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3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124쪽 | 460g | 188*240*20mm |
ISBN13 | 9788993784213 |
ISBN10 | 8993784213 |
발행일 | 2013년 03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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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24쪽 | 460g | 188*240*20mm |
ISBN13 | 9788993784213 |
ISBN10 | 8993784213 |
젠탱글을 소개합니다 젠탱글과 나 CHAPTER 1: The Beginning 시작은 언제나 설레요! 젠탱글의 역사 젠탱글 소품들 휴식과 집중 CHAPTER 2: Tangling 직접 그려봅시다! 캐빈 플로어 파이브-오! 스타피쉬 에코 브롱크스 치어 치어스 무카 패싯 허니컴 프리페리 트리폴리 비트위드 젠탱글에 음영 만들기 흑백 젠탱글 갤러리 CHAPTER 3: Color 컬러는 나를 행복하게 해! 기본적인 색채이론 12-색상환 3원색 등화색 보색 유사색 단색 CHAPTER 4: Art Materials 미술재료에는 중재자가 필요해 사쿠라펜: 마이크론, 수플레 그리고 글레이즈 펜 색연필 잉크텐스 잉크와 펜촉 수채색연필 수채화물감 과슈 아크릴물감 CHAPTER 5 Art Journal 젠탱글과 아트저널 테두리 만들기 글자 꾸미기 뒷배경이 되는 젠탱글 젠탱글과 무늬 종이 악센트 주기 고무도장과 젠탱글 젠탱글로 형태 만들기 젠탱글과 사진 디지털 젠탱글 디지털 미스테리아 쉬워요! 컬러 젠탱글 갤러리 디지털 젠탱글 갤러리 젠탱글 친구들 더 읽을 거리 그 밖의 참고자료들 감사의 글 |
젠탱글
카스 홀 지음, 김영수 옮김, 인간희극 펴냄
그저께 퇴근길에 라디오에서 여의도의 벚꽃 축제 기간이 꽃샘추위 덕분에 만개기간이 연장되어
며칠 더 늘여 이번 주말까지라는 얘길 들었다.
그땐 그런가보다 하며 그저 서울 사는 사람들은 지금 한창 꽃구경 하느라 좋겠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였는데 오늘 아침 문득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 타고서라도 그곳에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있는 곳은 벚꽃이 예년보다 빨리 피었고 만개시기에는 비바람이 불었던 탓에
빨리 시들어 버려 내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조금 남아있는 비행기 마일리지 덕에
꽃구경은 공간이동(ㅎㅎ)을 통해 한번 더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두근두근 즐겁다.
읽으며 즐거웠던 젠탱글 책 이야기를 풀려고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서두가 길었다.
실은 이 책의 표지를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진다.
<젠탱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대로 '젠' 즉 선(禪)과 관련이 있다. 선 중에서도 명상쪽에 특히.
젠(zen)과 어지럽게 얽힌 선이란 의미를 가진 탱글(tangle)의 합성어. 낙서명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낙서는 아닌 것 같다. 젠텡글의 공인 패턴만 해도 110개가 있다고 하니 말이다.
5세부터 105세까지의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학교나 병원, 복지센터, 건강증진센터 같은 곳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하니 '치료'의 개념도 얼마간 있는 것 같다.
종이와 볼펜과 같은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게 '젠텡글'이라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피그마 마이크론펜(특히 사쿠라사에서 나오는 것), 종이질이 고급스러워 보기만해도 행복할 것 같은
파브리아노지와 같은 문구류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잉크텐스 색연필이나 수채색연필에도 관심 갔다.
그래서 아이와 교보문고의 문구코너에 가볼까 싶기도 했다.
우리 집 주변에도 젠텡글 기본 패턴을 강의해주는 문화센터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끄적끄적 마음을 집중하다 보면 머릿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들이 잦아들고 그저 종이위로 생각이 모아져
생각이 단순해지고 마음이 고요해진다는 측면에서 명상과 닮은 것 같다. 저자는 항암치료중에도 이 젠탱글을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었다고 하는데 몇 가지 패턴 중 마음에 들면서 쉬운 것부터 따라 해보자 싶었다.
젠탱글
마음이 맑아지는 낙서 명상, 부제목이 확 마음에 와닿는다. 낙서만 해도 명상이 된다는 뜻이니깐 말이다. 표지에 나오는 소녀의 하트 그림처럼 책 속에는 하트와 동그라미, 부채살 무늬 등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모두 낙서이다.
그런데, 낙서치고는 그 정교함과 규칙성이 참으로 놀랍다. 이런 이런, 낙서가 예술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설명한 미술책. 다시 보니 이런 설명이 가깝다. 하지만 낙서 조금에 마음까지 평온해진다면야 그저 좋다.
책의 부록으로 예쁜 노트도 포함되어 있다. 낙서, 아니 젠탱글 연습장이다. 벌써부터 나의 두 아들들은 내 책상 위 볼펜통에서 이런 저런 볼펜들을 꺼내 들고 있다. 자기들 스케치북이 이미 여백이 없으니 그 예쁜 공책을 내 놓으란 심사다. 뭐 가족들과 함께 낙서하면서 주말을 여유롭게 보내고자 한 것이 나의 계획이니 그냥 주었다.
아직까지 노트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스케치북 한 권을 일 주일이면 분해시켜 버리는 녀석들이 왠지 이 노트는 얌전하게 다룬다. 나도 노트를 펴고, 젠탱글 책을 폈다. 예전 컴퓨터 그래픽 시간에 만들어본 프랙탈을 연상시킨다. 프랙탈이란 간단히 말해 무한 반복 패턴이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일정한 흐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프랙탈이 그런 걸 상징하는 것 같다. 해안선이나 고사리의 무늬 같은 그림을 무한히 그려서 축소하면 전체 그림의 일부가 된다.
어쩌면 젠탱글도 사람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유전된 영원, 무한 등의 의식들을 추구하는 낙서이기에 명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냥 그리는 듯하지만 종국에는 내가 원하는 어떤 대상이나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현재 이루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답답해 하는 것이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표출로 인해 좀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 싶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말을 잘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이 무수히 많았지만 결코 잘 하지 못했다. 그때 생긴 버릇 중에 빈 공책에 낙서를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나도 지금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끼어드는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었다. 지금도 회의 시간에는 이런 버릇이 있다. 덕분에 졸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면 내 노트는 의미없는 낙서로 인해 정리가 필요하다. 그런 낙서 속에 글씨들도 낙서와 함께 움직이는 그림처럼 보인다.
회의란 대세에 동참하지 못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나 스스로 생산하는 느낌이다.
젠탱글, 스스로 버릴 수 없는 자신만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예술로 승화시킨 것은 아닐까? 좀더 미술적 재능과 기술이 가능하다면 이런 젠탱글을 친구나 가족, 연인에게 스카프나 수건으로 만들어 주면 무한한 연의 고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과 낙서하는 것이 즐거울 수 있어 좋다.
책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그리는 방법들이 순서대로 나열이 되어 있어서 책을 보고 천천히 따라하면 젠탱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기본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젠탱글에 색상을 더해서 더 아름답게 표현이 된 그림들도 다양하게 등장을 하였다. 예전에 미술시간에 배운 보색의 개념과 색들이 어떻게 표현이 되어야지 아름다운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데 그러한 내용들이 같이 나열이 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다양한 그림에 대한 접근을 해볼수가 있었다. 젠탱글에 나오는 그림은 단순하게 어떠한 느낌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자 마다 해석 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마치 현대미술에서 말하는 그런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듯한 그림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무척이나 새롭고 미술에 대해서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젠탱글 낙서장을 통해서 나의 생각에 대해서 조용히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참으로 좋은 것 같다. 미술 전공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미적 감각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이러한 요인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좋은 사고의 발상인듯 하다. 각자 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를 구분 짓기는 어렵겠지만 그 속에서 많은 의미를 보이고 있는 이 활동도 무척이나 의미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