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위대한 유산』 『채털리 부인의 연인』 『라셀라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노인의 모든 것이 늙거나 낡아 있었다. 하지만 두 눈만은 그렇지 않았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의 파란 두 눈은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p.10
물오리들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한 줄무늬를 이루었다가 넓게 흐트러졌다가 또다시 선명한 줄무늬를 이루었다가 하면서 바다 위를 날아갔다. 노인은 바다에서는 그 누구도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p.63
“물고기야,”노인은 말했다. “물고기야, 넌 어쨌든 죽어야 할 운명이야. 그렇다고 나까지 죽여야 하겠냐?”그래봤자 아무 소용도 없어, 노인은 생각했다…… 물고기를 몇 바퀴 더 돌게 할 만큼 내게 힘이 남아 있지 않아. 아냐 충분히 남아 있어,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넌 얼마든지 버틸 수 있어. ---p.96
물고기야, 네가 날 죽일 작정이구나,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너도 그럴 권리가 있지. 나의 형제여, 난 너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답고 침착하고 고상한 존재를 결코 본 적이 없다. 자, 어서 와서 날 죽여라. 누가 누굴 죽이든 난 이제 상관없다. ---p.96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노인은 말했다.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아."그래도 이렇게 되고 보니 저 물고기를 죽인 게 후회스럽군, 노인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