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2년 10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72쪽 | 744g | 245*310*15mm |
ISBN13 | 9788958286462 |
ISBN10 | 8958286466 |
KC인증 | ![]() 인증번호 : - |
출간일 | 2012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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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2쪽 | 744g | 245*310*15mm |
ISBN13 | 9788958286462 |
ISBN10 | 8958286466 |
KC인증 | ![]() 인증번호 : - |
2012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그림책부문 아너 선정, 어린이 인권에 대한 그림책 폴란드 작가가 그려낸 폴란드 교육자 야누시 코르착, 그리고 그의 아름답고 민주적인 학교 이야기『블룸카의 일기』 이 그림책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폴란드 작가이면서 한국에서 첫 출간을 시작하여,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 황금사과상, 볼로냐 라가치 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올해, 2012년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그림책부문 아너에 『블룸카의 일기』가 선정되었습니다. 이 그림책 『블룸카의 일기』는 그녀의 자국 폴란드와, 폴란드가 낳은 교육자 코르착, 그리고 그가 일생에 걸쳐 실천한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바르샤바 크로흐말나 거리 92번지에는 200여 명의 아이들이 몸담고 있는 ‘고아의 집’이 있었고, 야누시 코르착은 이곳의 선생으로, 이 아이들의 아버지로, 최선을 다하여 아이들을 돌보았습니다. 어린이도 어른과 똑같은 권리가 있음을 알고 그 권리를 존중했던 교육자로서, 코르착은 이 ‘고아의 집’을 아름답고 민주적인 학교로 꾸렸고 1942년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을 마감했습니다. 『블룸카의 일기』는 한 아이가 쓴 일기의 형식을 빌어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블룸카의 일기속엔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즈음의 고아원의 일상이 담겨있다. 생김새도, 성격도, 자라온 환경도 다른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고아원은 아무리 시설과 여건이 좋다하더라도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진 못하는 장소이다. 하물며 전쟁 즈음의 고아원이라하면 더 열악한 환경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항상 배고파 할테고 사랑에 굶주렸을 것이다.
하지만 폴란드의 교육자인 야누시 코르착이 선생으로 있는 '고아의 집'은 사정이 달랐다. 훌륭한 교육자였던 코르착 선생님은 아이를 어른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해줬고,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이 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매를 드는 대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랑을 주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일기형식의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블룸카의 일기엔 총 열두명의 아이가 소개된다. 항상 배가 고픈 지그문트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빵을 사는 대신 살아있는 물고기를 사서 강에 놓아주는 착한 아이 이다. 이런 행동에 선생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레기나는 이야기꾼이고, 아브라멕은 서랍을 잘 만든다. 소매치기였던 쉬맥은 양파껍질 벗기기 대회에서 일등을 했고, 인기투표에서 일등을 한 스타시엑은 경비행기에 타는 행운을 얻는다. 리프카는 운동신경이 좋고, 아론은 재단사가 꿈이다. 귀에 완두콩을 넣은 폴라의 이야기는 귀여움을 자아내고, 다섯살인 코칙이 석탄을 나르는 모습은 참으로 기특하다.
고아원생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고아의 집'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의 교육 철학도 엿볼수가 있다. 한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라 아무도 다가가지 않았고, 일 하기도 싫어했지만 코르착 선생님은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 오랜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그 이후론 좋은 쪽으로 변했다고 한다. 하이멕이 나쁜 짓을 했을 때도 선생님은 매를 드는 대신 어린이 법정에 세웠다. 그리고 아이들의 용서를 받고 우는 하이멕을 꼭 안아주었다고 한다. '하이멕이 나쁜 아이는 아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힘들게 산 것이다.'라는 글에서 이 고아원이 중요시 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코르착 선생님은 아이를 존중해 주었다. 그가 남긴 말과 행동은 진정한 교육자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생님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준다. 아이를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섣불리 재단하고 있진 않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단 한번뿐인 소중한 어린시절을 어른의 욕심대로 살게 하고,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있진 않는지 말이다.
반세기도 훨씬 전에 살았던 한 훌륭한 교육자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가 감명깊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 이런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반증 같기도 하다. 아직도 어린이 인권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니 말이다. 벌 보단 상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아이와 어른은 똑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스승을 우리는 과연 많이 가졌는가.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지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 사람. 아이들에겐 항상 진실을 말해야 하며, '어리다'는 건 절대로 '바보'나 '더 못하다'는 걸 뜻하는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스승이었다.
가장 인상깊은 건 자라는 일은 힘든 일이니 충분히 쉬라고 하는 것이었다. 뼈가 자라는 만큼 마음도 따라 자라야 한다는 그 말이 정말 좋았다. 젖니가 빠질 때마다 50그루쉬를 주는 것도 성장을 축하해주는 의미였을 것이다. 원하는 만큼 먹게 하고,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건 심장이 뛰는 것과 같다며 내버려두는 코르착 선생님의 가르침은 감동적 이었다. 아이를 어른과 같은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봤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학생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하게 하고, 똑같이 어린이 법정에 서게 하는 걸 보면서 말 뿐인 가르침이 아닌걸 알게 됐다. 이런 교육자가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 사라져버린 점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교육 이념에 반하지 않았던 훌륭한 선생님 이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블룸카의 일기를 읽었다. 그림책이지만, 이 책은 그림도 읽어야한다. 작가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이기에.
우리 아이들은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철학적이거나 사색적인 이야기, 여성적인 이야기,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썼던 작가이다. 특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을 우리 아이들은 좋아해서 광팬이 되었다. 막내아이는 "생각하는 ㄱㄴㄷ"을 통해 한글을 깨쳤다. 그림이 주는 힘을 알기에 이 작가의 그림은 놓치지 않고 꼼꼼히 읽어야한다.
블룸카의 일기는 그림책 사이즈로는 큰 편이다. 겉표지에 한 아이가 종이 위에 앉아있다. 아마도 일기를 썼던 줄공책이었을 것이다. 옛날에 썼던 누렇고 왼쪽으로 세로줄이 그어져 칸을 나누어놓은 줄 공책. 요즘식의 공책은 아니다. 아래에는 지그시 위의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 한분이 있다. 이 책의 핵심인물인 야누시 코르착 선생님이다. 중간쯤에 가지가 무성한 푸른 나무가 있다. 이는 생명, 성장, 발전, 희망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겉표지를 넘기면 면지에, 민셔츠가 빨래줄에 널린 그림이 보인다. 남자, 여자아이의 옷들이 집게에 꽂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하고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 작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심 소재는 일기장 종이 인듯 하다. 일기장 종이는 빨래줄이 되었다.
한장을 또 넘기면 줄쳐진 공책에 이 책의 제목이 자그많게, 그러나 존재감을 주면서 써 있다.
그리고 한장을 더 넘기면, 겉표지의 아이와 선생님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선생님은 위에서 뭔가를 이야기하며 이끌고 있는 듯 보이고, 아이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한 손에는 조리개를 들고, 양 옆에는 보라빛, 푸른빛의 꽃들이 싱그럽다.
본문이 시작하는 첫 장은 글이 없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이 아이들은 누구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궁금하면 다음 페이지.
사진속의 아이들에 대해 블룸카 라는 아이가 일기에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만 소개하고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 곳은 고아원이며, 학교였다.
200여명이 살고 있지만, 사진속 아이들은 12명이다.
아이들 면면을 소개하는 글은 짧다. 그러나 설명은 글로써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이 이 책에서는 또하나의 글이다. 일기장 공책은 각 장면마다 창문이 되고, 침대도 되고, 지도, 그릇도 되며, 체온계, 길게 따은 머리, 마차, 요람, 목재, 바지, 의자, 식탁보, 옷감, 사다리, 화분, 울타리, 샤워기, 종이비행기, 개미집,빨래줄, 서랍, 학교 등 다양하게 표현되어지고 있다.
글과 그림을 함께 읽어내야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겠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모여서 사는 이곳에 코르착 선생님의 일은 내 마음을 뜨겁게 했다. 아이들을 만나는 장면마다,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곳의 모습은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교육현장이며, 행동강령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분이, 아이들과 함께 사라지는 장면에선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맺혔다. 아이들에게 남긴 많은 행동과 메세지가 지금에 남아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했다.
실제로 일어난 일에 바탕을 두고, 작가가 하려고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아이들을 다시 보게끔하고, 교육에 대해서도 다시금 뒤돌아보게 합니다.
사진속에 나오는 가족들은 모두 제각각이에요. 열두 명의 아이들은 얼굴도 마음도 자라온 환경도 모두 달라요. 사연도 깊고요. 하지만 서로를 향해 마음을 활짝 열고 있지요.코르착 선생님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코르착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저도 꼭 배우고 싶어요. 늘 여유롭고 너그럽지만, 엄격한 모습도 갖추고 있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이지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은 여러번 읽어보면서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아요. 새로운 그림을 발견하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숨겨져 있는 듯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전혀 색다른 감동에 빠져 들게 됩니다. 블룸카가 소개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솔직하고 담백합니다. 한없이 착해 보이는 아이도 있고, 어떤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아이도 있었어요. 모두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배경 뒤에 숨겨진 모습은 어떤 걸까 상상하게 되고요.
바르샤바에 있는 코르착 선생님의 고아원에는 다뜻한 햇살이 비치는 듯했어요. 부모 없이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이지만,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듯 보였어요. 하지만 마지막을 읽으면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그들에게 찾아온 평화를 빼앗아가는 것...정말 무서운 것이지요.
블룸카의 일기장 속에 나오는 아이들을 살펴보는 재미는 끝이 없어요. 읽고 또 읽고 자꾸 넘겨 보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게 되네요.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평범한 책이 아니에요. 빛바랜 듯한 일기장, 그 안에 담고 있는 사랑과 희망,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엄청난 충격...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