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2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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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1쪽 | 276g | 128*206*20mm |
ISBN13 | 9788932023656 |
ISBN10 | 8932023654 |
출간일 | 2012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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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1쪽 | 276g | 128*206*20mm |
ISBN13 | 9788932023656 |
ISBN10 | 8932023654 |
2000년대 한국 시단에서 김경주의 등장은 돌발적이고 뜨거운 사건이었다. 연극과 미술과 영화의 문법을 넘나드는 다매체적 문법과 탈문법적 언어들, 그리고 시각의 층위를 넘나드는 다차원적 시차(視差), 그러면서도 '폭력적'일 수준의 낭만의 광휘는 서정적 논리 자체가 내파되는 언어적 퍼포먼스였다. 김경주의 이러한 시작(詩作) 행위는 두 번째 시집 『기담』과 세 번째 시집 『시차의 눈을 달랜다』에서도 이어져 아직 실현해보지 못한 자을 미상의 어떤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욕망하며 타고 난 직관으로 온몸으로 그곳을 향해 나아가며 눈앞의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간파하는 모험을 해왔다. 그런 뒤에 우리는 다시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읽는다. 그리고 숨차고 울렁거리는 언어의 폭우와 틈을 파고들어 다른 누구도 보지 못하는 다른 층위를 보고 느끼는 분명한 '있음'에 대한 감각은 모두 이 시집 안에 내재된 에너지의 기화였음을 깨닫는다. 김경주 시의 근원적 우주인 첫 시집을 다시 읽는 이 '회귀'의 경험은 또한 다시 살아난 이 시집의 당위를 실감하게 할 것이다. |
1부 음악은 자신이 품은 열이 말라가면 스스로 물러간다 2부 오래된 종에서만 조용히 흘러나온다는 물 3부 죽은 새가 땅에 내려와 눕지 못하고 하늘을 맴돌고 있다 |
김경주 시인의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시집 중 하나로, 김경주 시인의 독특한 센스가 잘 나타난 시집이다. 아주 포스트모던하지도 않고, 너무 서정적이지도 않다. 에디션이라 그런지 시집도 예쁘다. 파격과 전통 사이에서 널뛰는 김경주 시인의 이 시집은 나뿐만 아니라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도서]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라.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책이자 시집이다. 꼭 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했기에 구매를 한 책이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던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1월에 출판된 책이지만 8년이 지나서야 이 [도서]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를 알게된 게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2020년 말에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예상은 했지만 파격적이다.
어떤 기인이 시를 쓴 느낌이다.
그의 시는 2000년대의 젊은 시인들이 반서정적인 전위적인 흐름 속 에 놓여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낭만적인 것의 광휘를 거의 ‘폭력적 인’ 수준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 광호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파이돈, 오르페우스, 휠덜린......
몰랐던 낱말들.... 그 뜻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시집의 첫 시부터 끌어당긴다.
양팔이 없이 태어난 그는 바람만을 그리는 화가였다
입에 붓을 물고 아무도 모르는 바람들을
그는 종이에 그려 넣었다
.
.
.
그는, 자궁 안에 두고 온
자신의 두 손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깊은 의미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강함’에 이끌려 읽고 또 읽었다,
이 시집에서 가장 나를 끌어당겼던 시,
노트에 여러 번 옮겨봤던 시,
여기에도 한 번 옮겨본다.
저녁의 염전
죽은 사람을 물가로 질질 끌고 가듯이
염전의 어둠은 온다
섬의 그늘들이 바람에 실려 온다
물 안에 스며 있는 물고기들
흰 눈이 수면에 번지고 있다
폐선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물속의 어둠
선실 바닥엔 어린 갈매기들이 웅크렸던 얼룩,
비늘들을 벗고 있는 물의 저녁이 있다
멀리 상갓집 밤불에 구름의 쇄골이 비친다
밀물이 번지는 염전을 보러 오는 눈들은
저녁에 하얗게 증발한다
다친 말에 돌을 놓아
물속에 가라앉히고 온 사람처럼
여기서 화폭이 펴지고 저 바람이 그려졌으리라
희디흰 물소리, 죽은 자들의 언어 같은,
빛도 닿지 않는 바닷속을 그 소리의 영혼이라 부르면 안 되나
노을이 물을 건너가는 것이 아니라 노을 속으로 물이 건너가는 것이다
몇천 년을 물속으로 울렁이던 쓴 빛들을 본다
물의 내장들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