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사이(夢-SCI)’라고도 불리는 ‘꿈꾸는 과학’은 과학의 대중적 글쓰기와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의 글쓰기 공동체이다. 2003년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이자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의 저자인 정재승이 만들었으며, 매주 함께 모여 과학 글쓰기 연습과 독서 토론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를 함께 키워 가고 있다. 이들의 원대한 꿈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이를 밝혀 내는 과학의 즐거움을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 《있다면? 없다면!》은 상식에 매몰되지 않고 엉뚱한 상상을 엄밀한 과학과 연결시키는 훈련을 했던 그들의 첫 번째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에 함께한 친구는 조덕상(카이스트 물리학과), 김송희(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민경(을지의대 의학과), 서재형(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김태양(카네기 멜론대학교 엔터테인멘트공학 전공) 들이다.
그림 : 정훈이
만화가. 1995년 만화 잡지 《영 챔프》가 주관한 신인 만화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데뷔했다. 그 해부터 현재까지 《씨네21》에 영화 패러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정훈이의 내 멋대로 시네마》, 《정훈이의 뒹굴뒹굴 안방 극장》, 《트러블 삼국지》, 《거짓말 심리 백서》, 《너 그거 아니?》, 《과학 선생님, 영국 가다》 등이 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성덕대학 만화 애니메이션 & 디자인학과에서 스토리 구성에 관한 강의를 하였다.
입이 음각으로 얼굴 안쪽에 자리 잡게 되면 우선 밥 먹기가 힘들어진다. 입술이 얼굴 속에 파묻혀 있으니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프라이드 치킨 다리를 한입 베어 물 수도 없다. 치킨을 먹을 때는 손과 도구를 이용해서 닭살을 한입에 쏙 들어가는 조그만 크기로 잘라서 입 안에 넣어 줘야 한다. 두툼한 햄버거를 욕심껏 베어 물기도 다 틀렸다. 아무리 입을 크게 벌리고 싶어도 얼굴 윤곽에 막혀 벌어지지 않으니까… 찻잔에 담긴 커피, 알루미늄 캔에 담긴 콜라 할 것 없이 음료수란 음료수는 모두 빨대로 빨아 마셔야 한다. 원래 톡 튀어나온 부드럽고 탄력적인 입술은 컵과 입을 이어주는 천혜의 도킹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얼굴 윤곽이 입술과 컵의 결합을 가로막는 한, 아담한 찻잔과 함께하는 우아한 티타임은 기대할 수 없는 환상일 뿐이다. 이런 불편 말고도 음각 입은 양각 입이 누렸던 짜릿한 달콤함을 알지 못한다. 움푹 들어간 입술로는 사랑하는 연인과 키스하는 일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얼굴을 아무리 가까이 마주대도 쏙 들어간 입술끼리 서로 닿기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렵지 않을까? 아, 키스를 잃어버리다니, 이게 제일 슬퍼! (아, 이럴 땐 차라리 입이 배꼽 옆으로 이사를 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