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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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540g | 153*224*30mm |
ISBN13 | 9788976827678 |
ISBN10 | 8976827678 |
발행일 | 2013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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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540g | 153*224*30mm |
ISBN13 | 9788976827678 |
ISBN10 | 8976827678 |
옮긴이 서문 | 한국어판을 위한 서문 | 감사의 글 서론 1장 누가 장애인인가? 장애를 정의하기 UN의 정의 | 질병은 장애인가? | 장애는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 누가, 어떤 목적에 따라 장애를 정의하는가? | 누가 자기 자신을 장애인으로 정체화하는가? | 장애 정체성에 대한 정치학 2장 장애의 사회적 구성 장애를 구성하는 사회적 요소들 | 장애의 문화적 구성 | 장애의 사회적 해체 | 장애를 해체하려고 할 때의 걸림돌 3장 차이로서의 장애 ‘타자’로서의 장애인 | 질병과 장애의 상징적 의미 | ‘타자’화의 결과 | 차이로서의 장애 | 장애인의 입장론적 인식론은 가능한가? | 비슷함과 차이의 정치학 | 언어의 정치학 | 차이의 미래 4장 거부당한 몸으로부터 떠나는 비행 정상성의 훈육 | 몸에 대한 여성주의적인 이상화 |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 | 과학적 서양의학과 통제의 환상 | 대체치료 그리고 몸에 대한 통제의 환상 | 마음이 몸을 극복한다는 생각과 통제의 환상 | 환상의 여러 종류들 | 환상 때문에 생긴 결과 | 안 좋은 일은 일어나기 마련 | 잃어버린 지식 | 몇 가지 결론 5장 의학의 인지적?사회적 권위 소외 | 인식의 주체로 인정되지 못하는 것 | 사회적으로 버려지는 것 | 소통의 실패와 지식의 격차 | 철학자들의 역할 6장 장애와 여성주의 윤리학 돌봄의 윤리학과 정치학 | 의존성, 독립성, 상호성 | 낙태, 안락사, 의료개혁 7장 여성주의, 장애, 그리고 몸의 초월 여성주의 이론과 몸 | 고통받고 제한된 몸 | 통증 | 몇 가지 이탈 전략들 | 초월 참고문헌 | 찾아보기 |
1996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우리나라에는 2012년에 번역되었다. 그 사이에 장애학을 위한 교재로도 많이 사용된 널리 알려진 책이다. 이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교과서로 사용될 만한 이유가 이 책을 읽어보면 대충 알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 '거부당한 몸'에서 풍기는 늬앙스처럼 개인적인 경험 위주의 비교적 가벼운 책으로 알고 접근했다. 하지만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장애에 대한 정의에 대한 논의부터 사회적, 문화적으로 구성되는 장애의 의미 그리고 타자화 되는 장애인의 철학적 의미, 서양의학을 필두로하여 현대사회에서 풍미되고 있는 인간은 무엇이든지 통제할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적 사조, 마지막으로 고통으로 부터 몸의 초월에 대한 이야기 까지 아주 다양한 주제에 걸쳐 심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장애를 다루는 의료계 종사자들, 사회복지사들이라면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사유들로 가득차 있다.
다양한 주제를 변주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흐르는 핵심적인 주장을 언급하자면. 첫째 인간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깨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둘째 통증에는 영적이고 심리적인 교훈들이 있다는 보편적인 사고가 얼마나 일상적인 통증을 겪고 있는 만성질환자들과 장애인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안겨주는지에 대한 지적이다. 즉 물론 질병과 장애가 주는 영적이고 심리적인 교훈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결과론적으로 만성질환자 또는 장애인 본인이 고백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훈이지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 강요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 또는 만성질환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엄청난 지혜의 자산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인간은 슈퍼맨이 아닌 이상 누구나 조금씩은 장애를 갖고 있을 수 밖에 없고, 또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통증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낮선 통증을 몰아낼려고만 하는 한, 점점 늘어갈 수 밖에 없는 통증으로 인해 고통만 더 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증과 늘 함께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장애인들로부터 통증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그들만의 지식과 경험을 미리 배워 문화적으로 확산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성과 적극성. 그 자체는 참 좋은 것이지만 이것이 완전한 인간상, 이데아를 구성해 놓고 그 쪽으로 향해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 그 환상에서 벗어난 인간부류는 못나고 부족한 인간으로 몰아가는 문화로 구축되어 버릴 정도라면 긍정성과 적극성은 부메랑의 독이 될 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한계를 자각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결국엔 완벽한 통제의 환상에서 누구나 벗어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며 이 책 말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몸과 통증을 그저 전지적 작가 시점, 또는 제3차 처럼 무심히 관찰하면서 몸과 통증으로부터 초월해야 늙음과 장애와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게 될 날이, 누구에게나 닥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책이 될 것 같다. 아주 인상적인 책이다.
이 책은 장애학의 고전이다. 장애인(장애우? 뭐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은 중요하고, 그 추방당한 외부자들이 결국 우리 내부의 존재들임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더 중요하게 그 외부자들의 사유가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통찰을 전달해 주고 있다.
부처님의 말 대로 인간은 누구나 예외 없이 늙고, 병들고, 죽는다. 그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과정들을 끊임없이 외면해 왔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환상, 의학이 발달하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환상, 열심히 돈을 들여 관리하면 늙지 않을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산다. 정말 그런가. 조금 인생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의외로 세상도 나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많지 않다. 내 잘못인가. 글쎄, 뭔가 잘못이겠지. 내 잘못일 수도 있고 환경의 잘못일 수도 있다. 그것을 알고 조심하면 방지할 수 있는가.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누구나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박완서 선생의 말대로 나만 불행에서 예외라고 확신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정말 아무 이유없이 불행은 찾아올 수 있다.
불행은 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아니, 피할 수 있으면 좋지만, 세상 일이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불행과 어떻게 만나느냐이다. 장애인이라는 외부자들의 통찰은 우리가 불행과 어떻게 만나고 화해해야 하는 지 알려 준다.
이 책은 장애인의 문제를 통해, 정신과 몸의 문제, 의학권력, 우리를 몸으로 부터 소외시키는 자본주의의 문제, 여성 운동 등 다양한 방면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그 통찰들은 단순히 억지스러운 관계 맺기나 겉햘기가 아니다. 깊고 아주 구체적인 분석을 동반하고 있다. 또 아주 실천적이고 독자인 나의 현재 삶과도 깊게 연관된다는 것을 느낀다.
다시 한 번 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