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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 엄마를 보내고, 기억하며

삶과 이야기-1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22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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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76g | 133*205*16mm
ISBN13 9791190123730
ISBN10 119012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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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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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는 여행하는 한 해로 삼을 거야.”
엄마가 여든이 된 2017년, 이른바 ‘여행의 해’가 시작된 1월에 남미로 떠나게 된 건 사실 애초부터 내 계획은 아니었다. 스페인어 통번역사이자 스페인 문학도이고 스페인어 교수이기도 한 지인 성 선생님이 2016년 초가을에 불쑥 말을 꺼냈다.
“남미 갈 생각 없어?”
“남미? 그 먼 데를? 기간을 길게 잡아야겠네?”
“한 달은 잡아야지. 이번 겨울방학 때 가면 거긴 여름이야.” (중략)
다음은 함께 떠날 사람을 구할 차례였다. 총 네 명 정도 인원이면 좋겠다는 것이 성 선생님 생각이었다. 역할을 나누어 맡기에도, 택시 타고 이동하기에도 적당한 수였다. 나는 바로 엄마를 떠올렸다. 그 가을에 여행팀 최고령자로 백두산 탐방을 끄떡없이 소화하고 온 엄마였으니 여행 능력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성 선생님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다행히 성 선생님은 단박에 좋다고 했다. 엄마랑 함께 다니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고도 말해주었다. 엄마는 내가 남미 여행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가야지. 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간다고 성 선생님한테 전해라.”라고 대답했다.
--- p.16~17

“이 삶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수녀들의 거처는 몹시 단순했다. 테이블과 의자 같은 가구 몇 개, 그리고 돌벽 안쪽을 파서 만들어놓은 잠자리가 전부였다. 잠자리는 어찌나 좁고 작은지 체구가 큰 편인 나는 잔뜩 웅크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난방 시설이 변변치 않아 겨울에는 몹시 추울 것 같았다. 사시사철 1년 365일을 그 거처에서 지내며 노동과 기도를 반복했을 수녀들의 삶을 상상하니 은근히 궁금증이 생겼다.
한때 수녀가 될까 생각했다는 엄마한테 물어보았다. “이 고립된 수녀들의 삶은 무엇을 위한 걸까?” 엄마는 대답 대신 그냥 미소만 지었던 것 같다.
짐작건대 사후에 영생을 얻기 위해 이승의 삶은 검소와 절제, 자기 수양으로 채워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신자가 아닌 내게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작은 공간으로 생활 범위를 한정하고 만나는 사람도 제한되어 있고 하는 활동도 정해진 몇몇 종류에 국한시키는 그런 삶, 최소한으로 축약된 그 삶은 오히려 갈등과 고통으로부터 상당 부분 차단되어 있지 않을까? 바깥세상에서 온갖 사람들과 부딪치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계속 새로운 인생 과업에 당면해야 하는 일반인들이 하게 되는 자기 수양과 도 닦음이 훨씬 더 큰 것은 아닐까?
--- p.81~82

“치매보다는 말기 암 진단을 고맙다고 한답니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내리면서 의사는 말했다. “외국 사람들은 말기 암 판정을 받으면 고맙다고 한답니다. 치매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면서요.” 위로의 표현이었다. 남미 여행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 날인 2월 18일에 받은 진단.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극적이었다. (중략)
췌장암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엄마는 별 동요가 없었다. “지금까지 아픈 곳 없이 건강히 잘 산 것만 해도 어디냐. 고마운 일이지.”라고 하셨을 뿐이다. 사실 여든이 가까운 엄마가 아무 지병이 없다고 하면 어느 의사든 눈을 크게 뜨고 놀라곤 했다. 나 역시도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주저앉거나 울음을 터뜨리지는 않았다. 한 집 걸러 암 환자가 있다는 실태도 익히 들어 알았고 주변에서 암 진단을 받은 사례도 여럿이다 보니 늘 언제든 차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나 보다.
--- p.88~89

“준비가 됐다 싶은 때는 없어.”
엄마는 집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의사는 하는 수 없이 동의하면서 “다음에 오실 때는 정리 다 하고 오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집에 다녀오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울음이 터졌다. 2월 중순 말기 암 선고 이후 적어도 엄마 앞에서는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난 엄마 없이 어떻게 살지 모르겠어.”
“다 살 수 있어.”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준비가 됐다 싶은 때는 없어.”
울음 섞인 내 말에 엄마는 침착하게, 마치 남의 일인 양 대답했다. 그리고 난 거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10년, 20년이 더 흐른 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해도 난 준비가 안 된 상태일 테니까.
--- p.102~103

“나는 집에서 자연사하기를 원해.”
4월까지는 평소처럼 지낸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던 엄마는 아마 속으로는 애초부터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을 작정이었던 것 같다. 4월 말에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하는 수 없이 병원에 다녀온 후에는 속마음을 분명히 표현했다. “나는 집에서 자연사하기를 원해.” 그래, 그게 가장 엄마가 내릴 법한 결정이지. 나는 생각했다. 엄마는 온갖 연결선을 주렁주렁 몸에 달고 중환자실에서 생명 연장을 하고 싶지 않다고 평소부터 말해왔으니까. 면회 시간에나 잠깐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엄마 혼자 기계에 둘러싸여 마지막을 보내게 하는 것은 나도 싫었다. 내가 환자가 되었을 때도 그건 하고 싶지 않은 선택이었다.
문제는 엄마의 그 결정을 가족들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당연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백번 양보해 항암제는 쓰지 않더라도 암에 좋다고 하는 온갖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 몸에 대한 결정권은 엄마한테 있다는 말을 나는 참 여러 번 해야만 했다.
--- p.114~115

“‘너 부러워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친구의 엽서에 어이가 없었다.”
엄마는 1962년 6월 30일에 유학을 떠났다. 서울을 떠나 동경에서 하루 자고 홍콩, 프놈펜, 뭄바이, 테헤란, 로마 등에 착륙했다가 다시 이륙하는(승객들은 착륙지마다 내려서 대기하다가 다시 올라탔다.) 완행 비행기였다고 한다. (중략)
결혼해 시집살이를 하거나 취직해 돈을 버는 친구들 입장에서는 공부한다고 먼 나라로 떠난 엄마가 몹시 독특한 존재였다. ‘시어머니 버선을 깁다가 네 편지를 받고 반가웠다’며 소식을 전한 친구도 있었고 ‘너무 뻐기지 말고 시집이나 가라’고 직설적으로 써 보낸 친구도 있었다. 1963년 6월 13일, 친구 두 명의 결혼 청첩장이 한꺼번에 도착하자 엄마는 몹시도 허전한 심경이 되었다고, 아마 그것이 올드미스의 모습인 모양이라고 했다.
--- p.184~189

“출발일. 18:30 AA Dallas 行”
내가 찾은 엄마의 기록은 1962년에 시작된다. 스물다섯 살의 엄마가 유학을 떠났던 해이다. 아마 그전부터도 일기를 썼을 테지만 서울에 남겨두었을 기록은 외할머니가 여러 차례 이사하는 와중에 사라진 모양이다. (중략)
엄마한테는 글쓰기 본능이 있었던 모양이다. 어린 시절 글자만 보이면 읽어대던 독서열, 글쓰기에 나름대로 재주가 있다는 자부심(아마도 학창 시절에 글쓰기로 상을 받거나 칭찬을 들은 일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에다가 작가나 번역가로 살고 싶다는 희망 등등이 결합해, 거기에 특유의 성실함까지 발휘된 결과로 이렇게 많은 글을 남기게 되었나 보다. 그래서 명색이 글쓰기 선생인 나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꾸준한 일기 쓰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중략)
엄마의 글은 2017년 1월 17일에 끝난다. 남미 여행을 떠난 날이다. ‘출발일. 18:30 AA Dallas 行’이라는 한 줄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오후 비행기를 타러 집을 나서기 전에 적었던 모양이다.
--- p.24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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