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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공책 1

[ 작가 탄생 100주년 특별판 ] 창비세계문학-73이동
리뷰 총점7.8 리뷰 4건 | 판매지수 180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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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76쪽 | 729g | 145*210*28mm
ISBN13 9788936464707
ISBN10 8936464701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 대표작] 페미니즘 문학의 경전이자 20세기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 '여성들은 얼마나 더 자유로워졌는가'라는, 지금-여기 한국에서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다룬 명작으로, '성 대결'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하는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 소설MD 김도훈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레싱의 대표작은 생물학적 여자가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경위를 면밀히 탐사한 씨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필적하는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강렬한 공감효과로 독자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여성을 인식의 대상으로만 가정한 보부아르 저작의 한계를 넘어서는 문학적 성과이기도 하다. 아울러 해방된 삶의 조건들을 탐사하는 이 소설의 작업은 여성의 예속에 대한 증언에 머물지 않고, 젠더 구분을 비롯하여 그릇된 이분법들과 구별에 기초한 담론들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바로 이 점이 한 시대의 연대기나 페미니스트 경전을 넘어 『금색 공책』에 지속적인 생명을 불어넣는 성취일 것이다.
권영희(서울시립대 영문학과 교수)
--- 「옮긴이의 말」중에서

여자가 여자를 지켜주는 여자들만의 기사도가 있는 법이고, 이것은 다른 어떤 충성심보다 강력하다.
--- p.179

그중 외로운 여자 다섯명은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데도, 혹은 그들 탓에 조용하게 혼자서 미쳐가고 있었다. 모두 스스로에게 의혹을 품고 있었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이유에서 죄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예외 없이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선거운동 본부로 돌아와 나는 그날 오후의 책임자인 여자에게 이 여자들 얘기를 꺼냈다. 그녀는 말했다. “그래요. 선거운동 나갈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는 심정이 되죠. 이 나라엔 자기 혼자 미쳐가는 여자들이 정말 많아요.”
--- p.279~280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럽게 나아간다고요?”
“그래, 꿈은 매번 더 강력해지니까. 사람들이 뭔가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 일을 쟁취할 때가 오는 법이야.”
“뭘 상상한다는 거죠?”
“네가 말한 그거. 선량함 말이다. 친절함. 더이상 짐승으로 살지 않기.”
--- p.435

내 안의 긴장이 시작되었고 평화는 이미 사라졌다. 스위치가 켜지고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재닛에게 옷을 입히고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낸 다음 마이클에게도 아침을 차려줘야지, 차가 다 떨어졌다는 거 잊지 말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이 쓸모없지만 틀림없이 불가피한 긴장과 더불어 원망의 스위치도 함께 켜진다. 무엇에 대한 원망일까? 불공평이겠지. 세세한 것들을 걱정하느라 그렇게도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원망.
--- p.51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네가지 색 공책으로 분열된 자아상,
그리고 “모든 것이 부서지고” 난 뒤
분리의 극복과 통합으로 나아가는 금색 공책

『금색 공책』의 구조는 각각의 부분이 거대한 전체로 연결되는 태피스트리와 같다. 여러 단편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을 퍼즐처럼 엮어나가는 실험적 형식은 포스트모더니즘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레싱은 1971년판 서문에서 “형식을 통해 말하도록” 하는 정교한 서술 구조를 직접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선 큰 줄기는 “‘자유로운 여자들’이라는 제목의 골격 또는 틀 아래 [원어로] 6만 단어 남짓한 통상적인 중편소설”로, 1950년대 후반 런던을 배경으로 전 공산당원이자 싱글맘 들인 애나와 그녀의 친구 몰리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에서 진행된다. 이 「자유로운 여자들」을 총 다섯장(章)으로 나누고,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인 애나가 작성해나가는 네가지 색 공책, 즉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공책이 후렴구처럼 반복된다.

분량 면에서 압도적인 검은색 공책에는 ‘소설 속 소설’인 애나의 데뷔작이자 유일한 발표작 『전쟁의 접경지대』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다. 소설의 재료가 된, 애나가 2차대전 전과 전쟁 기간 동안 영국의 중앙아프리카 식민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한 일, 소설을 패러디한 영화 시놉시스 등과 더불어 소설로 벌어들인 수입 내역,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각색을 제안한 이들과의 만남 등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빨간색 공책은 애나의 정치적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레싱과 마찬가지로 영국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애나가 비판적인 내부자의 시선으로 냉전기 영국 공산주의자들의 다양한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레싱이 의도했던 ‘1950년대의 연대기’로서 『금색 공책』의 성격에도 가장 부합하는 부분이다.

노란색 공책은 ‘제삼자의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애나가 쓰는 소설 원고이다. 애나가 레싱의 자전적인 주인공이라면, 노란색 공책의 주인공인 엘라는 애나의 자전적인 주인공이다. 사랑에 ‘빠진’ 애나-엘라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속박, 이성애적 욕망과 낭만적인 사랑의 판타지에서 비롯하는 구속은 계급, 정치 성향, 교육 수준 등의 차이들을 가로질러 절대다수의 여성에게 보편적인 굴레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파란색 공책은 애나의 기억과 꿈, 감정 등을 풀어낸 내밀한 일기로, 정신분석 상담가인 마크스 부인과 나눈 상담 내용, 일기 대신 스크랩해 붙여둔 각종 신문 기사 등이 담겨 있다. 마크스 부인과 애나의 대화를 통해 레싱은 정신병리를 전적으로 개인의 차원에서 파악하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이나 보편적인 신화의 차원에 놓는 융 심리학의 전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자행되는 폭력과 살상, 사상적 억압 등을 일종의 ‘텍스트 몽타주’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문제의 근원은 시대의 광기라는 사실이 저절로 드러나도록 한다.

그리고 맨 마지막 금색 공책에서 애나는 이 분열된 자신의 조각들을 하나로 엮어낸다. “애나가 공책을 한권이 아닌 네권이나 갖고 있는 건, 애나 자신이 인정하듯 혼돈이 지배하고 형식을 잃어버린 삶이 완전히 무너질까 두려워 현실의 제반 요소들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책들에 쓰는 일을 끝냈을 때 그 파편들로부터 새로운 어떤 것, 「금색 공책」이 나올 수 있게
된다.”(1971년 서문) 소설 전체의 도입부에서 애나가 하는 말인 “내가 보기엔 모든 게 다 부서지고 있다는 거야”(1권 41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부서짐’(cracking up) 혹은 ‘(감정적) 무너져 내림’(breaking down)을 레싱은 “자기치유이자 내면의 자아로 하여금 잘못된 이분법과 분리를 넘어서게 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여성들은 얼마나 더 자유로워졌는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

‘자유로운 여자들’이라는 각 장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소설 안에서 주변인들은 애나와 몰리를 가리켜 입버릇처럼 “당신네 자유로운 여자들”이라고 부르지만, 두 여자는 그 당시 인습에서 벗어난 삶을 산다는 의미에서만 자유로울 뿐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속박에 갇혀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를테면 생리 중인 애나가 냄새 걱정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생리혈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을 때, 친구의 전남편 사무실에서 감정적 육체적으로 겁박을 당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원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그 남자가 계속 따라올 때, 자신의 몸에 들러붙었던 남자의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 과일 행상 수레로 가서 예쁜 빛깔의 복숭아를 만져보고 집으로 돌아와 시원하게 흐르는 수돗물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를 때, 여성 독자들은 이건 바로 내 이야기야, 하고 느낄 것이다.

두 여자는 모두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면서도 남성의 욕망과 필요에 언제나 자신을 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 『금색 공책』은 이처럼 남성과의 관계가 여성에게 내밀한 감정적 정신적 속박으로 작용하는 양상을 거침없고 예리하게 탐색한다. 외형상의 독립이나 제도적 차원의 젠더평등은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더 내밀한 차원에서 여성은 아직도 구속된 존재임을 드러낸다. 이 책이 출간된 지 50년이 지나서도 ‘살아 있는’ 현재적 소설로 읽히는 이유는 여전히 대다수의 여자들이 진정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레싱은 1971년판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약자를 못살게 구는 남자는 자기가 사는 이 세상이나 그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자다. 즉 남녀가 과거에 무한히 다양한 역할들을 맡아왔고, 지금도 어떤 사회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그런 남자는 무지하거나 혹은 통념을 따르지 않으면 두려워지는 비겁한 인간이다…… 이 내용을 난 오래된 과거에 부치는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적고 있다. 10년만 지나도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이 다 쓸려나가리라 확신하면서.”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서문이 쓰인 날로부터 40년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레싱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성 대결’의 이분법을 넘어
할머니가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가 딸 아들에게 물려주는 우리 시대 필독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우호적인 평론가나 비판적인 평론가나 양쪽 공히 이 책을 ‘성 대결’에 관한 작품으로 ‘격하’했다. 그러나 레싱은 이 모든 혼란을 겪은 뒤 써 내려간 1971년판 서문에서 자신이 여성해방운동을 지지하는 것과 별개로 “이 소설은 여성해방운동의 응원가가 아니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분리와 분열을 딛고 넘어선 ‘통합’이야말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임을 거듭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레싱은 1993년판 서문에서 변화한 시대에 따라 달라진 독자들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저 자신이 이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딸에게 책을 건넸고, 딸도 아주 좋아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50대 여성을 여럿 만났다. 어떤 젊은 여성에게서는 이런 얘기도 들었다. “엄마가 이 책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다며 읽어보라고 권하셨는데, 지금은 엄마를 훨씬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 책을 엄마도 읽었고, 지금은 제가 읽고 있어요”라는 말도 자주 듣곤 했다. 이렇게 두 세대에 걸쳐 읽히는 책이 되었는데, 얼마 전에는 어떤 할머니가 이 책을 아들에게 건넸으며, 또 그 아들이 자기 딸에게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세 세대. 그렇다, 나로선 우쭐해질 수밖에.(1권 10~11면)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세계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으니 변화하는 세계를 담은 책을 추천합니다.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그런 책들요. 도리스 레싱의 『금색 공책』도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1950년대 여성운동가 집단에서 일어난 일들을 쓴 것이지요. 학생운동과 여성운동, 히피문화 등이 얽힌 1950년대 후반이라는 미묘한 시기를 다루고 있어 여성운동가에게는 교과서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영란(전 대법관, 『판결과 정의』 저자)

세계문학 최초의 탐폰.
- 레이철 블로 듀플레시스(시인, 비평가)

20세기 작가들의 러시모어산(미국 초대 대통령 4인이 조각된 바위산)이 있다면, 도리스 레싱은 그곳에 새겨질 가장 확실한 인물이다. 성 격차의 견고한 성이 무너지고, 여성들이 늘어난 자유와 선택 그리고 그에 따라 늘어난 도전에 직면했을 때 도리스 레싱이라는 이름이 그 중심에 있었다. 20대 초반에 만난 『금색 공책』의 주인공 애나 울프는 내 눈을 뜨게 해주었다.
- 마거릿 애트우드(『시녀 이야기』 저자, 2000·2019 부커상 수상자)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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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려운 책, 읽고 나면 지식이 쌓인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p*****7 | 2020.05.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까지는 흥미로웠습니다. 거의 100년 전의 일인데도 너무나 현재 같이 느껴져서 술술 읽혔어요. 그런데 중간부터... 역사적 배경이 필요하더라구요. 역사적 배경이 없이 읽다보면 아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당시 시대상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어요. 영국인 주인공 입장에서 그 역사의 소용돌이를 겪는 여성으로서 흥미진지한 이야;
리뷰제목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까지는 흥미로웠습니다. 거의 100년 전의 일인데도 너무나 현재 같이 느껴져서 술술 읽혔어요. 그런데 중간부터... 역사적 배경이 필요하더라구요. 역사적 배경이 없이 읽다보면 아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당시 시대상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어요. 영국인 주인공 입장에서 그 역사의 소용돌이를 겪는 여성으로서 흥미진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읽었다가는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으니 함께 역사 공부도 하심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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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도리스 레싱 : 금색 공책 1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왜*******래 | 2020.04.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도리스 레싱 명성에 기대어 호기롭게 구매했는데일단 책의 두께에 한번 절망하고 인생의 굴곡에 한번 더 슬픔을 만끽하고 나니읽을 시간을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도입부는 재밌었던 것 같은데이야기가 좀 어수선했던 기억이 있다*여자가 여자를 지켜주는 여자들만의 기사도가 있는 법이고, 이것은 다른 어떤 충성심보다 강력하다.*그중 외로운 여자 다섯명은 남편과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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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 

명성에 기대어 호기롭게 구매했는데

일단 책의 두께에 한번 절망하고 

인생의 굴곡에 한번 더 슬픔을 만끽하고 나니

읽을 시간을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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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는 재밌었던 것 같은데

이야기가 좀 어수선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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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여자를 지켜주는 여자들만의 기사도가 있는 법이고, 이것은 다른 어떤 충성심보다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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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외로운 여자 다섯명은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데도, 혹은 그들 탓에 조용하게 혼자서 미쳐가고 있었다. 모두 스스로에게 의혹을 품고 있었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이유에서 죄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예외 없이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선거운동 본부로 돌아와 나는 그날 오후의 책임자인 여자에게 이 여자들 얘기를 꺼냈다. 그녀는 말했다. “그래요. 선거운동 나갈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는 심정이 되죠. 이 나라엔 자기 혼자 미쳐가는 여자들이 정말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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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금색 공책] 나라는 모순과 싸운 기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0.04.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공책이라고 하니 학창 시절 새 학기가 되면 문구점으로 달려가 새 공책을 샀던 기억이 떠오른다. 색색의 공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공책들을 골라 표지에 이름을 쓰고 과목명도 적었다. 첫 장을 쓸 때는 글씨도 또박또박 예쁘게 쓰고 줄도 자를 대고 단정하게 긋다가 뒷장으로 갈수록 글씨는 삐뚤빼뚤, 줄은 대충대충, 어지러운 모양새가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렇게 마구 쓰다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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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이라고 하니 학창 시절 새 학기가 되면 문구점으로 달려가 새 공책을 샀던 기억이 떠오른다. 색색의 공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공책들을 골라 표지에 이름을 쓰고 과목명도 적었다. 첫 장을 쓸 때는 글씨도 또박또박 예쁘게 쓰고 줄도 자를 대고 단정하게 긋다가 뒷장으로 갈수록 글씨는 삐뚤빼뚤, 줄은 대충대충, 어지러운 모양새가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렇게 마구 쓰다가 끝까지 다 못 쓰고 버린 공책이 몇 권인지. 소중한 살을 내어준 나무들에게 죄스러울 따름이다.


도리스 레싱의 장편 소설 <금색 공책>에도 주인공 '애나'가 새 공책을 사러 가는 장면이 나온다. "공책 네 권은 모두 18인치쯤 되는 너비에, 겉장은 싸구려 물결무늬 비단처럼 광택이 났다. 색으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각각 검정, 빨강, 노랑, 파랑이었다." (1권, 118-9쪽) 애나는 네 권의 공책에 각각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검은색 공책에는 애나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노란색 공책에는 경험한 이야기로부터 상상한 이야기를, 빨간색 공책에는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파란색 공책에는 그날 그날의 일기를 적는다.


한 사람인 애나가 네 권의 공책으로 상징되는 네 개의 분신을 가진 것처럼 애나의 삶 자체가 분열되어 있고 모순 투성이다. 애나는 젊은 시절 담배 농장주인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영국의 식민지로 떠났다. 도착하자마자 그 남자와 결혼해 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그곳에서 공산주의자 청년들과 어울리며 지냈다. 그때의 경험을 소설로 썼는데 그 소설이 히트를 쳐서 지금까지도 인세를 받고 있다. 애나는 공산주의자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 공산당에 가입한 적도 있지만 공산주의 이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는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다고 믿는 페미니스트이지만 남성 없이는 아무런 욕구도 만족도 느끼지 못한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그의 아이를 낳고 싶은 욕망을 못 버린다. 언제 수입이 끊길지 모르니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발벗고 나서서 일자리를 찾아보지는 않는다.


애나가 첫 소설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오랫동안 다음 작품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이런 모순 때문인지 모른다. 젊은 시절 애나에게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명확했다. 전쟁 중이었으므로 전쟁에 반대하는 공산주의자들과 어울리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강렬한 경험을 했고 이걸 글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소설을 썼으니 발표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빠지면 쉽게 몸을 허락했고, 그것이 '자유로운' 여자라면 마땅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공산당이 몰락하는 모습을 볼수록, 자신의 소설이 평론가와 독자들로부터 혹평을 받거나 아예 잊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수록, 자신을 '신식 여자'라고 불렀던 남자들이 각자의 가정에 있는 '구식 여자'의 품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수록, 애나는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하게 된다. 걷는 법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걷지 못하게 되듯이, 사는 법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애나는 결코 예전처럼 살 수 없게 된다.


"'개인성'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 하지만 유칼립투스 아래 그 무리를 회고하면서, 내 기억 속에 다시 그들을 되살리면서, 그 말이 헛소리에 불과함을 불현듯 깨닫는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메리로즈를 만난대도 그녀는 어떤 몸짓을 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눈길을 돌릴 테고, 바로 그 때문에 파괴될 수 없는 메리로즈로 남는 것이다." (1권, 196쪽)


그렇다면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하나의 사상이 한 사회를 휩쓸 때 누구는 경도되고 누구는 경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폭력적인 구분을 누구는 받아들이고 누구는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나는 한때 그것이 사회 경제적인 계급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가, 교육 수준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가, 종국에는 그 어떤 압력이나 제도로도 변경하거나 제거할 수 없는 개인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자신이 머리로는 공산주의나 페미니즘 같은 사상에 동의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러한 사상에 합치되는 삶을 살지 못하는지 알고 싶은 나머지 심리 상담을 받고 꿈 해석을 청한다. 결국 애나는 꿈속에서 자신에게는 무수한 가능성이 있고 그중 하나를 선택한 결과가 현재의 자신이라는 답을 얻는다.


"백가지 인생을 사는 것 같았고, 내가 아직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했거나 경험하기를 거부한, 혹은 내게 맡겨지지 않았던 여성으로서의 역할이 그토록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심지어 꿈속에서조차, 나는 삶에서 그것들을 거부했기 때문에 지금 그 역할을 연기하는 비운에 처했음을 알고 있었다." (2권, 351쪽)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영화들이었지만 감독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2권, 371쪽)


예쁘다고 산 공책을 끝까지 쓰지도 않고 버린 어린 날의 기억처럼, 인생은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내가 배신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한때 옳다고 믿었던 것을 끝까지 옳다고 믿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모순이나 분열과 갈등하는 과정 없이 순탄하고 온전하게 믿음을 고수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강한 신념이라기보다는 아집이나 미성숙이 아닐까. 인간을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 부자와 빈자 등으로 구분하고 차별하는 분열의 속성이 사회에 있다고 탓하기는 쉬우나, 그러한 속성이 인간 - 그중에서도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고백하고 반성하기는 어렵다. 나는 이 작품에서 그러한 고백과 반성의 목소리를 읽었고, 그것이 이 작품을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의 반열에 올렸다고 생각한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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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맘 | 2022.03.16
구매 평점4점
어려워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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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p*****7 | 2020.05.20
구매 평점4점
나도 얼른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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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래 |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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