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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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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 EPUB ]
공지영 | 창비 | 2013년 04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30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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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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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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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9.04MB ?
ISBN13 97889364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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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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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9/1 조창완(chogaci@hitel.net)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소설같은 삶을 살아간다고 푸념한다. 소설같은 삶의 연원에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의 구분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자의적으로 얻어진 삶, 타의적으로 얻어진 삶으로 나누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가령 박완서의 삶은 전쟁이나 남편, 아들과의 사별 같이 자의적으로 얻어진 것 이라기 보다는 타의적으로 얻어진 것이 많다. 뚜렷이 구분하기는 그렇지만 공선옥도 그런 스타일이다. 반면에 은희경이나 김인숙 같이 자의적으로 얻어진 삶의 성격이 뚜렷한 작가들이 있다. 공지영의 삶은 표면적으로 타의적으로 얻어진 것 같은 삶처럼 보이지만 순전히 자의적으로 얻어진 삶을 살아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80년대 초반이라는 상황이 강압적으로 다가왔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분명히 타의에서가 아니라 자의적으로 그 길을 걸었다. 현장 체험이, 옥바라지가, 결혼이, 출산이, 이혼이 모두가 상당부분 자의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자의적인 글쓰기의 최대 약점은 자신의 푸념이나 고독을 공적인 공간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오는 영향이 있을 것이다. 물론 자의적인 고통을 통해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나쁠 것은 없다. 다만 지금의 소설의 문제를 지적할 때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사소설(私小說)식의 글쓰기는 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공지영의 소설집은 재미있는 특성을 보여준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의 작품이 모여 완성된 소설집을 읽으며, 나는 그녀의 글쓰기가 뭔가에 대한 적지 않은 고심을 해야했다. 참고로 말한다면 난 그녀의 근작 소설인 봉순이 언니에 드러나는 그녀의 의식과 글쓰기에 대해 비난성의 공격을 한 적이 있다.

이 모음집의 중심소설은 아니지만 '진지한 남자'라는 소설을 통해 내 나름대로 이 소설집을 읽어본다. '진지한 남자'라는 소설은 발문을 쓴 이병훈의 지적처럼 내용자체를 소설로 보기에 부족한 소설이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나온 맥락은 무엇일까. 이병천도 뒤에 지적하지만 이 소설은 공지영이 자신을 힐난하는 세상을 향해 던지는 냉소의 일종으로 난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화가는 작가의 다름 아니다. 물론 소설로 대치되어야할 것이며 그림이란 소설로 읽었다.

우선 세상에 대한 냉소로 이런 소설을 쓴 것은 아직은 젊은 작가로 지나치게 거만한 느낌이 든다. 공지영의 최근 글쓰기는 평단은 물론이고, 소설의 맛을 찾는 미식가 독자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것이었다.(물론 이것은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의 평가일 뿐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게 된 것도 독자로서의 느낌과 소위 몇 작가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오만한 엘리트 의식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지적들에 대해 무시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작가의 오만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소설 '진지한 남자'에서 화가가 소재로 삼는 변혁을 갈망하는 그림이나 '일그러진 부처'라는 소재 문제를 보자. 이 소설 역시 그녀의 초반기 소설과 같이 사회적 색채를 띤 소설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앞부분에 있는 '광기의 역사'나 '조용한 나날'의 경우 앞은 강하게 뒤는 느슨하게 사회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특히 94년에 쓰인 '광기의 역사'는 그녀가 소시민주의로 발을 덜 들여놓았던 시기의 힘을 보여준다. 이후에 쓰여진 수록 작품의 대부분은 이 시대에 일그러진 부처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군상을 보여주는데 충실한다. 독자에 따라서는 그 소설들이 그녀의 실제 생활과 적지 않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긴장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사실 그녀의 표현처럼 삶이란 고독해서 일그러진 부처처럼 살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화가의 일거수 일투족이 세상에게 휘둘리듯이 작가란 필연적으로 휘둘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런 독자들의 반응에 지나치게 반응한다면 좁은 작가의 소견이 좁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의 내용을 보면 언론사에 대한 냉소에서, 잡지들의 과도한 폭로근성, PC통신 동호회, 문학평론가 등의 부박한 현상에 대한 비판을 던진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소설가가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가장 주요한 수단인 소설로 이런 것을 지적하는 것은 경솔하다. 차라리 칼럼이나 기고로 그런 지적을 했다면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위험한 것이 냉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나이인 작가가 소설을 통해 냉소를 던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장난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모여진 소설에서 그녀는 작가로서 타고난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 같다. 기형도의 대학시절에 대한 패로디로 시작되는 '광기의 역사'는 사회와의 시선을 유지하며, 자신에게 가장 복잡했던 시대를 회고한다. 가장 근작인 '고독'은 요즘 여성작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의식의 '공동화'현상에 대한 또 다른 기록이다.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는 화두를 놓고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제목처럼 공허함 속에 빠져있다.

아들의 죽음 후에 여행을 떠난 중견 촬영감독과 수학 선생인 부부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길'은 나에게 펠리니의 '라스트라다'(길)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했다.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촬영감독의 호젓함은 젤 소미나를 잃고 고함치는 잠파노의 절규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인 것을 어찌할까.

상실의 기억을 담은 표제작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는 여성작가들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수성이라는 무기를 잘 배치한 소설이다. 페루로 떠나버린 사람의 환영(?)과 이야기하는 한 디자이너의 쓸쓸한 독백이다. 읽기에 지나치게 공허한 감이 있다. '조용한 나날'은 평온한 가운데 잠복되어 있는 속물근성과 권태에 대한 신랄한 보고서다. '모스크바..' 역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오랫동안 쓰여진 소설의 묶음이라서 그런지, 또 작가의 사고가 상당히 불안정했던 시기의 기록이라 그런지 소설집 전반은 질서도 없고, 혼란스럽다.(물론 질서가 미덕 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근래에 읽는 여성작가들의 소설은 소위 몇몇 작가들이 경쟁적으로 장난을 치는 행태가 아닌가 싶다. 사실 장난을 대체할 만한 흥밋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가보다 하지만 조금은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한때 저를 매혹시켰던 책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되지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맞아요. 처음에 나는 그 진실이 없으면 죽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 그것을 간직하면 여기서 내가 죽을 것만 같더군요. 그 책은 진리를 말하고 있었던 것예요. 모든 것은 변한다.

저는 그 구절만 빼놓고 그 책에 있는 모든 것들을 믿었지요. 그 책이 나에게 주었던 진실이 진실인 것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어리석게도 생각했던 거예요. 세상에. 이 세상에 변하지 않고 언제나 거기 있어주는 것이 한가지쯤 있었으면 했지요. 그게 사랑이든 사람이든 진실이든. 혹은 나 자신이든...... 나는 기대어 서 있고 싶었나봐요. 존재란 건 원래 머무르고 싶어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페루로 갔습니다.
--- p.176
우리의 결혼이 대책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즈음 나는 그때의 그에게 소리쳤다. 죽여버리겠어! 언젠가 네가 내 앞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걸 보고 말겠어! 그리고 나는 욕조에 거꾸로 처박혀진다. 내 삶이 영화가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필름을 되돌릴 수 있었다면 나는 보게 되리라. 산발을 한 머리칼과 깨어진 병에 찔린 발가락에서 흐르는 피. 졸린 목에 남아 있는 검붉은 손가락 자국, 그리고 증오로 생생하게 번득이던 눈빛을.
--- p.203-204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내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나는 몰랐었다. 내가 거짓말을 하거나,내가 엄마의 월남치마 주머니에서 십원을 훔쳐내어 하드 사먹은 걸 엄마가 눈치챈 것 같을 때만 가슴이 뛰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내 가슴은 뛰고 있었다.
--- p.21
빨간 불로 바뀌어 차가 멈추어 있는 짧은 시간에도 휴대폰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모든 사랑은 사실 허망하므로 이 순간만이 전부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는 까닭이다...그러므로 예전의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나는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지 않는다...
--- p.183
그의 미소는 점점 더 애매해졌고 그는 자신이 더이상 진지하게 사람들을 대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신조에 의하면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은 물론, 진지하게 한사람 한사람을 대하지 못하는 것은 죄악이었다. 게다가 강연 요청은 쏟아져서 그는 그중의 대부분을 거절해야만 했는데, 그런 뒤에는 으레 그가 오마방자해졌다, 라는 말이 떠돌아자니곤 했다.
--- p.217
그는 차창으로 달려드는 하늘을 보면서 그날의 바닷속을 생각했다. 그러자 문득, 만일 우리가 사는 세상도 하나의 바닷속과 같다면 지금 저 하늘 위의 세상에는 폭풍우가 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우리가 하늘이라고 부르고 있는 저것이 만일 다른 세상의 수평선 같은 것이라면...... 거기서도 누군가가 태어나고 죽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면...... 흔들리는 촛불이 밝혀진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르던 그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하필이면 먼바다에 폭풍경보가 내려지고, 거리의 가로수 몇개가 뿌리째 뽑혀나간 날이었다.
--- p.112
그 여자는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그 애를 위로해 주어야할텐데. 난 그 애에게 남은 유일한 피붙이인데. 그 여자는 피곤한 눈을 감았다. 그도 아니면 택시를 타고 온 남편이 택시비를 가지고 아파트 입구로 내려오라는 그런 전화를 할 수도 있었다. 술에 취한 남편은 곧잘 그러곤 했으니까.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했는데, 택시비도 없이 택시를 타고 와서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받지 않으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러니 잠들지 말아야지. 아주 잠들지는 말아야지. 그러면서 그녀는 곧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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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은 매우 섬세하고 세련된 문학적 감성을 지니고 있는 작가다. 그의 문학적 감수성은 때로 현실에 대한 아이러니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 알레고리로 드러날 때도 있다. 이제 문제는 작가의 예리한 감각이 진중한 묘사를 통해 삶의 진실과 어우러져 예술적 진품을 만들어내는 일일 것이다. 그의 문학에 이러한 기대를 거는 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이제 '깊은 잠'에 빠진 공지영 소설의 주인공들이 다시 무슨 꿈을 꾸게 될는지, 어떤 모습으로 그 잠에서 깨어날는지 지켜볼 일이다.

이병훈(문학평론가)
공지영의 단편은 포기되지 않는 갈망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응시의 산물, 자기 운명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그것으로부터 헤어나고자 하는 고투의 산물이다. 자기 바깥에 세계가 있다는 의식으로 인하여 그녀의 문학은 자기애에 머무르기를 두려워한다.
방민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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