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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

두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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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778g | 160*225*30mm
ISBN13 9788934999782
ISBN10 893499978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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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리 가지 않아 나는 뭔가 부드러운 것에 머리를 부딪쳐 갑자기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디에 부딪혔는지 보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아주 친절한 얼굴을 한 작고 둥글둥글한 남자가 나처럼 젖은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주 낡은 중산모자를 쓴 그 남자의 손에는 검은색 작은 가방이 들려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오는 걸 못 봤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작은 남자는 자신을 넘어지게 했다고 화를 내기는커녕 껄껄 웃기 시작했다.

“언젠가 인도에 갔을 때가 생각나는구나. 폭풍 속에서 어떤 여자와 전속력으로 부딪혔는데, 그 여자는 머리 위에 당밀 주전자를 이고 있었단다. 그 후로 며칠 동안 내 머리 위에 달콤한 당밀이 남아 있었던 탓에 파리가 계속해서 날 쫓아다녔지. 그래, 다치진 않았니?”

“아니요, 전 괜찮아요.”

“나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서로 잘못했구나. 우린 둘 다 흠뻑 젖었으니 이렇게 앉아서 얘기하면 안 되겠다. 넌 얼마나 더 가야 하지”

“우리 집은 마을 반대편에 있어요.”

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저런, 길이 엉망이던걸! 분명 더 엉망이 되었을 거다. 나랑 같이 우리 집으로 가서 몸을 좀 말리는 게 좋겠다. 이런 비는 금방 그치니까.”

그러고는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함께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이 이상하게 생긴 작은 남자가 누굴까, 어디 살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내 몸을 말려 주려고 나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고 있었다. 시간을 말해 주는 것도 거절하던 시뻘건 얼굴의 늙은 대령하고는 천지차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여기란다.”

“아, 그런데 말입니다.”

두리틀 선생님이 말했다.

“가끔씩 제가 여행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드님이 저랑 같이 여행을 가도 반대하지 않으시겠죠”

가엾은 어머니는 움찔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도 못마땅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선생님의 의자 뒤에 서 있던 나는, 아버지의 대답을 기다리며 심장이 방망이질하듯 두근거렸다.

“네.”

잠시 후 아버지가 천천히 대답했다.

“다른 것도 동의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반대하면 안 될 것 같군요.”

분명 그 순간 나는 세상 그 어떤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였다. 나는 꿈을 꾸듯 하늘을 붕 떠다녔다. 춤을 추고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마침내 내 꿈이 이루어지려고 했다. 나도 성공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선생님이 바다 여행을 떠날 때가 거의 다 되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폴리네시아가 그러는데 선생님은 여섯 달 이상 집에서 계속 머무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선생님은 분명 이 주일 안에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나, 토미 스터빈스는 선생님과 함께 여행을 떠날 것이다! 생각해 보라! 바다 건너 외국의 바닷가를 걷고, 세상을 돌아다니다니!

선생님은 황소를 쫓아 달려갔다. 경기장을 돌고 돌다, 둘은 숨을 헐떡거렸다. 사람들 사이에 흥분이 일었다. 이런 모습은 투우 경기에서 처음이었으니까. 사람이 황소를 피해 달아나는 게 아니라 황소가 사람을 피해 도망쳐 달아나다니! 마침내 열 바퀴를 돌고 나서 영국인 투우사 존 두리틀은 마지막 속력을 내어 그 가엾은 황소의 꼬리를 잡았다.

그런 다음, 선생님은 겁먹은 이 짐승을 경기장 가운데로 이끌며 황소에게 갖은 재주를 다 부리게 했다. 뒷다리로 서기, 앞다리로 서기, 춤추기, 껑충껑충 뛰기, 구르기, 마지막으로 황소에게 무릎을 꿇고 앉게 했다. 그러고는 황소의 등에 타 재주넘기를 하더니 짐승의 뿔을 잡고 또 다른 곡예도 보여 주었다.

페피토와 조수는 기가 팍 죽었다. 군중들은 페피토와 조수를 까맣게 1잊어버렸다. 두 사람은 내가 앉아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담장 옆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샘이 나 서로 투덜거리며 서 있었다.

이윽고 선생님이 돈 엔리코의 자리를 향해 인사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이 황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는군요. 데리고 가 주시지요.”

“당신은 새로운 황소 한 마리를 원하시오”

돈 엔리코가 물었다.

“아닙니다. 나는 기운 찬 황소 다섯 마리가 필요합니다. 한꺼번에 전부 넣어 주시오.”

그러자 사람들이 놀라 소리쳤다. 그동안 사람들은 늘 한 번에, 황소 한 마리를 피해 달아다는 투우사들을 보아 왔다. 그런데 다섯 마리나! 투우사는 죽을 게 뻔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열 살짜리 꼬마 토미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글도 못 읽고 친구도 없다. 새알이나 나비를 찾으러 다니거나 낚시를 하거나 블랙베리나 버섯을 따러 마을 언저리를 배회하는 것이 토미의 일상이다.

그런 토미에게 멋진 친구가 생겼다. 땅딸막한 체구에 우스꽝스런 외모를 지닌 두리틀 박사는 박물학자이자 유능한 수의사이다. 그는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동물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오리 댑댑, 충직한 개 지프, 현명한 앵무새 폴리네시아, 꾀 많은 원숭이 치치, 아름다운 보라극락조 등 다들 두리틀 박사의 오랜 친구들이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개인 동물원에는 이 세상에 한 마리뿐인 머리가 두 개 달린 ‘푸시미풀유’ 등 신기한 동물들로 가득하다.

두리틀 박사가 토미에게 글을 가르쳐 주는 조건으로 박사의 조수가 된 토미는, 두리틀 박사와 함께 남태평양의 거미원숭이 섬을 찾아 항해를 떠난다. 하지만 이들의 항해가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배에 몰래 올라탄 밀항자들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무일푼으로 에스파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황소 다섯 마리와 목숨을 건 투우를 벌인 후 성난 군중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현명한 폴리네시아 덕분에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무사히 탈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끔찍한 태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어 바다를 떠돌다 겨우 거미원숭이 섬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원주민과의 무시무시한 전쟁이다. 힘겨운 전쟁을 치르자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두리틀 박사에게 왕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왕이 되었지만 두리틀 박사는 세상 그 어떤 왕보다 훌륭한 많은 일들을 해낸다.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마을에 하수도를 설치해 질병을 예방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등 하루 종일 너무나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두리틀 박사에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토미와 일행들에겐 고향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 두리틀 박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거대한 바다유리달팽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결국 거대한 바다유리달팽이 속에 몸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해안가에 왕관만 남겨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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