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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의 좀비 마을

검은 숲의 좀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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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88g | 128*197*20mm
ISBN13 9788955476545
ISBN10 895547654X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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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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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할머니가 컨테이너를 나간 뒤에도 한참이나 그대로 누워 있었다. 냄새, 소리, 풍경 모든 게 낯설고 조금 슬펐다. 여기가 집이 아니라는 사실이, 엄마 아빠가 곁에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파리채를 들고 다니는 할머니나 소독약 냄새를 풍기는 아저씨랑 친해지려면 못해도 100년쯤은 필요할 것 같았다.
--- p.15

할머니는 마을의 동쪽으로 뻗어 있는 박물관 앞길을 가리켰다. 가로등도 없고 여틈한 달빛만 겨우겨우 내려앉은 길이었다. 어디선가 중저음의 합창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길에 사람들이 등장했다. 수십 명은 돼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잠에 취한 것처럼 비척거리고 휘청거리며 걸어오는 것이었다.
“저 사람들 누구예요?”
그린이는 오싹한 느낌에 뒷걸음쳤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린이를 다시 옥상 난간 앞으로 끌어다 놓았다.
“누구긴 누구겠어. 이 동네 사람들이지.”
낮고 음산한 울림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악취가 코를 찔렀다.
“사람들이…… 이상해요.”
“그래,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다. 우린 저들을 행시라 부른다. 걸어 다니는 시체라는 뜻이지.”
--- p.47

그제야 그린이는 이 동네가 이토록 침울해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빈집이 유독 많은 마을이어서가 아니었다. 그 집들 곳곳에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도 전염병에 감염된 거야? 할머니 말로는 산사태가 난 뒤 전염병이 돌았다던데.”
“아니. 우리는 병에 걸린 적 없어. 우린…… 주사를 맞았어.”
“주사?”
“응. 행시들을 치료할 약을 찾으려고 마을 사람들한테 실험하는 거래. 나는 다리에 맞았고 시유랑 은아는 팔뚝에 맞았어. 우리 앞집 아줌마는 어깨에 맞았고. 건이 형은 주사 안 맞으려고 달아나다가 죽었고.”
대장이 생각났는지 돌틈이는 다시 훌쩍거렸다.
--- p.66

“행시든 좀비든 다 덤벼! 너희들 다 죽여 버리고 나갈 거니까! 우리 엄마 아빠 찾으러 갈 거라고!”
그린이의 체취에 흥분한 좀비들이 산장 벽을 부술 듯 들이받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하!”
“하아악! 캬아아악!”
소란을 눈치챈 할머니가 뛰어 들어왔다.
“이게 무슨 짓이야? 행시들 밥이 되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게냐?”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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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무섭고, 오싹하고, 짜릿하며 한편으로는 슬픕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도무지 멈출 수 없이 빨려 들어가 주인공 그린이를 응원하게 됩니다. 호러 장르와 동화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좀비 가득한 재미의 세계로 인도할 것입니다.
- 전건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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