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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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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있다

: 그래도 다시 일어서 손잡아주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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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10g | 148*210*18mm
ISBN13 9791188366156
ISBN10 118836615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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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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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제게는 분별력이란 게 있어요. 제 자신에게 취하지 않았죠. 예를 들면 ‘내가 남자였더라도 임원을 시켰을까?’ 생각해보는 거예요. 과거에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던 것처럼, 내가 남자들보다 능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여자를 임원 시키는 게 회사 홍보 효과도 있으니 시킨 건 아닌가 하는.
--- p.31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면 굳이 미투하려고 하지 말고 기다리세요. 그렇지만 얘기하면 삶에서 무거운 짐 하나 털어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많이 격려해주세요.
--- p.56

페미니스트는 자각의 문제가 아니죠. ‘나는 페미니스트다’ 이렇게 선언을 하는 건 사실 각자가 바라는 상, 아이디얼 타입(이상형)이 되고 싶다는 의미이죠. 의식과 노력, 실천을 통해서. 완성된 페미니스트란 존재할 수 없어요. 지향을 하는 것이죠. 저 또한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또 제가 지향하는 페미니스트의 상도 계속 변하고 있죠.
--- p.74

기록이 결국 증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기록하면 공유도 할 수 있죠.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의미의 두께가 더 두터워져요. 미래에 말을 거는 일이기도 하죠.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니까. 그게 기록의 힘이에요.
--- p.91

진보가 무슨 와인인가요? ‘87년산 진보’라서 오래됐으니 더 비싸고 맛이 좋다? 과거 87년 (민주화) 운동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시각과 태도로 정치하는 것, 이게 진보인가요? 이런 건 보수죠. 다른 영역은 다 바뀌는데, 정치만 변하지 않으면 체증이 생기지 않겠어요?
--- p.114

‘만약 누군가 열세 살의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너는 이제 가족들과 떨어져서 외딴 산꼭대기의 건물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과 평생을 살아야 해. 그게 네 가족들의 생각이고 너에게 거절할 권리는 없어. 이게 다 네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야.’
--- p.147

하나님이 과연 동성애자는 사랑하지 않고, 이성애자만 사랑하시는 분일까요? 예수님이 만약 오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내 생각에는 우리(퀴어)와 함께 행진하셨을 것 같은데!
--- p.164

“경험도 참 지랄 같은 경험을 쌓고 살고 있지만 힘내시고 우리 애기들 모습 잊지 마시고요. 나도 그 모습 안 잊을라고 대중들 속으로 들어간 거예요. 내가 가며는 이한열이 어머니 왔다고 하니까요. 그거 간직하려고 30년 동안 대중 속에서 살았습니다. 여러분 너무 마음 아프지마는 간직하면서 애기 얼굴 그려가면서 사십시다잉.”
--- p.201

가진 거라고는 세상 밖에 없는 이들의 마이크가 되겠다는 첫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그 도구가 글이 될 수도, 방송이 될 수도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될 수도 있겠죠. 정치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의지는 없지만 삶은 모르는 거니까.
--- p.230

인생 같아요. 꽃은 질 걸 뻔히 알면서도 정말 열심히 피거든요. 그것도 엄청 ‘디테일하게’ 열심히 피고 져요. 우리가 다 죽을 줄 알면서도 살잖아요. 굳이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듯이. 찰나로 피고 져도, 그거 자체가 의미이고 인생이라는 진리가 담겨 있는 거죠. 그래서인지 꽃을 그리고 나서 성격이 좋아졌어요.
--- p.242

마치 내 인생의 모든 게 골프에 담긴 것처럼 살았는데, 골프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던 거죠. 돌이켜보면 슬럼프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걸 배웠고 그간 보지 못한 걸 보게 됐어요. 슬럼프나 어려움 없이 내 인생이 완벽하게 지나왔다고 한다면, 글쎄요. 명성은 더 얻었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게 부족한 사람이 됐을 거예요.
--- p.272

돌아다니고 말을 하고 음식을 먹는 내가 진짜 나인가, 아니면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내면의 단단한 암반 같은 내가 진짜 나인가 하는 의문이요. 돈 많이 벌면 멋지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은 궁핍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명상을 통해서 깨달았어요. 일을 하고 스트레스 받는 그런 기능적인 나도 진짜 나와 연결돼 있다는 자각을 한 거죠. 그 둘이 만나는 경험을 하니까 ‘이게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기능적인 내가 잠시 실패했을 뿐이니까.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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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꼭 20년 전에 여성 단체들에서 주관한 ‘우리들의 친구 99인’에 뽑혀 한강 유람선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갔었다. 사실 나는 영문을 잘 모르긴 했다. 한마디 하라길래 ‘어서 빨리 이 배에서 벗어나 저기 남자들의 세계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모두들 농담인 줄 알고 웃었다. 진담이었는데……. 말해놓고 보니 배 바깥이 남자들의 세계인 것도 틀린 얘기는 아니었고. 그날 이후로 젠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자격이 있는가를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언니들’을 위한 책에 추천 글을 쓰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때때로 내게 던졌던 자문이 유효했던 덕인가?
-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
인터뷰집을 즐겨 읽는다. 인터뷰집은 글만도 아니고 말만도 아니다. 말과 글이 서로 길항拮抗하기도 하고 포개져 껴안기도 한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을 만드는 과정 같기도 하다. 탁월한 인터뷰어 김지은이 빚어낸 물 같은 말과 글 중 몇 편을 나는 천천히 소리 내며 읽었다. 언니들의 고단하지만 단단한 삶은 노랫가락 같다. 그 노래는 이불처럼 나를 덮어주고 칡뿌리 같은 근기根氣를 주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언니들이 이렇게 많구나, 새삼 느낀다. 하지만 언니들이 바꾸고 싶은 세상은 남자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더 멀리 더 높이’ 확장하는 것이 남자들이 바꾸고 싶어 하는 세상의 방향이라면, 언니들이 꿈꾸는 것은 ‘상처 없는 세상’ 쪽이다. 이상이 아니라 내 삶과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던진다. 기자 김지은이 꿈꿔온 세상의 방향도 그렇다고 했다. 기자로서 그의 꿈은 치유와 위로의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단다. 김지은 인터뷰의 종착역도 사람과 상처다. 이 글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상처를 내놓고 위로와 치유를 주고받으며 강력하고도 부드러운 연대를 이뤄낸 말과 글 그리고 노래의 기록이다.
‘치유와 위로의 기자 김지은, 꿈을 이뤘어요. 축하해요.’
- 정혜신 (치유자, 정신과전문의, 《당신이 옳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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