으로 된 캐리어에 딘을 싣고 등에 업은 채로 브로드웨이까지 가서 드라이클리닝 세탁소와 와인 상점, 슈퍼마켓, 오리를 꼬챙이에 끼워 돌리며 굽는 작은 그리스식 테이크아웃 식당을 돌아다녔다. 뉴욕으로 옮겨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중서부 사람 특유의 조심스러움을 떨치지 못했지만, 내 등에서 통통 몸을 굴리고 흔들어대는 딘을 업고 걸을 때면 그 무엇도 이 아이를 파괴할 수 없으리라는 비이성적인 확신의 감정에 휩싸였다. 제아무리 비뚤어진 인간이라도 이렇게 환하게 기쁨으로 빛나는 아이를 해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누구든, 무엇이든 말이다. --- p.48

우리가 ‘조현병’이라 부르는 것은 하나의 질병 또는 ‘하나의 범주로 정의되는 질환’이 아니라, 몇 가지 독특한 뇌의 기능 이상들이 조합된 흔치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 기능 이상들은 본질적으로는 유전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머리카락 색이나 눈동자 색 같은 직접적인 유전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성격을 띤다. 유전적 이상이 있다고 해도 환경적 조건에 자극되지만 않으면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 조현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환경 요인은 스트레스로, 태아기와 아동기 초기 그리고 청소년기에 받는 스트레스가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뇌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편성하느라 각종 혼란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 p.60

케빈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는 유형의 뮤지션이 아니었고, 따지고 보면 그 무엇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케빈의 성격을 지배한 것은 겸손과 은근한 수줍음, 조용한 익살이었다. 연주할 때 주먹을 위로 치켜든 적도 없고, 으스대며 무대를 누빈 적도, 관객을 향해 과장된 표정을 지은 적도 결코 없었다. 케빈과 음악의 본질적인 관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케빈이 기타를 집어 드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했다. 그 애는 기타를 집어 든다기보다 기타를 재빠르고 유연하게 자기 존재 안으로 빨아들였다. --- p.109

정신이상의 원인을 확실하게 진단하기란 어렵지만, 정신이상의 강도가 스트레스 정도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신의학 연구자들도 점점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가장 공통된 자극은 (결손가정에서 아동기를 보내는 경험을 제외하면) 바로 도시 생활이고, 이는 산업혁명 이후 특히 더 심해 졌다. 이 상관관계 때문에 E. 풀러 토리(E. Fuller Torrey) 같은 선구적 연구자들은 도시 생활의 강렬함이 조현병 및 관련 정신질환의 급증에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한다고 확신한다. --- p.119~120

환자들은 치료보다 벌을 더 자주 받았는데, 사실상 치료와 처벌을 구별하기도 어려웠다. 그리하여 정신이 온전한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한데 섞여서, 그러니까 우울증에 걸린 사람과 알코올중독자와 가난한 떠돌이와 남편에게 말대답을 했던 아내가 진짜 정신증 환자들 사이에서 비참하게 연명하며 시들어갔다. (…) 베들럼에서 말썽을 일으킨 수용자는 얼음물에 담그거나 의자에 꽁꽁 묶어놓고 의자를 빠른 속도로 돌리는 벌, 또는 두 가지 벌을 다 받았다. 이 방법은 그것이 일석이조라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처벌인 동시에 치료라는 뜻이었다. --- p.126~127

1869년, 『종의 기원』 5판이 나온 바로 그해에 이 책의 패기만만한 의붓자식 같은 책 한 권이 등장했다. 『유전되는 천재: 그 원칙과 결과(Hereditary Genius: Its Laws and Consequences)』. 세상 사람들에게 사람의 지능이란 혈통에 의해 결정되며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책이었다. (…) 이 책의 저자는 다윈의 고종사촌인 아마추어 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으로, 관심의 폭이 대단히 넓고 지적 재능도 어마어마하지만 상식은 삼엽충 수준인 사람이었다. --- p.166~167

『유전되는 천재』는 ‘진화론’을 향한 열광의 분위기에 편승해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다. 그 책이 출간된 지 14년이 지나고 골턴의 새로운 체계가 진보 시대의 아이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을 때, 그는 정말 그답게도 허세 가득한 명칭을 떠올렸다. 바로 ‘우생학(eugenics)’이었으니, 그리스어를 빌려 온 것은 그야말로 영악한 선택이었다. ‘eu’는 ‘우수한’ 또는 ‘좋은’이라는 의미의 조어 음절로, 교육받은 빅토리아시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를 알고 있었다. ‘gen’은 ‘생겨나다’ 또는 ‘탄생하다’라는 뜻이니, 결국 ‘eugenics’란 ‘좋은 출생’이라 는 의미였다. --- p.171

우생학이야말로 골턴의 논문이 나온 이래 100년 동안 정신이상자와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향한 가장 노골적인 모욕일 것이다. 언급했듯이 우생학은 오늘날에도 실행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유용한 의학 연구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기도 한다. (…)
“나는 광기와 지적장애, 습관적 범죄행위, 빈궁에 시달리는 족속들의 자유로운 증식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강제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08년에 골턴이 자서전에 쓴 내용이다. --- p.172

딘의 행동은 점점 더 반항기를 보이며 천천히 변해갔고, 사춘기 중반기에 이르자 변화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아너리와 나는 여전히 그 변화를 ‘거쳐 가는 단계’로, ‘호르몬’ 탓으로, 부모에게서 ‘분리’되고자 하는 정상적인 심리 욕구에서 촉발된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치부했다. 우리가 그 시기를 무리 없이 넘기고 딘과 대치하는 일을 최소화하면 언젠가는 그것도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어쩌다 사라져도 오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그런 태도가 사라졌던 시기, 또는 사라졌을 거라고 우리가 기대했던 시기에는 끔찍하리만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일어났다. --- p.208

뇌의 신비에 관한 훨씬 더 핵심적인 질문이자 정신이상에 취약한 내 두 아들과 관련해서도 훨씬 더 유의미하고 합리적인 질문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제기되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창조성과 정신질환 사이에 신경적 연결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를 다르게도 질문해볼 수 있다. 요컨대 케빈과 딘의 예술적 재능이 그들을 조현병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데려다놓은 것일까? 또는 그 반대로, 조현병에 대한 취약성이 그들에게 예술적 재능을 부여한 것일까? --- p.219

에이미의 부모는 딘에게 3년에서 8년의 금고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정에 요청했다.
3년에서?8년을?감옥에서. 딘은 생각도 꿈도 그 끔찍한 가능성에 짓눌린 채 1년을 보냈다. 3년에서?8년.?감옥에 갇혀, 햇빛도 못 보고, 세상에서 내쫓긴 채, 주위에는 범죄를 저지른 기결수들과 냉소적인 간수들, 더 나이 들고 더 거칠고 살면서 심장에 굳은살이 박인 남자들 외에 아무도 없는 채로 보내는 3년에서 8년. 자유가 없는, 다양성도 없는, 발견도, 웃음도, 사랑도, 음악도, 존엄도,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길도, 소중히 여겼던 그 무엇도 없는?3년에서?8년. 사춘기 아이에게는 영원처럼 긴 칠흑 같은 터널. --- p.253~254

2014년 2월, 라이커스 교도소 직원의 부주의한 학대로 또 한 명의 재소자가 기괴한 죽음을 맞이했다. 뉴욕시 경찰은 분열정동장애 병력이 있는 56세의 해병대원 출신 제롬 머더(Jerome Murdough)를 할렘의 공영주택 건물에 무단 침입한 죄목으로 체포했다. 연합통신의 피어슨 기자를 비롯한 여러 기자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더는 경찰관들에게 지독한 추위를 피하려 했던 거라고 말했다. 이 경범죄에 대해 산정된 2500달러의 보석금을 낼 수 없었던 그는 정신질환을 가진 재소자들에게 배정된 구역 안에 있는 가로 2미터에 세로 3미터 넓이의 콘크리트 블록 감방에 감금됐다. 섭씨 38도를 오르내리는 곳이었다. 큰 소리로 불평했지만 온도를 조절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간수들조차 이 전직 해병대원에게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머더는 일주일 만에 더위 때문에 사망했다. --- p.272~273

사즈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그가 경멸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누구보다 아주 씁쓸하게, 하지만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미국 정신의학회 회장을 지낸 로런스 하트만(Lawrence Hartmann)은 사즈가 은퇴한 후인 1992년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부인할 기회를 주었고, 입법자에게는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기회를 주었다.” --- p.301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흐름은 되돌릴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자유는 막 사회에 나온 이들에게 두려움만 안겼다. 대부분은 자신에게 거처를 임대해주려는 부동산업자를 찾지 못했고 자신을 고용하려는 사업주도 찾지 못했다. (…) 병에 걸린 아이는 학교 친구들과 또래 집단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었다. 지역의 ‘고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신속하게 형성되고 견고하게 다져졌다. 결국 주립 병원에서 나온 점점 더 많은 환자가 암담한 길거리를 피난처로 삼았고 그중 다수는 수감자가 되었다. 정신질환의 범죄화가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 p.347~348

먼저 전화를 받은 것은 아너리였다. 케빈은 숨찬 목소리로 유명한 음악가인 버클리 행정처의 어떤 높은 분이 러시아 콘서트 투어에 함께 갈 사람으로 자신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아너리는 잠시 듣고 있더니 아무 말 없이 내게 수화기를 넘겼다. 케빈은 내게도 그 소식을 전했다. 숨 가쁜 목소리였다. 그렇게 영광스러운 사실을 알고 흥분한 상태라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하지만, 케빈의 목소리에는 그런 벅참과는 다른 무엇이, 두려움에 질린 떨림이 있었고, 말하는 속도도 너무 빨랐다. 나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서 케빈을 진정시켜보려고 했다. 먼저 왜 이 시간에 전화를 했는지부터 물었다. 케빈은 서두르는 말투로 황급히 뭐라고 대답했는데 밤샘 기획 회의를 하고 막 들어왔다는 얘기 같았다. 나는 질문을 이어갔다. 언제 떠나니? 얼마나 걸린대? 이 선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된 거니? 그러나 곧 내가 아무도 듣지 않는 전화에 대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케빈이 전화를 끊은 것이다. --- p.448

만성 정신질환에 관해 조사하면서 너무나도 명확히 알게 된 사실을 그때 우리는 몰랐다. 그 병과 싸울 빈약한 무기들 가운데 그나마 가장 유용한 무기가 바로 이른 개입이라는 것을. 한시라도 일찍 개입을 시작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정신질환을 치료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신속하고 가급적 정확하게 인지하여 치료할수록 그 병의 영향을 최소화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것을.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쓰는 더 큰 목적은, 우리가 너무 늦게 깨달았던 위급성을 다른 가족에게 미리 알려 그들이 그 병과 싸우는 무기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가들이 그렇지 않다는 확신을 심어줄 때까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것. 재빨리 행동하고 계속해서 행동할 것. 필요하다면 당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 p.453

우생학이 사망했다고 해서 ‘뒤틀린 과학의 기치’ 아래 미국의 정신질환자들이 당하던 시달림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한참 늦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마침내 우생학 이론의 지나치게 단순한 가정과 그 실행에 내재한 도덕적 타락이 고스란히 드러났는데도, 전쟁은 한층 더 부도덕한 유사 과학을 주류 정신의학 ‘치료’ 속으로 밀어 넣었다. 바로 뇌엽절제술이라 불리는 변태적 치료술이었다. --- p.474

사랑이 케빈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케빈은 아직 우리들 곁에 있을 겁니다. 열정과 노력이 케빈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케빈은 오늘 우리와 함께 이곳에 있을 겁니다. 재능이 특출한 사람은 노력하는 모습이 항상 잘 보이지는 않지요. 하지만 나는 케빈이 음악에, 자신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타리스트가 되는 일에 헌신했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말할 수 있습니다. 선함이 케빈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우리는 어제 케빈의 스물한 번째 생일을 함께 축하할 수 있었을 겁니다. 나는, 케빈을 잃은 끔찍한 고통을 겪는 동안 소중한 추억들에 의지했습니다. 짧고 달콤했던 시간 동안 우리에게 맡겨졌던 이 아름다운 소년을 알았고 사랑했던 것에 나는 정말 감사합니다. --- p.522

국립 정신보건원 원장을 지낸 토머스 인셀(Thomas Insel)은 정신질환 이 한 해에 납세자들에게 물리는 비용을 444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 중 3분의 2는 장애 수당과 생산성 손실이 차지하니, 3분의 1만이 의료에 지출되는 셈이다. 인셀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우리가 정신건강에 돈을 들이는 방식은 모든 방식 중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방식이다. 조기 지원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평생지원에 드는 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의료에 관해 국립 정신보건원은 평생 이어질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어린이 가운데 3분의 2가 한 번도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추정했다. --- p.555

결국, 정신질환자를 보살피는 일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깨달음에 달려 있다.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재건을 위해서도 함께할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또한 그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꼭 실패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그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즐기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자들은 우리를 치유해줄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질병인식불능증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 p.56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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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하고 용감한 책. 세상을 설득하고자 하는 맹렬한 희망으로 가득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이 바뀔 것이다.
- 「뉴욕 타임스」
짙은 호소력을 지녔다. 정신질환에 냉담하고 잔인한 사회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상기시켜주는 책.
- 「북 리스트」
개인적이고도 실제적인 고통에 관한 강렬한 에세이인 동시에 내 옆의 동료 시민이 겪는 역경에 무관심한 사회를 낱낱이 비판하는 사회과학서.
- 「워싱턴 포스트」
지금까지 읽어본 것 중 가장 흡인력 있는 가족사를 담은 책이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변화무쌍한 생물학적 운명과 싸우면서 겪은 당혹과 분노를 보편적인 주제로 승화시킨다.
- 「월스트리트 저널」
조현병으로 한 아들을 잃고, 또 한 아이마저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옆에서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아버지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퓰리처상 수상자다운 하이브리드 내러티브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 「커커스 리뷰」
아들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헌사이자 개혁을 향한 시급하고도 절박한 호소.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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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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