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노래했던 새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그대 슬픈 형제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내가 들은 변덕스레 오르락내리락하던 노래로부터
뒤늦게 떠올라 마치 눈물로 차오른 듯하던 노란 반달 아래로부터
안개 속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던 열망과 사랑의 노랫소리로부터
내 마음의 그칠 줄 모르던 수많은 응답으로부터
그것이 자아낸 무수한 말들로부터
그 무엇보다 더 강하고 유쾌한 그 말로부터
--- 「끝없이 흔들리는 요람으로부터」중에서
지금 같은 순간, 그들이 그 광경 다시 찾기 시작하고
한 무리처럼, 지저귀면서, 떠오르면서, 혹은 머리 위로 지나가면서
모든 게 나를 비켜가버리기 전에, 서둘러
한 사내, 그러나 이 눈물로 인해 다시 소년이 되고 만 나를
이곳으로 데려다 놓는, 바로 지금 같은 순간으로부터
고통과 기쁨을 노래하는 자, 이 세상과 저세상을 잇는 자인 나는,
나 자신을 모래밭에 내던지며, 파도와 맞서며,
모든 암시를 알아차리고 이용하며, 그러나 그것들 재빨리 뛰어넘으며,
한때의 추억을 노래한다.
--- 「끝없이 흔들리는 요람으로부터」중에서
아리아는 가라앉고
다른 모든 것들은 계속 이어지고, 별들은 빛나고
바람은 불어오고, 새의 노랫소리는 계속해서
사나운 노모의 끊임없는 신음처럼 성난 신음으로 메아리치고
바스락거리는 잿빛 포마노크 해변의 모래밭 위로
커다래진 누런 반달은, 축 늘어지고, 아래로 처져, 바다의 수면에 거의 닿을 듯하고
황홀경에 빠진 소년이, 맨발을 파도에 담그고, 머리카락을 대기 중에 흩날리고 있을 때
가슴속에 오래 갇혀 있던 사랑은, 바야흐로 풀려나, 이제 마침내 격정적으로 터져 나온다
--- 「끝없이 흔들리는 요람으로부터」중에서
오 당황하고 좌절해 땅바닥에 무릎 꿇은 채
나 자신이 감히 입을 열려 했다는 사실에 풀이 죽는다
그 울림 내게로 되돌아오는 그 모든 허튼소리들에 둘러싸인
나는 내가 누구이고 무엇인지 단 한 번도 알지 못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내 모든 오만한 시들 앞에 서 있는 진정한 나는 여전히 만져지지 않은 채, 이야기되지 않은 채, 전혀 도달되지 못한 채 멀찍이 물러나, 조롱 어린 축하의 몸짓과 인사로 나를 놀리며
내가 쓴 모든 단어들을 야유하는 큰 웃음 멀리서 터뜨리며
침묵 속에 이 노래들 가리키고는, 이어서 아래의 모래를 가리키고 있으니.
나는 진정 그 무엇도, 단 하나의 대상도 이해한 적 없었다는 걸, 그리고 그 어떤 인간도 그리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바다의 모습을 한 이곳의 자연은 나를 이용해 나를 쏘고 찌른다
내 감히 입을 열어 조금이라도 노래하고자 하였기에.
--- 「내가 생명의 대양과 함께 썰물처럼 빠져나갔을 때」중에서
노모가 목 쉰 노래 부르며 앞뒤로 몸 흔들 때
나는 별들이 환히 빛나는 모습 바라보며,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온 우주와 미래의 비밀을 풀 열쇠에 대해 생각한다.
거대한 유사성이 만유萬有를 서로 맞물리게 하는구나
성숙하고, 미성숙하고, 작고, 커다란 모든 천체天體들, 태양, 달, 행성 들을,
끝없이 광범위한 공간의 모든 거리들을,
모든 시간의 간격들, 무생물인 모든 형태들을,
비록 서로 완전히 다르거나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일지라도 모든 영혼들과 모든 살아 있는 육신들을
--- 「밤의 해변에서 혼자」중에서
그러나 오 내 지고의 영혼이여!
그대는 깊은 생각에 잠기는 기쁨을 아는가?
자유롭고 외로운 마음, 연약하고도, 침울한 마음의 기쁨을?
홀로 산책하기, 고개는 조아리나 자존심 강한 정신, 괴로운 일과 몸부림치는 일의 기쁨을?
시합에서 비롯된 격렬한 통증, 황홀경, 낮이나 밤의 엄숙한 명상에서 오는 기쁨을?
죽음, 거대한 영역인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색에서 오는 기쁨을?
더 낫고 더 고결한 사랑의 이상理想, 성스러운 아내, 달콤하고, 영원하고, 완벽한 동료에 대한 예언의 기쁨을?
오 영혼이여 그대 스스로가 지닌 모든 불멸하는 것들의 기쁨, 그대에게 어울릴 법한 기쁨을.
--- 「기쁨의 노래」중에서
오 이제부터 새로운 기쁨의 시와 같은 삶을 누리는 기쁨!
춤추고, 박수치고,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소리치고, 깡충깡충 뛰어오르고, 계속 나아가면서, 떠다니는 기쁨!
세계의 모든 항구로 가는 선원이 되는,
한 척의 배 자체, (실로 태양과 허공을 향해 펼친 나의 이 돛을 보라)
넘치도록 풍부한 단어, 넘치는 기쁨으로 돛을 한껏 부풀려 재빨리 나아가는 한 척의 배가 되는 기쁨.
--- 「기쁨의 노래」중에서
앞으로 나아가라―오로지 깊은 바다 향해서만 배를 몰아라,
무모하도다 오 영혼이여, 내가 그대와 함께하는, 그리고 그대가 나와 함께하는, 이 탐험은,
우리는 지금껏 뱃사람들이 감히 가려 하지 않았던 곳으로 가고 있으니,
그리고 우리는 이 배, 우리 자신과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할 것이니.
오 나의 용감한 영혼이여!
오 멀리 더 멀리 나아가라!
오 위험한 기쁨이여, 하지만 안전하다! 그것들은 모두 신의 바다가 아니던가?
오 멀리, 더 멀리, 더욱 먼 곳 향해 나아가라!
--- 「인도로 가는 항로」중에서
나는 온화한 계절이면 매주 정기적으로 코니아일랜드를 찾았다. 그 당시 그곳은 인적이 드물고 헐벗은, 긴 해안이었다. 그곳은 온통 내 차지였으며, 나는 그곳에서 헤엄을 친 후 단단한 모래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길 즐겼고, 파도와 갈매기들에게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를 몇 시간이고 읊어주길 즐겼다. 하지만 지금 나는 너무 급히 앞서나가고 있다. 내 기억의 궤적 속에 더 많은 것들을 간직해두어야만 한다.
--- 「포마노크, 그리고 그곳에서 보낸 나의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중에서
바다와 해변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황홀감이 있다! 바다와 해변의 단순함, 심지어 텅 비어 있음에 대해 얼마나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지! 바다와 해변의 여러 방향들과 방향 없음에 의해 깨어나는 우리 내면의 그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펼쳐지는 파도와 회백색 해변, 소금, 단조롭고 무의미한 풍경―예술, 책, 대화, 우아함이 완전히 부재한 풍경. 그 풍경은 심지어 이 겨울날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위안을 주고―엄숙하지만 무척이나 은은한, 매우 영적인 풍경이다―내가 지금껏 읽고 보고 들어온 모든 시와 그림과 음악보다 더욱 미묘한, 지각할 수 없는 감정적 깊이를 만들어낸다.
--- 「해변에서 보낸 어느 겨울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