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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 특별 수사반 Q의 첫 번째 이야기

특별 수사반 Q 시리즈-1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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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612g | 140*210*35mm
ISBN13 9788952219541
ISBN10 8952219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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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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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서지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였으며 인문, 소설 분야에서 활발하게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진주색 물감』 『똑똑한 심리학』 『비버 가족』 『작은 자전거 가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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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수사반 Q’라고 새겨진 놋쇠 문패가 걸린 문은 이음새가 분리된 채 기다란 지하실 복도를 따라 설치된 난방관에 기대어 있었다. 지금쯤은 사무실 모습을 갖추었어야 할 방 안에는 여전히 반쯤 페인트가 찬 양동이 열 개가 강한 냄새를 풍기며 놓여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네 개의 형광등 때문에 방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심한 두통이 밀려왔다. 다행히 벽에 칠한 페인트는 말라 있었다. 다만, 벽 색깔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루마니아의 병원 건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단하군.”
칼은 투덜대며 완성된 사무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려 애썼다.
지하실 복도에서도 끄트머리인 그의 사무실 부근에서는 사람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곳은 사람은 물론이고 햇빛과 공기조차 들지 않는 강제수용소를 연상시켰고,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다. ---p.37

그녀는 곧, 이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으며, 더욱 잔인하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녀의 운명이 너무도 무서운 것이라서 죽음이 오히려 구원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죽기 전 끝없는 고통과 잔혹함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신체적 폭행, 심리적 테러, 고문 같은 것들. 아마도 누군가가 지금 그녀를 주시하고 있을지 몰랐다. 저 유리판을 통해 적외선 카메라가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다니고 있을지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눈과, 그녀를 엿듣는 귀가 있을지도.
그녀는 단순한 유리판인지 창문인지 모르는 곳을 쳐다보며, 침착하게 보이려 애썼다.
“제발, 살려 주세요.”
그녀는 그 어둠을 향해 아주 작게 속삭였다. ---p.105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나, 아사드?”
“담배 말이에요.”
“담배가 뭐?”
“경관님은 얼마나 오랫동안 같은 담배를 피우셨어요?”
칼은 코를 긁적였다. 럭키스트라이크를 피운 지 얼마나 됐지?
“사람들은 자기가 피우던 담배 종류는 잘 안 바꾸잖아요, 그렇죠? 아까 보니 울라 옌센은 빨간색 프린스 열 갑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더라고요. 완전히 새것이었죠. 게다가 손가락도 노랬어요. 그런데 그의 아들은 안 그랬다고요.”
“자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녀는 필터가 달린 프린스 담배를 피우고, 아들은 담배를 안 피워요. 그건 확실해요.”
“그래, 그래서?”
“그런데 왜 재떨이에는 필터 없는 담배꽁초들이 들어 있었을까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칼은 비상등을 켜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p.45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2002년 3월 쌀쌀한 초봄의 어느 날, 젊고 진보적인 유력한 여성 정치인 메레테 륑고르는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실종된다. 흥분한 미디어는 앞다퉈 가며 정치적 살인과 자살에 가능성을 두고 근거 없는 추측만 늘어놓는다. 경찰은 즉각 광범위한 수사를 펼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레테 륑고르는 지구 표면에서 감쪽같이 종적을 감춰 버렸고, 수사는 그대로 종결되고 만다. 그로부터 5년 뒤, 수많은 강력범죄를 수사해 온 칼 뫼르크가 이 사건을 맡으면서 수사는 결정적인 진척을 거둔다. 칼 뫼르크와 조수인 아사드는 이전의 수사에 커다란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메레테 륑고르의 행방을 뒤쫓는 일에 박차를 가한다. 메레테 륑고르는 살해되지도 자살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철저한 암흑 속에 갇혀 있을 뿐이다. 과연 누가 그녀를 가두었으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여자가 이토록 끔찍한 고문을 견뎌 내는 건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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