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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

: 2012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양장 ] 오늘의 작가상-36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51건 | 판매지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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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72g | 135*205*20mm
ISBN13 9788937486081
ISBN10 89374860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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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복서와 삼류 작가가 빚어내는 추락과 회복의 이야기
위태롭지만 유머러스하고 시적인 놀라운 장편 소설!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신선함을 물론이고 독창성, 매력, 그리고 탄탄한 필력과 서사에 대한 집중력이 괄목할 만한 작품이다. 한때는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스티커를 파는 전직 복서인 '공평수',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로 등단하였으나 야설을 쓰는 삼류 작가인 '남루한', 이 두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추며 '추락과 회복'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인물들의 삶은 위태롭고 흔들거리고 아슬아슬하기까지 하지만, 작가의 필담은 이를 유머러스하고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자세로 고통, 위기와 정면 대결하는 작가의 의지가 느껴진다.

이 소설의 전체적인 줄기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없던 신인 무명작가 ‘남루한’이 전직 세계 챔피언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해 주면서 진정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두명 모두 비참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작가는 이를 서글프고 고통스럽게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 남아 있는 진정성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웃음으로 승화한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초능력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았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만큼은 우리의 삶이 어느새 비극에서 희극으로 그 색깔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 『능력자』동영상 보러 가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광자(狂者)

전초전(前哨戰)
라운드 1
라운드 2
라운드 3
라운드 4
라운드 5
라운드 6


2부 능력자(能力者)

라운드 7
라운드 8
라운드 9
라운드 10
라운드 11
라운드 12
재기전(再起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물론, 처음부터 야설 작가가 되려 했던 건 아니다.
나는 신인상을 받자마자, 문학적 포부와 열정에 부풀어 두 달 만에 소설집 한 권을 다 썼다. 당연히 그것은 야설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순수’문학이었다. 야설을 이야기하고 난 뒤라 그런지 ‘순수문학’이란 단어만으로도 순수해 보인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닳고 닳은 작품에 비하면, ‘청순문학’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 처녀작은 처녀처럼 정숙했다. 어째서 정숙한 처녀를 잉태했던 내가 지금 이렇게 됐느냐면, 청순하게 살아서는 입에 풀칠도 못한다는 거대한 문학 세계의 현실적 장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pp.13-14

약속을 해 놓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삼촌이라 불리는 작자와 정체가 불분명한 헤드를 믿고서 과연 자서전을 써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공평수와 나는 정확한 액수조차 정하지 않았다. 그저 “그 정도는 풀코스로 준비해 놨지”라는 말만 듣고 이곳에 왔을 뿐이다. 그 말은 “1500만 원이 있다”거나, “1500만 원을 줄 수 있다”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내가 품은 의심은 다음과 같다.
1) ‘파동 에너지 스티커’를 1500만 원어치 줄지도 모른다.
2) ‘천오백만’이라는 놈, 즉 ‘천’과 ‘오’를 성으로 함께 쓰는 ‘백만’이를 잡아다 줄지도 모른다.
3) 그가 “당연히 풀코스로 준비해 놨다”는 것이 어쩌면 룸살롱일지도 모른다.
---p.76-77쪽
그러니까, 우리는 평가에 목을 매고 평가에 울고 웃는 이상, 줄기차게 평가만 쫓아가게 돼. 그건 너무나 아슬아슬한 인생이라고. 나를 봐. 챔피언이지만, 한 번 진 걸로 영원한 패배자야. 게다가, 링 안에선 이겨 봤다고 쳐. 링 밖에선? 나는 완벽한 패배자야. 그건 모두 사람들이 오로지 승부에 집착하고, 결과만 기억하고, 땀 흘리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야. 나는 그저 매일 땀 흘리며 훈련하고, 내가 뭔가를 위해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다고. 그뿐이야.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은 나를 실패자로 기억해. 아니, 기억조차 못해. 시간 탓이라고? 천만에, 그것보다 우리가 결과 위주, 성과 위주, 경력 위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그 때문에 우리 모두 각자의 능력을 기르고 있지. 물론 평범한 능력으론 살아남지 못해. 그건 동화일 뿐이야. 현실에선 피땀 흘려 챔피언이 된 나조차, 무능력하기 그지없잖아. 결국, 능력의 세계는 끝이 없는 거야. 끝없는 자기 학대, 그래서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인지 노예인지 알 수조차 없는 상태, 그걸 노력이라 포장하고, 극기라 부르지. 교묘한 말 바꾸기야. 그건 자신을 이기는 게 아니라, 자기 탐욕의 노예가 되는 거라고. 물론, 나도 그랬어. 하지만, 그래서 얻은 건 세월의 바람에 다 흩날리고 말았어. 이젠 안 그럴 거야.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거라고.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할 거야. 하지만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건 초능력이라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초능력이란 말이야. 초능력! ---pp.188-189

“어차피 언젠가는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야. 어떻게 지느냐? 그래, 중요해. 사람들은 어쩌면 그걸 내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모습이 근사하지 않더라도, 초라하더라도, 보잘것없더라도, 상관없어. 헐렁한 트렁크스, 조명, 땀 냄새, 훈련, 실패로 터득한 내 스텝, 그걸 기다리는 링. 그것만으로 충분해. 이 위에 있을 때, 나는 필요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거든.”
그의 말이 내 안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링에 다시 서고 싶었던 것처럼 나도 쓰고 싶어졌다. 그가 근사함이나 초라함에 상관없이 서고 싶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쓰고 싶어졌다. 그걸로 충분했다. 부끄러운 고백에 언젠가 나 자신이 패배할지라도, 쓴다는 사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p.217

공평수가 그랬듯 승부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세상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승리는 진 시합이다. 세상이 패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목표한 수준에 도달한 경기는 이긴 경기고, 이긴 삶이다. 공평수의 마지막 경기는 결국 세상엔 패배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그 경기는 내게 있어 가장 값진 패배이자, 결코 잊을 수 없는 승리다. 나 역시 세상의 판정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나의 삶을 기록하고, 보존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설정한 목표에, 그것이 비록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 더 다가섰느냐는 것이다.

달렸다. 땀이 났다. 눈물이 났다. 물을, 마셨다. 다시 노트북을 열어 퇴고를 시작했다.
너절해져도 찢어지진 않는다. 그가, 미치광이이자, 매미 애호가이자, 영원한 나의 챔피언이 그랬던 것처럼.
---p.22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인 나 ‘남루한’은 이름 그대로 남루한 신인 작가다.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로부터 신인상을 받고, 감격과 희열에 휩싸여 두 달 만에 소설집을 완성했지만, 계약 문제로 책은 2년 뒤에 출간하기로 되어 있다. 문제는 소설을 쓰는 동안 전력을 다해 원고에만 집중한 탓에, 현재 통장 잔액이 3320원이 전부라는 것.

이렇게 문학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남루한 나의 상황을 반기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이름으로 기쁠 ‘희’ 자에 클 ‘태’ 자를 쓰는 희태 형이다. 희태 형은 원래 영화감독이 되고자 하였으나, 인생이 꼬이고 상황이 막혀서 에로영화를 찍다가, 지금은 아예 성인 사이트를 개설한 사람이다. 그는 그 길이야말로 자신의 이름대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길이라며, 나에게 동참할 것을 요구했고, 내 이름 역시 봉우리 ‘루’ 자에 큰 모양 ‘한’, 즉 남아의 ‘큰 봉우리’를 세우는 것이며, 그것은 다름 아닌 현대 성인 남성들의 그것을 다시 ‘큰 봉우리’로 만드는 것이라며, 내게 야설 작가의 길을 걷도록 종용한다. 나는 당연히, 이 땅의 민주화와 순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문예지 출신의 작가가 그런 길을 갈 수 없다고 속으로 크게 외쳤지만, 우선은 생활이 궁해 야설을 쓰기로 한다.

이를 한심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바로 대학 때부터 줄곧 연인으로 지내 왔고, 현재는 회계사로 일하며, 서울 주요 대학 국문과 정교수이자 문학계의 거목인 이건수 교수를 아버지로 두고 있는 나의 여자 친구 ‘연지’다. 이를 지켜보던 이건수 교수는 나의 지지부진한 현재에 변화를 주거나, 아니면 방점이라도 찍어야겠다 싶어, 결혼할 생각이 있으면 최소한의 자금 2000만 원을 마련해 오라고 한다. 자신의 딸을 데려갈 남자의 의지와 딸을 책임질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알다시피 통장에 3320원밖에 없고, 청탁은 하나 없고, 계약한 소설집은 2년 뒤에나 나오고, 현재는 야설이나 쓰고 있는, 이름은 있어도 이름이 없는 말 그대로 남루한 무명작가이므로, 내게 2000만 원이란 돈은 가당치도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아버지 이야기를 해야겠다. 나의 아버지 ‘남강호’는 전국이 알아주는 주먹으로서, 그에게 맞은 사람보다는 맞지 않은 사람들이 진귀할 지경이다. 그런 그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약쟁이, 사기꾼, 소매치기, 협잡꾼은 물론, 힘 좀 쓴다는 온갖 시정잡배와 건달, 운동선수들이 넘쳐 났으니, ‘공평수’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공평수’는 나 외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서, 매미로부터 신성한 능력을 전해 받아 초능력자가 되었다고 횡설수설하는 미치광이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알고 보니 그는 WBA 복싱 전 세계 챔피언으로서, 최단신 세계 챔피언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바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아버지 말에 의하면 그는 선수 시절, 머리를 많이 맞아 지금은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매미의 기운을 받아 자신이 개발했다는 정체불명의 ‘파동 에너지 스티커’ 판매다. 그런 그가 나를 보자마자 우격다짐으로 시킨 일이 있으니, 바로 자신의 자서전을 쓰라는 것. 물론 나는 그 제안을 줄기차게 외면했지만, 연지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2000만 원이 필요하므로, 결국 자서전을 쓰기로 한다.

이렇게 정신병자이자, 전 세계 챔피언이자, 매미 애호가인 공평수와 한 배를 타기로 했는데…… 그가 이상하다. 공평수는 나를 이용해 또 다른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나는 그의 계획에 휘말리며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리어 가고, 나의 계획은 점차 어그러지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쉴 새 없는 이야기!
지칠 줄 모르는 농담!
그리고 끝내 자리하는 묵직함!

한국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는 “파동 에너지”의 탄생
삶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서려는 열정, 그리고 진정성과 패기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유머니즘(humornism)으로
당신의 웃음보에 어퍼컷을 날리다!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놀라운 이야기꾼이 탄생했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 작가의 장편소설 『능력자』는 신선함, 새로움, 독창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채 끊임없이 웃음 폭탄을 터트린다. 『능력자』는 한때는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정체불명의 스티커를 파는 전직 복서와,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로 데뷔했으나 지금은 야설을 쓰며 연명하는 삼류 작가, 이 몰락한 두 인생이 빚어내는 추락과 회복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화면처럼 흔들거리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거친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아주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매우 시적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천착은 고통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작가의 땀과 굳은 결기를 느끼게 하며, 단숨에 읽히는 필력과 장편 서사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인다.

살냄새와 땀냄새가 진동하는 생생한 캐릭터들과 감칠맛 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능숙하게 이끌어 나가는 이 작품은 웃음과 감동을 넘나들며, 독자들로 하여금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최민석의 소설은 울다가 웃게 만드는 ‘항문발모형 문학’에서 한층 더 깊고 따스한 휴머니즘이 넘치는 ‘유머니즘(humornism) 문학’으로 진화했다. 이처럼 그는 한껏 긴장된 삶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유머의 힘, 새로운 웃음의 미학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당신은 오늘,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그의 웃음 펀치에 KO 될 것이다.

능력 권하는 사회의 무능력자들을 위한 엘레지

“내가 지향하는 문학은 바로 ‘항문발모형(肛門發毛形, 울다가 웃다가 ***에 털이 나는)’ 문학이다.” 2010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은 최민석은 이렇게 선언하며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는 등단작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를 통해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끝까지 읽게 만드는 필력이 예사롭지 않”으며, “화자의 시선이나 화법 등에서 이미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부산말로는 할 수 없었던 이방인 부르스의 말로」, 「쿨한 여자」, 「누구신지……」 등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 온 그는 마침내, 2012년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는 데 성공했다.

『능력자』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없던 신인 무명작가 ‘남루한’이 전직 세계 챔피언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해 주면서 진정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출판사”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작가 남루한은 ‘순수문학’을 넘어 ‘청순문학’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청순한 작품을 써 왔으나, “청순하게 살아서는 입에 풀칠도 못한다는 거대한 문학 세계의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야설 작가로 전락하고 만다. ‘한때는 온 땅을 뒤흔들었으나 지금은 멸종해 버린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이제는 누구 하나 관심 갖지 않는 권투를 소재로 삼은 이 소설에서 전직 권투 선수 공평수의 삶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소설은 공평수의 삶을 마냥 우울하게만 그리지 않으며, 그에게 남아 있는 진정성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다. 공평수는 말한다. “비운의 선수, 게으른 천재, 시대가 몰라본 선수. 이런 말 들으면서 자위할지도 모르지. 그건 정말 허망한 자위일 뿐이야. 평생 그렇게 변명할 텐가. 나는 지금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스스로 “너절한 자아”라 할 만큼 추락해 있는 남루한은, 공평수가 복귀전을 치르면서 보여 주는 진정성으로 인해 “너절해져도 찢어지진 않는” 삶의 경지를 깨달으며 자신의 삶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능력자』는 초능력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사회는 결과 위주, 성과 위주, 경력 위주의 가치관을 갖고 오로지 승부에만 집착하며 결과만 기억한다. 땀 흘리는 과정 따윈 어느 누구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평범한 능력으론 살아남지 못한다. 사회는 능력자를 넘어선 ‘초능력자’를 원한다. “학생들은 더 나은 대학을 위해, 청년들은 더 나은 직장을 위해, 직장인은 더 높은 자리를 위해, 주부들은 더 넓은 집을 위해, 청춘들은 더 나은 배우자를 위해, 더욱 혹사하라고, 더욱 희생하라고” 몰아친다. 이렇게 끊임없이 경쟁하는 사이,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일상, 우리의 진정한 삶을 잃고, 그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를 구성하는 볼트와 너트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저의 오늘은 모두 어제의 희생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저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라고 자기최면을 걸며 더더욱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그러나 공평수는 “평범함 능력만으로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고, 보잘것없는 시간들이 값지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난 끝까지 버텼어. 난 포기하지 않았어. 알지? 꼭 그렇게 써야 해.” 공평수가 남기는 마지막 말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승리임을, 승부를 떠나, 달리고, 땀이 나고, 눈물이 나는 그 과정, 비록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삶이라도, 살아 있음 그 자체를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승리라는 진리를 가슴 깊이 전해 준다.

삶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유머의 힘, 새로운 웃음의 미학으로 우리를 사로잡다

최민석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리듬’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은 이렇게 평했다. “간혹 어떤 소설을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치곤, 바로 이거야! 유후! 소리를 지를 때가 있다. 최민석의 소설이 그렇다. 그는 사고를 단순화하고 리드미컬하게 문장화하는 나름의 방식을 터득한 듯 보인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가 리드미컬해질 때 아름다움이 느껴지듯이 최민석은 문장의 강약을 유연하게 조절한다. 말하자면, 읽는 맛이 있다.” 최민석의 소설은 웃기다. 그리고 진지하다. 얼핏 병존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 두 가지가 한 작품 안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다시 한번 강유정의 말을 빌리자면, “B급 정서로 무장한 최민석의 문체는 이종 결합성 이상의 혼종성과 파괴력을 보여 준다. 물론 이렇게 보고, 판단하고, 써 온 작가는 비단 최민석이 처음은 아니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문제를 이처럼 사소하게 다루면서도 진지하게 조형해 낸 작가는 처음이다.” 이처럼 그는 첨예한 사회 문제를, 지나친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유머를 곁들어 흥미롭게 다룬다. 그래서 웃기지만, 진지하다.

최민석의 유머는 용감하다. 그에게서 작가로서의 권위 의식이나 허세 따위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가 스스로 ‘B급 소설’, ‘막장 소설’이라 일컫는 그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갈 데까지 간다.’ 흡사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와 같다. 유치하다고 조롱당할까 두려워 우리가 한번쯤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만둘 법한 것을 그는 과감하게 지른다. 거기서 우리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는 이 소설을 ‘자전적 소설’이라 고백한다. “1그램도 빠짐없이 영혼 전체가 진창에 빠져 허덕이는 것”처럼 몹시 추락해서 파닥거리던 시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글을 쓰는 것밖에 없던 바로 그때,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쓴 소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그 상황은 비극이었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쓰고 나니, 그것은 어느새 희극이 되었다고 한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을 빌려 그는,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만약 당신이 지금 비극을 겪고 있다면, 그 비극이 진심으로 희극이 되길 바란다. 나는 생이란 그래야 한다고 애타게 믿고 있다.”라는 바람을 전한다. 비록, 그 시작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그 끝은 결국 우리를 위로하는 『능력자』를 읽는 동안 우리의 삶은 어느새 비극에서 희극으로 그 색깔을 달리하게 된다.

밴드 ‘시와 바람’의 보컬이자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를 출간하는 등 에세이스트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팔방미인 최민석. ‘오늘의 작가’라는 말로는 부족한 그의 ‘내일’이 더욱 주목된다.


심사평에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실패한 인생에서 다시 일어서기를 강요하는 작품은 많다. 하지만 이토록 다시 일어섰을 때의 “파동 에너지”를 체험케 하는 작품은 드물다. 장편소설 열 편을 이 한 편에 쏟아부은 듯한 열정과, 문학에 대해 접근하는 작가의 진정성과 패기가 이 소설을 지탱하는 힘이다.---김미현(문학평론가·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화면처럼 흔들거리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들은 거친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고집 센 이야기꾼의 풍모는 그래서, 그래서? 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힘이 있다. 삶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서려는 열정, 삶에 대한 치열한 천착으로 고통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땀과 결기가 느껴진다. 열정과 전투력을 지닌 작품이다.---정미경(소설가)

허위와 위선적 사고로 가득한 이 세상의 그늘에 내려앉은 환한 햇빛 같은 작품이다. 단숨에 읽히는 필력과 장편 서사에 대한 집중력은 이 작가가 이미 소설을 창작하는 데 있어 뛰어난 수준에 올라 있음을 의심치 않게 만들었다.---백가흠(소설가)

B급 감성으로 충만한 이 소설에는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진정성을 향한 열망이 도사리고 있다. 이 점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국문과 교수)

소설이란 결국 누군가의 삶을 보고 들음으로써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 아닐까? 그런 점에서 『능력자』는 소설의 기능을 재확인시켜 준다. 이 작품에서 그 절실함과 진심을 목격할 수 있었다.---강유정(문학평론가)

회원리뷰 (51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2020-45]자네에겐 탐욕이 있는가?(능력자_최민석/민음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잔* | 2020.09.0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1)책의 시작은 이렇게...'우선 내가 주인공임을 밝혀둔다.'이 문장이 첫 문장이었다. 자신을 필두로 내세우는 저 당당함에 나는 살짝 당황했다.그러나 그 당황함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바로 다음 문장이 나왔다.'그러나 어디가 주인공이라고 말하기엔 뭣한 주인공이다. 그건 주인공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자신없이 뒤로 내빼는 모습에서 책 제목의 '능력자'가 당신은 아니구나 라는;
리뷰제목

(1)책의 시작은 이렇게...

'우선 내가 주인공임을 밝혀둔다.'

이 문장이 첫 문장이었다. 자신을 필두로 내세우는 저 당당함에 나는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그 당황함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바로 다음 문장이 나왔다.

'그러나 어디가 주인공이라고 말하기엔 뭣한 주인공이다. 그건 주인공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자신없이 뒤로 내빼는 모습에서 책 제목의 '능력자'가 당신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 착각이 들정도. 1인칭 시점인 이 책은 독자가 그 이야기에 더욱 설득당하며 집중하게 한다. 작가의 말투도 진지하다기 보다 친근한 쪽에 더 가깝다.

'아 그게 왜그러냐면!'

'그래서 그게 이렇게 된건데!' 이런 느낌?


(2)내용을 말하자면..

주인공 남루한은 작가다. 유명출판사에서 신인상으로 문학계에 등단했다.

곧(그게 2년 후) 소설책 한 권일 출간 예정이다.

한 카리스마를 갖추고 태어나서 조직에 몸을 담다가 빠져나온 아버지 덕에 한 사내를 알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데! 뭐지?

다짜고짜 반가운듯 "조카!"라고 부르는 이 사람!

아버지를 따라 나왔는데 그가 하는 말! 뭐지?

나보고 자신의 자서전을 써달란다.

미래의 촉망을 받는 신인작가이나 책은 2년 후에 나오고, 통장잔고는 3320원 뿐이다.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허락을 받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그는 공평수의 자서전을 쓰기로 한다. 하지만 자서전을 향한 여정이 순탄치는 않다.


(3) 책인상은?

책의 문장은 짧다 길다 아주 리듬감 있게 잘 읽힌다. 문장이 절도 있어 숨고르며 읽기도 쉽다. 대구적인 표현들을 하염없이 늘여놓는 것도 인상적이다. 꼭 판소리에서 숨쉬지 않고 상황을 나열할 때 같고, 마술사가 입속에서 끝도 없이 뽑아내는 알록달록 손수건을 보는 것 같다. 


방송에서 미치광이 행세를 한 탓인지 공평수의 제기전이 열리는 강남의 한 특급 호텔 특성 링에는 방송 3사와 복서들, 정재계 유력 인사들, 어린 시절복싱의 향수에 젖어 있던 중년 팬들, ...  , 고추잠자리파 회원들, 나아가 물개 신, 해구신 웅담 녹용 자라 사슴 피 신도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일은, 물론 일어나지 않았다. p.124


상황과 감정을 극단적인 과장과 해학으로 표현해서 문장문장이 참 재밌다.  


나는 지금 말장난할 기분이 전혀 아니다. 작금의 나는 몹시 추락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면, 내 존엄성이 땅에 떨어진 걸로도 모자라, 지각 아래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 아래로 실추해, 상부 맨틀을 지나, 전이층 아래로 내려가, 하부 맨틀을 거쳐 다시 전 이층과 구텐베르크....p.10


즉, 문장문장에서 작가의 개성이 강력하다! 만나면 정말 재밌는 분이겠다 감이 온다.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간절함(?)에 폭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소설이 내 정신적 자위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점에서 그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쓴 소설이 출판되어 당신의 시간과 금전을 쓰게 했다는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더한 사과라도 드릴 테니, 악평은 부디 블로그에 비공개로 쓰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제 사진을 과녁 삼아 다트를 던지셔도 좋습니다. 그러한 용도로 책 날개에 제 사진이 친절하게도 인쇄돼 있습니다.)

p.222



(4) 책제목의 능력자 찾았나?

책 중반까지 읽었지만, 책 제목의 '능력자'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없어보였다.

분명 과거에 챔피언이었다던 '공평수'! 

그를 어떻게든 능력자라고 명하고 싶지만, 과거의 명성은 어디에 두고 황당하고, 뻔뻔한데다 수치심도 없는지 초반엔 번지수를 잘못 찾은 듯 답답했다.

결국 진정한 능력자는 찾았다.

  

(5)마무리

공평수와 남루한(나) 두 인물은 대구적이면서 동시에 승계를 주고 받는 의미를 보인다.   

무언가를 이뤄낸 후 이후의 것들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모습이 닮아 대구적이면서도, 공평수의 삶에서 무언가를 알아낸 남루한이 그처럼 살기로 하면서 승계적인 의미를 보인다. (남루한의 아버지의 삶을 따르지 않는다.)


 공평수의 삶에서 우리는 그토록 바라는 성취지향적이고, 드라마틱한 반전의 결과를 찾을 수는 없다. 탐욕을 외치는 이 시대에서 그 탐욕은 오히려 우리를 속이고 끝없이 허황의 노예로 전락케 할 뿐이다. 결국 세상을 향한 그 탐욕은 끝이 없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공평수가 그랬듯 승부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

중요한 것은 내가 설정한 목표에, 그것이 비록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 더 다가섰느냐는 것이다. p.220

...



(6)잡담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신인은 당선출판사의 문예지에 기고 후에나 책을 낼 수 있다. 나의 책은 2년 후에 나온다. 출판사의 갑질과 그 관행을 이어가는 그들이 사는 세계 정말일까? 아닐까? 정말이라면 출판사에서 이 책을 출간하도록 두었을까?


사는 사람은 살아야겠고, 죽는 사람은 돌아보지 않는다. 

계산된 치밀하고 은밀한 거래 앞에서 인간의 인간됨이란 없는 것 같다.

아버지는 분명 공평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기 살기 위해 그를 이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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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 최민석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생**귤 | 2016.05.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913년 세기의 여름』을 읽다가 내용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포기해 버리고..가벼운 마음으로 고른 책.. 최민석님의 『능력자』..사실은 빨간 표지가 눈에 띈데다가 "2012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란 문구.. 그리고 그다지 부담없는 두께감에 선뜻 집어들었다. 작가의 자전적 내용을 B급 소설로 담아낸 이책은 문예지로 등단을 하였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야설을 쓰는;
리뷰제목

『1913년 세기의 여름』을 읽다가 내용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포기해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고른 책.. 최민석님의 『능력자』..

사실은 빨간 표지가 눈에 띈데다가 "2012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란 문구.. 그리고 그다지 부담없는 두께감에 선뜻 집어들었다.

 

작가의 자전적 내용을 B급 소설로 담아낸 이책은 문예지로 등단을 하였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야설을 쓰는 신인작가, '남루한'과 지금은 스스로 매미의 능력을 계승한 초능력자라고 말하는 전 복싱 세계챔피언 '공평수' 의 이야기 이다. 역시  그 놈의 "돈" 때문에 남루한은 공평수의 자서전을 쓰게 되는데, 공평수 인생의 추락과 회복의 과정을 함께 하면서 작가로서의 자신의 삶, 주체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과정이 참으로 유머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요즘 자주 보이는 인터넷 소설, 또는 무협 소설 처럼 인물들에 대한 다소 과장된 표현 - 특히나 몇 페이지에 걸쳐 남루한의 아버지를 묘사하는 부분- 은 머랄까.. 판소리의 빠른 장단을 보는 듯이 재미있고, 박진감(?) 있어서 참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 공평수가 왜 초능력자가 되었는지 밝혀지는데.. 워낙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다뤄진 소재라 다소 식상한 감이 있긴 했지만, 초능력자가 아니면 살기 힘든 요즘 세상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 비판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었고, 정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내용 자체는 무난하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콕! 심장을 찌르는 말이 있었으니...

뒤 늦게 소설가로 뛰어들어, 현재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축 늘어져 살기 위해 파닥파닥 거리고 있는 자신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앞으로 쓰게 될 소설, 에세이들을 많이 사달라고 직접적으로 조르는 부분이였다. 

나는 거의 모든 책을 빌려 읽다가.. 정말 소장하고픈 책이 생기면 한,두권 사는 지라.. 아무래도.. 신인 작가들의 소설은 잘 안 사게 된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최민석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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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라* | 2015.05.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은 내용이나 줄거리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작가의 표현력, 비유법, 과장법. 결말도 반전이있어서 놀라웠긴 했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직접 말하는 듯한 말투와 한 문장이 긴 것은 거의 한페이지를 다 차지할 정도로 긴데 그 긴 글을 읽으면서 3번은 빵 터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이 약간 천명관 작가와 비슷하다고 느낀 것은 나 뿐일까. '능력자' 책의 독;
리뷰제목

이 책은 내용이나 줄거리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작가의 표현력, 비유법, 과장법.

결말도 반전이있어서 놀라웠긴 했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직접 말하는 듯한 말투와 한 문장이 긴 것은 거의 한페이지를 다 차지할 정도로 긴데 그 긴 글을 읽으면서 3번은 빵 터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이 약간 천명관 작가와 비슷하다고 느낀 것은 나 뿐일까. '능력자' 책의 독자에게 말하는 듯한 문체가 천명관 작가의 '고래' 책과  조금 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두 분 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으니까. 천명관 작가님이 조금 더 진지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복선도 엄청나서 내용의 구상은 천명관님이 조금 더 높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그와 반면 최민석 작가님은 천명관 작가님보다 더 재미있다는점!? 나는 그렇게 느꼈다.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웃겼던 부분은 아버지의 사업 이야기. 특히 뽁뽁이 사업 이야기. 아직까지는 이렇게 자유분방한 책을 본 적이 없어서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진지방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안 좋아할 수도 있을텐데, 나는 이렇게 신선하고 참신한 표현력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 킹스맨처럼 말이다.

 

    실제로 뽁뽁이 사업의 실패로 어린 시절 집 바닥이 재고로 가득 찼을 때, 울분에 못 이겨 누운 채로 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몸을 튕기자 경쾌한 '뽁/ 뽁/ 뽁/ 뽁' 소리가 집 안에 가득하여, 이리 돌아도 뽁 ♪ 저리 돌아도 뽁 ♬ 음악처럼 이리 뽁 ♩ 저리 뽁 ♪ 했으니, 그의 말대로 적어도 집 안에만은 '뽁뽁이의 세상'이요, '뽁뽁이의 시대'가 도래했음이 틀림없었다.

                                                                     ┘

 

ㅋㅋㅋㅋㅋㅋ음악기호 진짜 귀엽다. 어떻게 팔분음표 사분음표 넣을 생각을 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뽁뽁 소리난다는 것을 어떻게 저렇게 웃기게 표현 할 수 있을까 ㅋㅋㅋㅋ 이 작가님 진짜 대단한 것 같다.

 

또 하나 기억남는 문장이 있는데

 

   방송에서 미치광이 행세를 한 탓인지, 공평수의 재기전이 열리는 강남의 한 특급 호텔 특설 링에는 방송 3사와 스포츠 케이블 10개사, 스포츠 신문 5개사, 전·현직 유명 복서들, 정·재계 유력인사들, 어린 시절 복싱의 향수에 젖어 있던 중년 팬들, 아울러 잠재적 시합 상대인 현 한국 및 동양 챔피언, 동시에 스승의 재기에 감동하여 지난 과오를 용서해달라며 몰려든 '공평수 권투 교실' 제자들, 나아가 90년대 영동을 정복했던 스텝의 제왕의 재기에 감개무량해 몰려온 강남 무도파 후배들, 더 나아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세 비행기를 대절해 온 전미 복싱 협회원들, 또한 진심인지 알 수 없으나 전국 도처에서 갑자기 출현한 매미 추종자들, 아울러 매미 신의 능력을 견제하겠다며 나타난 메뚜기파 회원들, 고추잠자리파 회원들, 나아가 물개 신, 해구신· 웅담 · 녹용 · 자라 · 사슴 피 신도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일은, 물론 일어나지 않았다

                                                                                                                                         ┘

놀랍지만, 이 긴 글이 한 문장이다.

읽으면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과장법도 으리으리 하며 마지막 반전을 보라.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이 책의 줄거리는 주인공 '남루한'의 이야기와 약간 나사풀린 삼촌 '공평수'의 이야기다. 나사풀린 '공평수'는 매미 추종자이며 전직 복서였다. 그들의 이야기이다. 다 이야기 하면 재미없으니까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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