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국 북트러스트에서 선정한,
책을 사랑하는 소녀가 전하는 ‘나의 특별한 책방 이야기’
책을 사랑하는 소녀 밀리와 ‘걸어 다니는 책 백과사전’이자 민티 책방의 주인인 민티 할머니와의 우정을 그린 동화 『책방이 사라졌다!』가 찰리북에서 출간됐다. 동네 독립 책방인 ‘민티 책방’에는 민티 할머니가 주최하는 ‘책 읽기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밀리. 밀리는 나중에 커서 민티 책방의 직원이 될 생각마저 할 정도로 민티 책방과 책을 사랑하는 소녀다. 그러던 어느 날, 밀리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민티 할머니와 민티 서점이 사라진다.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던 것들을 잃은 밀리는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책방이 사라졌다!』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책도 잃고, 책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책방 주인까지 잃은 아이의 상실감과 그것을 다시 되찾으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또 자신의 노력으로 원하던 것을 이뤘을 때의 성취감도 느껴 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영국의 북서부 바닷가 마을에 있는 작은 책방, ‘스토리텔러스(Storytellers.Inc)’의 주인장인 저자가 자전적으로 쓴 이야기다. 책방이란 무궁무진한 모험과 다양한 보물이 숨겨진 보물상자와 같다고 말하는 저자는 어머니와 함께 벌써 8년째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는 마치 저자가 겪은 일인 양 무척 생생하게 그려진다. 『책방이 사라졌다!』는 영국의 책 읽기 장려 단체인 ‘북트러스트(www.booktrust.org.uk)’에서 수여하는 ‘2019년 북트러스트 도서’로 선정되었다.
“이 세상에 읽을 책이 없는데, 안경은 무슨 소용일까요?
민티 책방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소중한 책방을 잃지 않으려는 한 소녀의 눈물겨운 분투기
주인공 밀리는 책을 사랑하는 소녀다. 동네의 터줏대감 ‘민티 책방’에 매일같이 드나들면서 민티 할머니의 책 읽기 시간을 고대한다. 또 마음에 드는 책을 사려고 용돈을 모으고, 용돈으로 산 책을 애지중지하며 자신의 방 책꽂이에 꽂아 둔다. 밀리에게 민티 책방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장소이다. 하지만 밀리는 하루하루 낡아가는 책방과, 젊었을 때의 사진과 달리 머리가 하얗게 새어 버린 민티 할머니가 걱정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방이 안경점처럼 다른 가게로 바뀔까 봐 전전긍긍한다. 또 자신이 걱정한 대로 책방이 사라지자 엎드려 울며 좌절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새로운 책방 주인을 찾기 위한 방책을 마련한다. 저자는 사라진 책방을 되찾기 위한 밀리의 분투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이러한 밀리의 섬세한 묘사는 저자가 글을 쓰는 작가인 동시에 독립 책방을 운영하고 있어 표현할 수 있었다. 늘 책방으로 놀러오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함께 호흡해 온 덕분이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을 쓰는 동안, 저자는 책방의 주인인 민티 할머니가 아닌, 어떡하든 책방을 구하려는 밀리에 동화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독립 책방에도 많은 애로사항이 있고, 밀리처럼 언제고 책방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의 영어판을 지난 2019년 6월 13일에 출간했다. 바로 영국 자치단체에서 지정한 ‘독립 책방 주간(Independent Bookshop Week)’에 맞춰 낸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민티 책방’에 빗대어 전하는 ‘전 세계의 독립 책방 구하기 대작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책 읽기의 시작은 책방 탐험부터!
두근두근한 보물상자 같은 책방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을 찾아보아요
나에게 책방은 두근두근한 보물 창고 같은 곳이에요. 책방을 직접 운영하면서도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다른 책방을 들려보곤 하죠. 어떤 책을 발견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당장에라도 달려가 보고 싶은 책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자의 말 중에서
밀리는 책방 주인인 민티 할머니를 ‘걸어 다니는 책 백과사전’이라 부르며 늘 새로운 이야기를 주문한다. 곰이 나오는 책, 해적이 나오는 책, 조랑말 이야기에 외계인이 나오는 이야기까지. 그렇게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듣고 읽으며 밀리는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엉엉 소리 내어 울고, 깔깔 소리 내어 웃는다. 밀리에게 책이 없는 세상은 암흑과도 같다.
이 책에서는 밀리의 감정 변화를 말로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2017년 영국에서 뽑은 ‘올해의 그림책 작가’에 오른 일러스트레이터 커스티 뷰티맨이 마술을 부리듯 색으로 구현해 낸다. 밀리가 민티 할머니와 함께 책을 읽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장면에서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생동감을 입힌다. 반면 책방이 사라지고 난 뒤의 장면에서는 대체로 우중충한 회색빛으로 표현하여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밀리의 심경을 대변한다. 이렇듯 색의 변화를 줌으로써 밀리에게 닥친 막막한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고, 어린이들에게 좌절, 슬픔, 기쁨 등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책방이 사라졌다!』는 밀리라는 주인공을 통해 책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또 책에 담긴 글과 그림이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 준다는 것도 일러 준다. 그러니 책이 무수히 꽂힌 책방은 그 무엇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상자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