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시인의 책상

시인의 책상

: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리뷰 총점7.8 리뷰 12건
베스트
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19주
정가
13,000
판매가
11,7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10g | 128*188*20mm
ISBN13 9788925550190
ISBN10 892555019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들의 책상
엄희경 (종교MD)
집에 있는 수많은 가구 중에 유일하게 어린 나이에 가질 수 있는 나만의 꽤 큰 물건. 책 한 권만 펼쳐 놓으면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철옹성 같던 나만의 공간. 의자에 앉으면 바닥에 발이 잘 닿지 않았던 때의 책상은 이런 이미지다. 책상은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고, 지극히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종이와 볼펜, 책과 라디오, 러브레터와 지우개가 널려져 있던 바로 그 공간.

그런데 어른이 된 후로는 예전의 강제성이 없어져서인지 책상을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실용의 공간이 된지 오래다. 분명 책상은 학창시절 때가 더 실용을 위한 공간이었건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책상은 어떨까? 시인의 책상. 호기심이 확 인다. 특급요리사의 주방과 안방을 동시에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책상』은 이러한 관음에 응하는 책이다. 젊은 유망 시인 10인의 책상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시인이 털어놓는 자신의 책상이야기, 허남준 사진작가를 대동한 리얼 시인의 책상, 그리고 각 시인의 신작 시 등으로 구성한 이 책은 요리사의 안방과 주방을 지나 마지막으로 요리도 맛보는 풀-코스 요리(사)견학 보고서랄까?

자연스레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도구가 되는 오은의 책상, 첫 시집의 대부분을 썼다는 박성준의 퀸 사이즈 침대, 절대 믿기지 않는 김경주의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은 책상, 담배 피는 여고생들의 발목만이 시선이 들어오는 서효인의 책상, 허름한 차를 타고 너의 손을 잡고 책상을 사러 돌아다니다 손에 쥐었다던 유희경의 좌식책상 등등 열 시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진다.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이라는 부제는 그들의 사연보다는 담겨진 책상 사진(혹은 책상으로 사용되는 공간의 사진)이 더 잘 설명해준다. 하나같이 시인의 책상이라고 하기엔 시시해 보일지 모르는 평범한 그들의 책상이지만 책상의 스타일, 그 위에 놓여있는 책들, 메모들, 그리고 시인의 표정에서, 시인들이 어떤 몽상에 빠져있는지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던가. 역시 『시인의 책상』의 백미는 그들의 신작 시다. 이 시들은 꼭 두 번씩 읽어보게 되는데, 시를 각 에피소드 글 앞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시가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그들의 책상 앞이라는 걸 알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첫 시집의 대부분의 시를 이 침대에서 썼다. 침대가 답답하면 방을 잡으러 나갔다. 동료 시인들이 대개 카페에서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흡연실에서 노트북과 씨름하고 있을 때, 나는 눕고 엎드려야 했다. 맑은 날, 모텔에 젊은 남자가 혼자 와서는 방을 빌린다. 시를 쓰겠다고 세 시간, 네 시간짜리 대실로 방을 잡아서 모텔 침대에 배를 대고 눕는 것이다. 이때는 이것 또한 내 책상인 것인데, 누군가 매일 가는 카페에 글이 잘되는 자리가 있듯이 나 또한 종종 가는 모텔에 글이 잘 나오는 침대가 있다. 가져온 노트북에는 작업 중인 시가 있고, 나는 옷을 훌러덩 벗을 준비가 되어 있다. 홀딱 벗고, 내 방처럼 엎드리는 것이다. 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엎드려 누워서, 노트북을 침대 끝에 올리고, 두 다리는 벽에 기대고서 골똘하게 나는 시간을 보낸다. 첫 시집, 나는 예순 편이 넘는 시를 다 이런 식으로 썼다. 시를 쓰다 엎어져 자기도 하고, 꿈에서 쓴 시를 깨어나서 옮겨 적기도 하면서 등은 굽고, 허리는 비틀어지고, 팔꿈치에는 굳은살이 박였다. 물론 모텔에서 시를 쓰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여러 고충도 있었다. 우리나라 모텔은 대부분의 침대가 딱딱하다. 내가 글을 쓰기에는 좋지 못한 환경이다. 몸이 더 아프고 금세 지친다. 그리고 남자 혼자 와서 방을 잡으면, 엉큼한 모텔 주인이 찾아와서 여자를 불러준다며 방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보통 이런 것을 물어보는 모텔 주인은 남자가 아니라 늙은 여자일 때가 많다. 됐다고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시를 쓰러 왔다고는 말을 못한다. 그것은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시를 쓴다는 것을 알려서 말을 주고받기도 귀찮거니와 매번 이런 소모전으로 내가 빌린 공간을 방해 받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곳은 남자 혼자서는 방을 잡아주지 않는 곳도 많다.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어쩌면 그게 정답일지도 모른다. 침대를 책상 삼아 글을 쓰는 버릇, 누나의 다락방, 누나가 자주 쓰러졌던 자개 책상은 모두 내게는 ‘죽음’과 가까운 유사 이미지들이었다. 당장에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시를 쓰고, 자살하는 대신 살겠다고 시를 썼다. 그러다가 여기까지 나를 몰고 온 것이다.”---박성준, 「당신의 침대」 중에서

“그날 밤. 몰래 깨어난 나는, 사실 잠들지 않았으므로 깨어났다기보다는 일어난 것인데, 방문 바깥을 확인하고, 문을 잠근 후에 책상 앞에 앉아서 스탠드를 켠다. 일곱 살 남짓의 사내아이인 나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책상의 위를 쓰다듬어보는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가져보는 내 책상이었다. 작은 책장이 딸려 있는 이 책상에는 스탠드도 달려 있고, 어디에 써야 할지는 모르지만 콘센트도 붙어 있다. 그리고 가지런한 책꽂이. 저녁 내내 나는 책상을 꾸몄더랬다. 백과사전의 ‘ㅇ’ 권과 몇 권의 노트와 필기구들. 몇 차례나 넣고 뺀 끝에 나는 그럴 듯한 모양의 책상을 갖게 되었다. 깨지면 다칠지도 모른다는 엄마의 주장으로 책상 유리는 치워져버렸고, 나는 그 점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다시 몇 번씩 책상 위를 어루만진다. 학교에 가면 나는, 그 어렵고 힘들다는 공부를 척척 해낼 것만 같다. 한동안의 고요. 나는 그 속에 홀로 불을 켜고 앉아서, 돌아눕는 동생의 기척 따위는 무시한 채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둔 조각칼을 꺼낸다. 나는 곧 그곳에 나의 이름을 새길 것이다. 요령도 없이, 삐뚤빼뚤하게. 한 자 한 자 새겨 내 이름과 함께 도착할 것일 시간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간을 담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 이름은 나의 것이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니어서 어느 공중에서 흐르듯 떠돌아다닐 것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다. 그때 나의 등과 팔과 그 책상의 주변으로 모여든 까무룩, 한 어둠을 나는 보지 못한다. 그 어둠과 뒷모습은 나중, 나중에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때 그 모습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눈물 같은 것이다. 이제, 이름을 모두 새겼다. 웃음이 나올 정도로 순진한 크기와 위치에 놓은 이름이다. 내일은, 어린 나는 엄마에게 크게 혼날 것이다. 자신의 이름 때문에 후회를 하게 될 그 첫날이 될 것이다. 그래도 좋다. 방금 새겨놓은 그 이름 때문에 이 책상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것이 되었으므로. 책상 위를 따뜻하게 비추던 불빛이 천천히 사라진다. 온기는 남아 있다. 그 어릴 적 다디단 꿈이 그 위에 흥건하다.”---유희경, 「나의 책상들」 중에서

“책상 앞에 앉아 느꼈던 최초의 무력감을 기억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을 때였다. 그때 나는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나는 조바심이 많은 아이였고, 어린아이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 어린아이는 아직 무엇인가가 되지 못한 상태이니까, 아직 너무 어린 자신을 참기 어려웠다. 초등학교 입학을 며칠 앞두고서는 밤마다 하루하루 손꼽아가며 입학식 날을 셈하기도 했다. 한 밤, 두 밤, 세 밤, 네 밤…… 조금만 있으면 나도 어른이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그리고 초등학생이 되어 책상에 앉았을 때, 그때는 이제야 진짜 ‘세계’를 마주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동경하던 어른에 가까워진 것만 같아 조금 뿌듯해졌다. 여전히 쌀쌀한 초봄이라 책상에 손을 가만 올리면 전해져오는 그 차가움에 놀라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적당히 따스해지던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처음 겪는 일도 아니었는데, 그 모든 익숙함이 나에게는 새롭고 낯설게만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설렘과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책상 앞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었던 것이다. 가만히 앉아 가만히 앞을 바라보는 일, 책상 위에 올라온 것을 또박또박 읽는 일, 선생님이 불러주신 것을 바르게 받아 적는 일 정도만이 나에게 가능한 일이었다. 책상 앞에 앉는 일은 순식간에 지루해졌다. 책상에 앉아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이 정도구나. 그리고 극도의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처음으로 배운 것은 책상 앞에서의 무력함이었던 셈이다. 이게 진짜 ‘세상’이구나. 나는 생각했다.”
---황인찬, 「겨울 메모」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6.0점 6.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일시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