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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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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68g | 140*200*30mm
ISBN13 9788959755240
ISBN10 895975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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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에게는 묘하게 마음이 편한 장소인데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의식이 다른 것에 쏠려서 결코 맞닥뜨리지 못하는 장소가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 장소에 있으면 혹시 나를 제외한 주변 전체의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닐까 싶은 공상에 사로잡히는 세계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p.7

당시 『미궁초자』를 한 편씩 읽어나간 것과 마찬가지로 그때부터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정신을 차렸더니 나는, 지금은 머릿속 가장 깊은 곳으로 완벽하게 아주 멀리 쫓아버린, 십수 년도 더 전에 일어난 사건의 한복판에 다시 서 있었다.
결국 미스터리와 호러, 기괴환상 분야의 책은 읽지도 쓰지도 보지도 말라고 했지만 나는 조금씩 당시를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 p.19

노파는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나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묵묵히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그래도 식탁에 두 사람 몫의 그릇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밥은 차려줄 모양이었다. 사기리는 아침상이 차려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택 주변의 지리를 가르쳐주었다. 그때 기쁘게도 하룻밤 더 자고 가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물론 바로 승낙했다. 아니, 꼭 재워달라고 부탁했다. --- p.46

“예, 그야 어릴 적에 귀에 못이 박일 만큼 들었죠. 나쁜 짓을 하면 자식귀가 끌고 가서 머리부터 우적우적 먹어치운다고요. 그 부근 아이들은 모두 그 이야기를 듣고 겁을 먹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어느 지방이나 똑같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오로지 어린아이의 버릇을 들이기 위해 이용됩니다. 따라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의 내용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없어요. 저는 의사지만 각지에 전해지는 신기한 이야기, 그것도 요괴에 관련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해서요. 아버지의 강한 희망이 없었다면 사실 민속학 공부를 하고 싶었을 정도라, 대학생 시절에는 후지모리야 박사의 책을 정독했습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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