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02월 12일 |
---|---|
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740g | 150*215*30mm |
ISBN13 | 9791190052207 |
ISBN10 | 1190052202 |
출간일 | 2020년 02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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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740g | 150*215*30mm |
ISBN13 | 9791190052207 |
ISBN10 | 1190052202 |
MD 한마디
언론인, 비평가, 소설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게 활약한 이어령 저자가 말년에 정리한 '한국인론'. 첫 번째 권으로, 한국인의 탄생을 논한다. 태명, 미역국, 삼신할미, 몽고반점, 포대기 등으로부터 한국인의 문화와 가치를 포착해냈다. - 손민규 인문 MD
채집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생명 기억과 그 무한한 시원의 에너지가 한류(韓流)의 원동력이며 21세기 생명화 시대의 원동력이다. 저자는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그의 이름 앞에는 의례 우리 시대의 석학, 대표 지성, 문화계의 거목 같은 수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저자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하고 스스로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한다. 이야기는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Meme)’이다. 저자가 스스로 21세기의 패관(稗官)을 자처하는 것은 이야기 속에는 서고(書庫)에 잠들어 있는 지식보다 깊은 인간의 진실과 생명의 본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잣거리와 술청과 사랑방과 드나들며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조선 시대의 패관처럼, 저자는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집단 지성을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이제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의 황제와 영웅,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인 이야기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 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어도, 한국인 이야기를 읽은 한국인은 없다. 아라비아에는 천하루 밤 동안 이어지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고, 한국에는 밤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한국의 이야기가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다가 꼬부랑 강아지를 만나…. 한국인의 몸에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듣기 힘든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유전자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던 그 이야기들 속에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문화적 원형이 담겨 있다. 저자가 현재를 살아갈 우리에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도 그 꼬부랑 할머니 같은 이야기다. 이 책의 구조가 열두 고개로 되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 1. 태명 고개: 생명의 문을 여는 암호 첫째 꼬부랑길: 쑥쑥이 말문을 열다 둘째 꼬부랑길: 태명, 또 하나의 한류 셋째 꼬부랑길: 이름으로 영혼을 춤추게 하라 넷째 꼬부랑길: 이야기로 시작하는 생명 2. 배내 고개: 어머니의 몸 안에 바다가 있었네 첫째 꼬부랑길: 나는 한 살 때에 났다 둘째 꼬부랑길: 어머니의 바다 이야기 셋째 꼬부랑길: 화이트 하트, 초음파의 발견 넷째 꼬부랑길: 태동, 발의 반란 3. 출산 고개: 이 황홀한 고통 첫째 꼬부랑길: 어머니와 미역국 둘째 꼬부랑길: 산고의 의미, 호모 파티엔스 셋째 꼬부랑길: 왜 귀빠진 날인가? 넷째 꼬부랑길: 나를 지켜준 시간의 네 기둥 4. 삼신 고개: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 첫째 꼬부랑길: 삼신할미의 은가위 둘째 꼬부랑길: 지워진 초원, 몽고반점 셋째 꼬부랑길: 삼가르고 배꼽 떼기 넷째 꼬부랑길: ‘맘마’ ‘지지’와 젖떼기 다섯째 꼬부랑길: ‘쉬쉬’ ‘응가’와 기저귀 떼기 5. 기저귀 고개: 하나의 천이 만들어낸 두 문명 첫째 꼬부랑길: 기저귀를 모르는 한국인 둘째 꼬부랑길: 냉전의 깃발 서양 기저귀 셋째 꼬부랑길: 기저귀 없는 세상 6. 어부바 고개: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스와들과 배내옷 둘째 꼬부랑길: 포대기는 한류다 셋째 꼬부랑길: 어깨너머로 본 세상 7. 옹알이 고개: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 첫째 꼬부랑길: 환한 밥 깜깜한 밥 둘째 꼬부랑길: 공당과 아리랑 셋째 꼬부랑길: 너희들이 물불을 아느냐 8. 돌잡이 고개: 돌잡이는 꿈잡이 첫째 꼬부랑길: 따로 서는 아이, 보행기에 갇힌 아이 둘째 꼬부랑길: 네 손으로 운명을 잡아라 셋째 꼬부랑길: 달라지는 돌상 삼국지 9. 세 살 고개: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숫자 셋의 마법 둘째 꼬부랑길: 우리 아기 몇 살 셋째 꼬부랑길: 세살마을로 가는 길 10. 나들이 고개: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 첫째 꼬부랑길: 자장가의 끝 일어나거라 둘째 꼬부랑길: 외갓집으로 가는 길 셋째 꼬부랑길: 달래마늘의 향기 11. 호미 고개: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나 첫째 꼬부랑길: 빼앗긴 들에도 둘째 꼬부랑길: 격물치지의 호미 셋째 꼬부랑길: 호미보다 도끼 넷째 꼬부랑길: 아버지 없는 사회 12. 이야기 고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첫째 꼬부랑길: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둘째 꼬부랑길: 꼬부랑 할머니와 꼬부랑길 찾기 셋째 꼬부랑길: 직선과 곡선 꼬부랑길 4: 이야기의 힘 이야기 밖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 |
한국인의 이야기
한국 사람이면서도 우리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시작이 엄마의 뱃 속 이야기인 태명이라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 태명이 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정서 마음, 바램 들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들 하나 하나가 무척 친근하면서도 내가 몰랐던 얼굴들을 보여준다.
그냥 흔하게 지나쳤던 사물들, 상황, 이야기들이
실은 우리 안의 고유한 정서와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짧고 쉬운 말들로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어령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지식과 연륜이 가져다 주는 힘인 것 같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어령님이 아직 지성을 내뿜어 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애들이 어릴때 읽었던 전집에도 친정엄마께서 추천해 주셨던 책에도 또 내가 직접 보았던 강연이나 책에도 이어령님은 늘 든든히 계셨다. 젊었을때 읽었던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나 몇년전에 읽었던 '지성에서 영성으로' 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따님의 간곡함으로 기독교인이 되기도 하셨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만한 인생의 사건을 겪으시고 만든 책이지만 늘 지적인 충만함이 돋보이는 문체는 여전하였다.
이번책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로 우리 한국인의 탄생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고령의 학자이지만 세대간 격차를 인정하고 배울것은 배우는 노신사의 멋짐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태명이란 것은 예전엔 없던 것인데 요즘 부부들은 태아의 태명을 짓는것이 대유행이라고 한다. 나도 22년전에 출산을 했지만 그 직후에 후배들이 태명을 짓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태명이 없었지만 태명에 대해선 익숙하다. 그렇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아주 놀랄 일인 것 같다.
태명에서도 우리나라의 예전 이름 짓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소개해 주신다. '언년이, 간난이, 섭섭이, 막순이, 분례'.. 분례를 설명하면서 영미권의 홀리 쉿을 설명해 주시는 것에는 아주 감탄했다. 그러면서 신세대의 태명인 '쑥쑥이, 축복이' 등이 얼마나 축복된 이름들인지 열린 마음으로 설명해 주신다. 외국에도 없는 개념이라 우리의 태명이 신기한 모양이다. 영국남자랑 결혼한 한 한국인 새댁은 마카롱을 좋아하는 신랑을 따라 '까롱이'로 지었다고 한다. 참 이쁜 이름이라며 즐거워 하신다. 한국인의 작명풍습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몽고반점에 대한 이야기, 삼신할매에 대한 이야기, 막이름에 대한 이야기등을 읽고 있노라면 이 책은 신세대들에게는 신기함을, 우리같은 중년에게는 어린시절에 읽은 한국전쟁 이전의 소설들을, 부모님 세대는 좀 더 가까운 이야기로 와닿을 것 같다. 기저기, 어부바, 배냇저고리 같은 우리들의 한국인 태생에 관한 이야기를 이 두꺼운 책에 빠짐없이 담아내고 있어서 숫자를 매겨서 짧게 짧게 끊고 넘어가는 글들이라 지식적인 것들을 습득하면서도 이어령님만의 지성을 느끼고 한편의 수필같은 느낌까지 든다. 그리고 역시 그 박식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 이야기들에 이렇게 뼈와 살을 붙이고 우리가 속한 그 어디에선가의 뼛속깊은 한국인만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어령 교수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신론자로 살아온 대표적인 지식인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더더욱 큰 관심이 갔습니다.
한국인의 이야기를 탄생부터 담은 <너 어디에서 왔니>는
그야말로 한국인에게 익숙한 것들에 더해
또한 놀라운 독창성마저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 사회가 형성되어간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의 미래,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앞으로 이땅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성찰의 의식까지
곰곰히 적어보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책 입니다.
누구나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