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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웃고, 사랑하며 살며

울고 웃고, 사랑하며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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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91쪽 | 440g | 152*225*15mm
ISBN13 9788964951552
ISBN10 896495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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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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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때의 일이다.
1984년도 당시 부산 북구 주례3거리는 분주했다. 문간 바로 옆 셋방에 살던 나는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니 벌써 4가구 셋방에서 나온 몇 사람이 화장실 문 근처에서 얼씬거렸다. 영식이는 고교생이니 벌써 학교에 갔겠지만 영식이 아버지는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 오늘도 노가다일이 없는지 이제껏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이 오늘 또 이집이 시끄럽겠다. 쉬는 날 오후면 소주병을 들고 설쳐서 온 이웃을 불안하게 하는 분이다.
그는 술이 취하면 “세상이 말이야~”로 시작하는 레퍼토리가 있다.
식사 후 집사람과 문 밖을 나서니 골목이 얼어있다. 요즈음 영하의 날씨인데 이 골목에 밤사이 어떤 녀석이 물을 부어 놓은 모양이다. 아이들이야 이곳에서 3~40여 미터 정도 완만한 비탈이니 좋겠지만 어른들이 문제다. 벌써 연탄재를 이곳저곳에, 이 집 저 집에서 내놓고 밟아 깨어 흩어 놓았다. 삼한사온으로 칼라와 흑백TV가 공존하는 요즈음, 일기예보는 오늘부터 날씨가 풀리고 따뜻해진다고 했었다. 그래도 부산 날씨는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매섭다. 삼성여인숙 앞을 뛰어 내리니 큰길이다. 여기서 집사람과 헤어져야 한다. 집사람은 통근차가 이곳에 곧 도착할 것이고, 나는 조금 더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해야 한다. 정류장을 몇 미터 앞두고 10분을 기다려야 하는 버스가 벌써와 사람들을 올린다. 나도 뛰었다. 그리고 매달리다시피 올랐다. 겨울이면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많이 입어서인지 상당히 버스가 비좁다. 여름에는 걷거나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도 몇 명 있다.
아차, 연탄 집에 들러서 연탄을 주문하고 간다는 것을 깜박 잊었다. ‘에이’ 버스가 빨리 온 탓이다. 오늘밤 집사람에게 또 무어라고 변명을 해야 하나.회사에서 연탄이 자꾸 맘에 걸린다. 사실 어제 버스정류장 근처의 연탄 가게에 들러서 시켰어야 했는데 깜박하는 바람에 옆방 정순네 집에서 2장을 빌려서 쓰고 오늘 연탄을 들여 넣으면 주기로 했었다. 점심시간에 ‘김기사한테 부탁해야지’ 하는 맘을 먹고 김기사를 찾으니 양산 쪽으로 납품 갔단다. 나이가 좀 드신 양기사님께 부탁을 했다.
“양기사님, 이건 우리 집 약도고요, 그리고 우리가 쓰는 연탄집이 여기 이 집이니까 100장만 꼭 좀 오늘 넣어달라고 해 주이소. 미안합니다.”
맘 좋은 양기사 아저씨가 이내 “그려, 그려, 나중에 서면 나갔다 올 때 내 꼭 잊지 않고 연탄가게 들렀다 올 테니 그리 알고 담에 월급날 쇠주나 한잔 사”라고 한다.
맘이 놓인다.
일을 마칠 때쯤 날씨가 흐려지더니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이 겨울비는 여편네 바짓가랑이에서라도 피해가라 했던가. 아무튼 추운 이 날씨에 감기 들기 딱 좋은 비이니 하나도 반갑지 않다. 옷을 갈아입고 나설려니 고씨가 날 잡는다.
“한잔 하러가자.”
나는 걱정거리도 없으니 맘도 편하여 그와 함께 회사 앞 진주식당으로 갔다. 뱃속이 비었으니 잘도 들어간다. 금방 찌짐(부침개) 두 개와 소주 두 병을 비우고 비도 좀 그치기에 헤어졌다. 헤롱헤롱하며 여인숙 앞을 오르려니 까만 물이 골목을 ‘졸졸졸’ 흐르고 있다.
‘이상하다 저녁 5시쯤 내리던 비가 차츰 잦아져 이제는 멎었는데 여기는 비가 많이 내렸던 모양이구나. 여기는 오염물이 많았던 모양인데 잘도 씻겨나가네. 다행히 그래도 얼음은 다 녹았네.’
여인숙을 지나면 경사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걸어가는 동안 비는 오지 않아 사람이 다닐만한데도 골목의 까만 빗물은 줄어들지를 않았다. 집에 도착하여 24시간 잠그지 않는 대문을 들어선 순간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주형후! 넌 왜 사니?’
회사의 양기사가 주문하여 넣은 연탄이 배달되었으나 우리 집의 부엌에 넣지 못한 것이다. 당연히 나나 집사람이 부엌의 열쇠를 내어 주어야만 했으나, 집사람은 나에게 모든 일을 맡겼고, 나는 깜빡 시행착오로 연탄의 목적지에 해당하는 부엌의 문을 잠근 열쇠를 내 주지 않은 것이다.
연탄을 배달한 그분은 연탄을 넣고 쌓을 부엌 안에 들어갈 문이 잠겨있자 연탄을 추녀 밑에 쌓아놓고 돌아간 것이다. 그 연탄은 시간을 모르고 내리는 빗방울에 일부가 젖으며, 차츰 본연의 구멍 모습을 버리고 일개 탄가루로 화하고 이어 빗물에 씻긴 것이다. 정말 실수로 친다 해도 나는 정신이 빠진 놈이다. 지붕의 추녀가 작아서 항상 신발을 부엌에 넣고 부엌방으로 단칸에 들어서던 내가, 오늘은 정말 무엇에 씌었는지 왜 이런 실수를 했는지 나 자신이 괴롭다. 화장실 옆을 돌아가니 집사람이 보인다. 수돗물을 꼭지째 틀어놓고 연신 플라스틱 빗자루로 까만 연탄 물을 쓸어낸다. 이 물이 대문 밑을 지나 골목으로 여인숙 앞을 지나서 큰길가 하수도로 들어갈 것이다.
“여, 여보. 어떻게 된 거야?”
빗자루질을 하던 이 아줌마, “동작 그만!” 하더니 눈을 치켜뜨며 조용히 말한다.
“죽을래? 나갈래?”
야, 이거 말 잘못하면 세상 끝날 것 같았다.
“아, 아. 알았어.”
옆집 정순네 집에서 빗자루를 빌려가지고 와서 같이 까만 물을 쓸어냈다.
밀어 내도, 밀어 내도 그 물은 끝나질 않고 오히려 덩어리에서 더욱 세차게 검은 물을 뿜어냈다. 두 시간여를 씻어내고 나서야 골목은 희뿌연 게 제 색깔을 어느 정도 찾았으나, 우리 부부는 정말 기진맥진하였다. 술이 깬지는 오래고, 어디 앉아 목의 땀이 가라앉도록 막걸리 한 잔이 정말 그리웠다. 저쪽 끝 방의 동숙이네가 같이 도와준 것이 정말 가슴속에 지금까지 남아있다. 다행인 것은 연탄이 젖긴 했어도 깨진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날 밤은 나의 죄스러움에 우리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누워 자야만 했고, 골목에 군데군데 작은 연탄 덩어리들은 다음의 비가 내릴 때마다 희끄무레한 검은 물을 내뿜어 나의 눈을 어지럽게 하였다.
--- 「소중한 나의 사랑하는 가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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