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148쪽 | 170g | 110*178*13mm |
ISBN13 | 9791186602508 |
ISBN10 | 1186602503 |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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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8쪽 | 170g | 110*178*13mm |
ISBN13 | 9791186602508 |
ISBN10 | 1186602503 |
떡정, 미미네 단란한 기쁨 어떤 인력(引力) 소림사를 향해 걸었다 오래오래 살아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제볼르 기다린다 캐나다에도, 브라질에도 당근도, 양파도, 토마토도, 버섯도 영스넥이라는 떡볶이의 맛의 신비 ‘난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무 떡볶이나 잘 먹으며 살아온 인생 |
#요조 #아무튼 #떡볶이
- 떡정, 미미네
- 단란한 기쁨
나라는 촉매를 통해 "부산 하루 유흥 멤버"가 결성되었다
만나기로 약속하지 않았는데 서울역에서 행사의 주인공인 생선과 마주쳤다
그는 어쩐 일인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어떤 사람의 심기는 그 영향력이 대단해서 표정이나 태도의 미묘한 변화에 따라 주변의 공기도 즉각적으로 바뀌곤 하는데 생선의 심기는 그 영향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생선에게 다가가 잠깐 알은체를 나누고 "표정이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라고 묻는 대신 "이따 봐" 라고 말했다
- 어떤 인력
- 소림사를 향해 걸었다
나는 소림사를 향해 걸었다. 꽃나무가 주는 향기를 맡는 일은 나에게 간단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꽃나무는 가까이 다가온다고 해서 향을 더 나눠주는 존재들이 아니다. 어떤 때에는 바로 옆을 지나도 아무 냄새도 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모든 것은 그 나무의 컨디션과 그날의 바람과 온도, 그리고 하필 그 순간의 내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아주 찰나에 좌우된다
- 오래오래 살아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 제보를 기다린다
가게 앞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나는 많으 것을 파악했다. 이 가게의 이름이 "읍성분식"이라는 것. 백 퍼센트 포장 손님만 있다는 것. 메뉴는 떡볶이와 오징어튀김 김말이튀김 오뎅뿐이라는 것 근데 사람들은 대체로 떡볶이 일인분에 오징어 튀김 일인분 혹은 이인분을 가장 많이 주문한다는 것. 사장님 혼자서 끊임없이 튀김을 튀기고 떡볶이를 새로 조리해가면서 거의 즉석으로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 모든 메뉴가 파격적으로 저렴하다는 것. 그리고 떡볶이 일인분 양이 아까 먹은 브라질 모듬떡볶이 수준으로 어마어마하다는 것.
- 캐나다에서도, 브라질에서도
- 당근도 양파도 토마토도 버섯도
다시 방문한 덕미가에서 나는 지난번에 혼자 버섯야채떡볶이를 먹었다고 강조함으러써 자연스럽게 토마토덖볶이를 주문하도록 유도했다. 버섯야채떡볶이가 풍성한 청경채의 녹색 이미지로 기억에 남았다면 토마토떡볶이는 붉은 토마토 슬라이스가 즉각적으로 시선을 빼앗았다
- 영스넥이라는 떡볶이의 맛의 신비
의미에 집착하는 의미 중독자라고 나를 설명하지만 정작 내가 아침마다 경험하는 것은 생의 무의미함인 것처럼
- "난 괜찮아"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 아무 떡볶이나 잘 먹으며 살아온 인생
딱 부러진 호와 불호의 오만함, 그 자체가 멋지고 근사해 보였다. 나도 그렇게 떡볶이를 좋아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오만이 없었다. 다 좋아한다는 말의 평화로움은 지루하다. 다 좋아한다는 말은 그 빈틈없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을 자주 짜증나게 한다. 또한 다 좋아한다는 말은 하나하나 대조하고 비교해가며 기어이 베스트를 찾으려고 하는 행위를 피하게도 한다.
(요조님 곡 중 나의 최애곡 "모과나무"와 들으면 아주 찰떡인 책)
한참 사진 찍기에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인화한 사진들을 사진첩에 꽂다가 깨달았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나 봐….’ 인물 사진보다 대부분이 풍경이어서 나온 푸념이었다. 구름과 파도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보는 눈의 중심과 경향은 글에도 반영된다. 소박하지만 감동이 있는 생활담談을 쓰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과 장소에 대한 애틋함이 덜하고 마인드맵 식 사고는 가능한데 시선과 사유가 정박보다는 부유하는(도망치는) 편이다.
여러 번 말했는데 북노마드에 글을 쓰던 요조를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책들을 챙겨 보고 적잖이 빠져든다. 원래 그런 싹이었던 걸 못 알아본 것일까, 아니면 세월과 다양한 경험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수련 속에 쑥쑥 솜씨가 는 것일까. 뭐든 부럽다. 그리고 유튜버의 먹방을 보는 것처럼 대리만족감도 얻는다.
<아무튼, 떡볶이>도 가볍지만 좋았다. 그와의 비슷한 점을 발견하며 연신 '맞아!'를 외쳤다. 어느 방송에서 이름에 시옷이 연달아 들어가 촌스럽다고 말했던 그와 같은 사연을 가졌다. ‘요조’가 일본소설에서 따온 거라고 했던 그런 멋진 활동명이 내게 필요하다. 강북의 중고등학교를 나온 점을 비롯해 오가는데 시간을 펑펑 쓰는 점도 닮았다.
뭐가 되었든 그닥 훌륭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디에서든 무사하셨으면 합니다.
이 책은 떡볶이 성지 순례보다는 “오만 없는 좋아함”의 백(치)미에 가깝다. 본인은 표정이 없다지만 제일 먼저 보조개가 들어간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은근한 착함이 글에도 묻어난다. 어쩌면 이런 판단에는 임경선 작가와 장강명 소설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검색해보는 재미가 컸다. 먹어본 먹쉬돈나, 미미네, 박군네, 영스넥도 이참에 확인해보고, 부산의 깡통시장과 제주의 모둠치기도 알아봤다. 아는 맛과 상상의 맛은 저자의 바람대로 다음 끼니를 떡볶이로 정해버린다.
물론 나쁜 점을 보려고 볼 수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잖아, 누구든지. 그래서 좋은 점만 보고 좋은 점을 얘기해줘, 애가 듣거나 말거나.
이십년 단골집의 사장님과 나누는 대화는 어떤 기억을 불러 일으켰다. 드나드는 체인점 떡볶이집 주인장께 “저는 그냥 혼자 하는 일이 편하던데요.”라는 뉘앙스의 말을 건넸다가 몇십 분을 붙잡혀 하소연을 들어야했다. 요약하자면 특성화고 알바생과 대학생 알바와 아줌마 알바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는 젊은 사람들과 일을 나누어하기 힘들다는 게 내 요지였으나 생각이 바뀌었다. 어린 나이에 살림의 축소판인 매장 관리를, 차등 임금을 받으면서까지 주인장 마인드로 일할 순 없다는 쪽으로 말이다. 받는 대우에 맞춰 설렁설렁 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떡볶이가 주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고 식욕이 없을 때도 떡볶이는 들어가는 기현상들이 펼쳐지던 나날들...
물론 지금도 횟수가 줄었을 뿐이지 자주 복용해주는 편이다.
임신성 당뇨였던 시절 떡볶이를 못먹었던 것이 너무 너무 한이 된 적이 있었다.
기승전 떡볶이 얘기를 읽다 보니 어제는 떡볶이를 주문하고 말았다.
요즘 핫 이슈인 로제떡볶이를 먹었는데 자꾸자꾸 입으로 들어가는 맛이라니...
요조라는 가수를 잘 모르지만 워낙 이야기를 들어서 제주도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고 팟캐스트를 진행했던 것도 알고 있다. 정작 노래를 못들어 봤다.
글을 재미나고 호소력 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최대 장점인 것 같다.
내 글로 인해 누군가 떡볶이를 주문하게 만들 수도 있고 , 또한 더 한 일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 테니 말이다.
떡볶이 이야기는 삶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20년이나 꾸준히 가던 '영스넥'에서 친구와의 우정은 떡볶이 얘기만이라 할 수 없다.
삶의 지나온 여정이고 사랑이고 우정이 담긴 한 인생의 대서사시다.
관련된 추억들은 차고 넘칠 테니 말이다.
추억이 서린 노래, 음식, 거리, 냄새를 통해서 자동으로 연상되는 것들이 있다.
떡볶이를 매개로 떠올리는 어린시절의 추억, 현재 삶의 관계들을 맛깔나게 적었다.
작은 책자에서 평범하지만 일상적이고 소소하지만 친밀한 이야기들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단지, 아쉬웠던 것은 맛난 떡볶이집 목록 이런것이 부록으로 있었음 좋았겠다라는 생각 정도...물론 작가의 취지에는 전혀 맞지 않았겠지만 독자의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