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 나는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났고, 그들을 자식처럼 여겼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선생님 스스로를 먼저 돌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의 학생들은 선생님께 받아야 하는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해 주는 승무원과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이 조언은 교사에게도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소진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교직에 제대로 기여할 능력을 잃게 된다(Schaufeli, Leiter, & Maslach, 2009).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학생들을 위해서 스스로를 먼저 돌보아야 한다.
--- p.7

이 책은 교직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영역을 장별로 소개하고, 여러분에게 그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데 필요한 명확하고 실제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이런 전략은 교사들의 다양한 경험 혹은 이전의 수많은 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요인이 긴 근무 시간과 같이 여러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일 경우에는, 적어도 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주변에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 p.20

앨버(Alber, 2010)가 지적했듯이, 교사가 모든 숙제를 채점하여 성적표에 기록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활발한 수업을 계획하는 데 헌신하는 것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이 채점에 걸리는 시간을 솔직하게 살펴보고, 그중에 얼마만큼을 수업 계획을 세우거나 학생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투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 p.75

다음은 업무량을 줄이는 길을 닦을 수 있게 마음을 고쳐먹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자.
- 완벽주의 버리기
비합리적인 자기기대는 소진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인데, 아동복지사들의 사례(Van Hook & Rothenberg, 2009)에서도 입증되었다. 특수교사인 로리 스모크(Lori Smock)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앞으로 보다 나은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시간 확보를 위해 ‘완벽주의보다 부족한 상태를 받아들이기’가 소진을 피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완벽주의 버리기는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전략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전략이다. 나는 세세한 것까지 너무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느낄 때면 소진되지 않기 위해 좀 더 느긋해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완벽주의 때문에 스스로 괴로운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본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들이는 때가 언제인지, 그리고 어느 영역에서 그렇게 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p.97-98

소진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요구사항을 거절하는 일처럼 경계를 확실히 짓는 것이다(Skovolt & Trotter-Mathison, 2011). 만약 여러분이 이미 거절을 잘하고 있다면, 이 장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전략은 다른 사람이 시간과 도움을 요청할 때 잘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자.
- 편하게 “못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준비하기
거절하는 상황을 미리 생각하고 연습하면 거절을 해야 할 때 느끼는 불편감을 줄일 수 있다. “못 합니다”라고만 말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음과 같이 말해 보면 조금 더 나을 수 있다.
-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일을 좀 줄여야 할 상황입니다.”
- “죄송하게도 일이 너무 많아서 하겠다고 말씀을 드릴 수 없네요. 혹시 … 고려해 보시면 어떨지요.”
- “죄송해요. 그래도 못하겠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요즘 특히 스트레스가 심해서요. 가능하면 일을 좀 정리해야 할 형편이라서요.”
여기에 제시된 모든 반응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도 단호하다. 덧붙여 타당한 이유를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이번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적절한 대답이 무엇일지 결정하고, 필요할 때 활용해 보기 바란다.
--- p.116-117

일반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은 일상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것으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교사 M의 고백이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루함도 교사에게 소진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주요 원인에 포함된다(Elias, 2015). 인지적 박탈과 지루함은 소진의 일차적 해로움 중 하나에 속한다(Skovholt & Trotter-Mathison, 2011). 가르치는 일의 긴장감을 생각하면 교사가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런가 하면 노하우가 쌓이면 지적 도전이 부족해져 해가 될 수도 있다. 단조로움에 직면하는 교사들은 교사 M처럼 경력이 많은 능수능란한 교사인 경우가 많다. 이런 교사는 반복되는 일상을 깨뜨리고 싶어 하고, 이를 통해 동료와 학생들을 도울 수 있고 자기 영향력을 넓히는 동시에 새로운 즐거움을 얻게 된다.
--- p.144-145

3만 명 이상의 교사를 대상으로 한 미국교사연맹(ATF)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에게 두 번째로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는 바로 ‘훈육 문제’라고 한다(ATF, 2015). 작년 한 해 동안 학생에게 신체적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만 18%에 달하고, 특수교사의 경우 그 비율은 27%까지 치솟는다. 작년 한 해에만 교사의 9%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고 특수교사의 경우 그 비율은 18%였다(AFT, 2015). 미국의 정직 교사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60%는 교사를 좌절하게 만드는 원인 3위가 교사의 권위를 무시하는 학생이라고 답했다(University of Phoenix, 2015). 교사가 소진에 시달리는 다섯 가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교사가 학급 관리 능력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Elias, 2015).
--- p.190-191

공부로 힘들어하는 학생에게 해 주었던 조언을 떠올려 보자. 분명 “절대 포기하지 마. 넌 할 수 있어. 너를 믿어 봐”와 같은 말이었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런 말을 했다면 여러분도 이 말을 믿어야 한다. 교사에게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여러분은 소진에 시달린다고 해서 좌절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지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정면으로 맞서 싸우자.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법이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 다음, 새로운 전략을 하나씩 시도해 보기 바란다.

교사의 번아웃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책은 교사가 번아웃에서 탈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지 다양하고 구체적이며 실감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덕분에 교사 소진 예방에 관해 책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되었다.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수시로 조금씩 읽으며 여기서 소개하는 전략을 실천해 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 소진에서 벗어나 행복한 교직생활을 즐기게 될 것이다.

교사의 번아웃을 걱정하며 위로하는 책은 종종 있었지만, 전문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번아웃 예방을 도와주는 실용적인 책은 처음이다. 비행기를 탈 때 부모 먼저 산소마스크를 써야 자녀를 도울 수 있는 것처럼, 선생님이 반의 학생들을 돌보기 위해 먼저 스스로를 돌보도록 안내하는 현실적인 조언이 가득하다. 지쳐가는 대한민국의 교사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