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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리뷰 총점9.6 리뷰 31건 | 판매지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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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08g | 128*188*15mm
ISBN13 9791196658595
ISBN10 1196658595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집을 통해 나를 만나고,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가는 일!

“내 삶이 달라진 건, 아이러니하게도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집’에서였다”
고치고 가꾼 지금의 집은, 내 삶의 태도이자 오늘의 마음이다!

보다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늘 갈등한다. 우울과 무기력을 떨쳐내기 위해, 우리는 늘 너머를 갈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통해서 비로소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의 저자 정재은 작가 역시 타클라마칸의 태양, 안나푸르나의 별, 바욘 사원의 미소 같은 것들을 만나야 나 자신을 오롯이 바라보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자꾸 먼 곳으로 떠났다고 했다. 그러나 그 너머에서 찾은 답들은 대체로 내가 서 있는 ‘여기’에 잘 적용되지 않았고, 굳은 다짐들에도 삶은 그다지 쉬워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삶이 달라진 건,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집’에서였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작가가 우연히 낡고 오래된, 작은 집을 만나 고쳐 짓게 되면서 스스로를 온전히 만나고, 삶이 담긴 집을 누리며,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은 에세이다. 대부분 집을 습관처럼 쓸고 닦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꾸미긴 해도, 그 안에 담긴 나를 찾아보거나 바라본 적은 없을 것이다. 닫아놓은 방에 있는 외면하고 싶은 과거와 한껏 꾸며놓은 공간에 놓인 욕망 같은 것들 말이다.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이 펼쳐지는 집에서‘과거와 미래의 수많은 나’를 만나며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가는 일은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된다. 지금의 내가 한없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 늘 특별한 무엇에서만 나를 찾는 사람들, 우울과 무기력을 떨쳐내고 진정한 평온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이사를 앞두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이 책이 모두에게 특별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선물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Prologue_ 집을 통해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났다

Part1. 살고 싶은 집을 만났습니다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집을 짓는 일, 나를 들여다보는 일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문서의 이력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일
빨간 대문 집 여자

Part2. 집을 통해 나를 알아갑니다
내 방, 보상심리의 덫
도저히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던 것들과의 이별
책과 서재 뒤에 숨은 허영
알맞다는 것의 의미
내게 취향이란,

Part3. 집에 내 삶을 담아갑니다
좋아하는 일이 되기까지
힘들이지 않고 집안일하는 법
집 덕분에 생긴 능력들
24시간 부부
봄 집사, 안나푸르나
다 요가 덕분이다

Part4. 집에서 세상 밖을 여행합니다
새벽 세 시의 달
온전한 초록을 만나는 삶
처음 만난 고양이의 세상
해를 누리는 시간
오늘을 찍습니다
이 산책이 가능할 때까지

Epilogue_ 버거워하지 않고, 평온한 삶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치기 위해 수많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삶의 방향을 확인하고, 그 안에 담길 날들을 상상하며, 우리다운 삶을 명확히 규정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새로운 다짐과 의지로 완성했다고 여긴 집에서 마주한 건, 결핍과 비뚤어진 보상심리 같은 과거였고, 그것으로 인해 불편한 지금이었다. 결국 불편해진 집을 몇 해에 걸쳐 하나하나 다시 고쳤다. 그 과정에서 바랐던 나와 바라는 나를 모두 내려놓았고, 비로소 홀가분하고 적당히 만족스러운 내가 될 수 있었다. 그제야 진짜 나에게 맞는 삶이 어떤 건지도 알게 됐다. 나의 전부를 바라보는 일도 ‘집’을 통해 비로소 가능해졌다. 내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에서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가 그린 집들에는 ‘우리’가 없었다. 아니 그 안에서 꿈을 키우고 행복을 만들며 편안한 미소를 짓는 우리는 없었다. 집들이를 하며 남들의 감탄사에 우쭐대는 우리만 있었다. 남들이 뭐라 하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가 아닌 남에게 집중했던 걸까. 타인의 눈총이나 잔소리쯤은 가볍게 무시하고 스위치를 꺼버리면서도, 타인에게 으스대는 일만큼은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걸까. 그럴 수 없던 상황에서 내내 주눅 들고 쪼그라들었던 욕구가 이때다 싶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걸까. 내게 정말 그런 게 있었단 말인가. 얼굴이 확 붉어졌다.
--- p.30

내가 살아갈 공간을 단번에 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 공간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짠’ 하고 마무리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생각 혹은 상상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큰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다행스러운 건 그걸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거고, 더 감사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고쳐 지은 집을 다시 바꿔가는 과정은, 집이 돌아보게 한 나를 발견하고 인정하고 보듬고 떠나보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 pp.60-61

늘 자신감이 넘치고 한없이 밝기만 하던 그 친구들의 방은 내 방과 너무 달랐다. 창에는 예쁜 커튼이 달려 있고, 커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어와 방을 환히 밝혔으며, 음악이 크게 울렸고, 취향을 잔뜩 드러낸 그림과 소품, 그리고 환하게 웃는 가족사진과 가족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 귀여운 어릴 때 사진들이 놓여 있었다.
그러니까 환하고 소리가 있고, 온전히 자유롭고 독립적인 방은, 늘 소리 죽여 어둡게 웅크리고 있던 내가, 이방인조차 될 수 없던 내가 꿈꾸던 것이었고, 마흔이 다 되도록 떨쳐내지 못한 내 불쌍한 결핍이었다. 우습게도 내 집을 마련한 마당에, 채워지지 않은 결핍을 이제라도 보상받겠다고 나는 고집을 부렸던 것이다. 문을 달 수 없으니 방이랄 것도 없지만, 내 안에서 더는 성숙해지지 못했던 사춘기 소녀는 그렇게,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 pp.68-69

며칠간 물건을 정리하느라 나는 과거의 시간을 살아야 했다. 하나하나 그 물건들에 담긴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의 나와 만났다. 그때로부터 나는 잘 흘러와 지금의 내가 되었노라고, 어둡고 축축하고 푸른 안개에 휩싸여 있던 겨울은 봄을 지나 여름이 되었노라고, 그 겨울을 잘 버티고 봄으로 여름으로 걸어 나와 주어 고맙다고, 이제는 여름의 언어로 여름의 노래를 배우겠노라고, 그리하여 무성한 초록을 잘 가꾸겠노라고, 그러니 서러워하지 말고 잘 가라고, 인사를 했다. 여태 그 어떤 헤어짐보다 온전하고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 pp.81-82

알맞게만 있으면 된다.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알맞음의 기준이지 않을까. 물건이든, 공간이든, 관계든, 일이든, 전부 말이다.
불편하지 않음에도 부족하다 느끼는 건 마음이 다른 곳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배고프지 않지만 공복을 느끼는 뇌처럼 말이다. 그 공복을 이기지 못하고, 또는 혀에서만 좋은 순간의 행복이 그리워 먹은 야식들은 결국 해롭다. 몸에건 삶에건 군살을 찌우는 건 좋지 않다. 몸에 찌는 군살은 왠지 내 소관이 아닌 듯하니, 부디 삶에 찌는 군살만큼이라도 잘 관리해야겠다.
--- p.101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여겼던 서른 즈음의 나는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인생에 한 번쯤은 안개가 짙게 드리우는 시간이 있기 마련인데, 그러니까 내게는 그때가 그렇다고, 그렇게 안개를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해가 그리워, 안개를, 습한 우울을 한 번쯤 바싹 말려보고 싶어서, 해를 찾아 여행을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해를 찾아 멀리 길을 나서지 않아도 된다. 아니 공원이나 산책로조차 필요 없다. 해가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시간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해가 손바닥만 한 마당에 온전히 들어차는 시간을 기다렸다 버선발로 나가 반기기만 하면 된다.
--- pp.208-20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열두 평 작은 집에서 비로소 마주한 고요와 행복!
우울, 불안, 무기력, 결핍, 욕망을 걷어내고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이상했다. 그토록 부러워하던 것인데, 그렇게나 갖고 싶은 것이었는데, 막상 갖고 보니 별로 필요치 않았다. 별 의미가 없었다. 뒤늦게나마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과거를 붙잡고 있던 나와 상관없이 커버린 사춘기 소녀는 다 지난 일이라 말하고 있었다.
이미 몸에 짙게 밴 움츠러듦과 약간의 무기력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던 친구들의 방을 이제 와 갖는다고 해서 그들처럼 해맑고 스스럼없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했다. 한없이 무기력하고 회의적이며 미움을 키워가던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애쓰고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어른이 되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모든 건 지나갔다. 결핍도 과거의 것이다.
_71~72쪽 중에서

서 있기 불편한 복층 공간과 손바닥만 한 마당이 딸린 열두 평 단층집. 저자는 여행이나 달리기, 혹은 대단한 도전 같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인 이 작은 집을 고치고 가꾸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고, 진정한 고요와 행복을 만났으며, 비로소 나다운 삶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매일의 달라지는 공기와 새롭고 낯선 감정을 매일 만나 설레며, 세상 밖도 여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물과 서른을 지나오며 내내 떨쳐버리지 못했던 우울과 불안, 무기력, 결핍, 욕망 등의 감정이 집 안의 여러 공간, 이고 지고 있던 물건, 고집스레 버리지 못했던 가구 등을 통해 폭발했고 스스로를 솔직하게 만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소란하던 마음도, 갈팡질팡했던 삶도 드디어 달라졌다. 고치고 가꾼 지금의 집은, 지금의 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다짐, 오늘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을 통해서 나의 과거와 미래를 돌아볼 수 있다. 그동안 고치지 못했던 마음도 만나 치유할 수 있다. 내게 알맞은 삶, 불편하지 않은 삶 역시 알아챌 수 있다. 진정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삶의 방향을 원하는지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가진 물건에 담긴 취향도 만날 수 있다. 『집을 고치고 마음도 고칩니다』를 읽다 보면, 독자 누구나 먼 길을 돌아, 돌아온 집에서 진정한 평온을 누리고 지금 당장, 자신만의 편안한 삶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31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지금 이곳'을 열심히 누리는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0.08.04 | 추천2 | 댓글1 리뷰제목
알맞게만 있으면 된다.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알맞음의 기준이지 않을까.물건이든, 공간이든, 관계든, 일이든, 전부 말이다. (101페이지)부동산이나 집에 관해 잘 모르는 나도, 요즘 이슈가 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점점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이라는 것을 느껴서일까. 적당히 때가 되면 이사를 할 수도 있겠다;
리뷰제목


알맞게만 있으면 된다.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알맞음의 기준이지 않을까.

물건이든, 공간이든, 관계든, 일이든, 전부 말이다. (101페이지)


부동산이나 집에 관해 잘 모르는 나도, 요즘 이슈가 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점점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이라는 것을 느껴서일까. 적당히 때가 되면 이사를 할 수도 있겠다고 느긋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이사가 현실이 되고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겪은 일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험난하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어쨌든 대한민국에 살면서 집에 관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전세든 월세든, 내 집을 갖고 있든 아니든. 그 나름의 고충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저자 역시 세입자로 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어느 날 눈에 들어온 허름하고 작은 집 한 채를 눈앞에 두고 내 것으로 점찍는다. 일단 매입하고, 이곳을 새롭게 탈바꿈시켜야겠다는 다짐으로 계약한다.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내 집이라는 안도를 더 품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에게도 있겠지, 집에 관한 로망 같은 거. 언제가 될지 몰라도 나만의 집을 갖고 싶을 테고, 온전히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 그런 공간이 생긴다면 어떻게 꾸밀 것인가 하는 고민도 이어지겠지. 그동안 상상해온 어떤 공간에 색을 입히는 일이 신나는 모험 같을 것이다. 주방은 이렇게, 침실은 저렇게, 서재도 하나 만들고 싶고 책으로 가득 채우고 싶을지도 모른다. 정원이 있는 곳에서 나무의 푸름을 느끼면서 사는 건 어떨까. 온갖 생각과 상상으로 채웠던 머릿속은 이제 현실에 적용해서 실현하기만 하면 된다. 자, 스타트!


어떤가? 상상만큼, 그동안 그려왔던 것만큼 현실 속 공간에 잘 그려지고 있는가? 저자도, 나도 그랬다. 생각하는 것을 어설픈 그림으로 그려가면서 작업자에게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하지만 나름 전문가라고 말하는 그들에게 내 생각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었다. 왜? 뭐든 안 된단다. 그렇게는 안 된다고, 그럼 이런저런 단점들이 있다면서 자기들의 방식을 강요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더 우길 수가 없었다.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한숨 소리와 욕이 거슬렸다. 차마 정면에 대고 하는 말은 아닐지라도, 그게 나 때문에 나오는 거친 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을 최대한으로 반영하고 싶은 바람은 멈출 수가 없다. 저자에게도 그런 바람이 있었기에 직접 구상하고 원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전세를 전전하다 서울 땅에 내 집을 지을 곳을 마련했다는 기적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낡고 허름한, 10평 남짓한 곳에 만들어갈 보금자리가 얼마나 귀했을까. 그러니 더는 허투루 아무렇게나 만들 수 없지 않은가.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그들이 처음 소유한 등기권리증을 확인한 공간이었으니...


이 책은 그렇게 저자가 만들어가는 집의 구석구석을 비추면서, 동시에 저자가 잊고 지냈거나 지나가 버린 마음을 다시 돌보는 계기가 된 순간을 들려준다. 아니, 순간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그대로 적어가고 있었다는 게 맞겠다. 열두 평의 작은 집에 마주한 고요와 행복이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은 놀라움과 이상한 위로 같은 감정이 저절로 보인다. 아마 저자도 처음 경험한, 내 손으로 하나하나 알아보고 꿰어 맞춰가는 집이 그동안 지내왔던 공간과 사뭇 다른 느낌일 테다. 높은 빌딩과 골목 구석구석에 자리한 빌라 건물이 아니라 나무와 길이 있는 동네의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이 낡은 집을 어떻게 변신시켜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여러 가지 여건상 새로 짓는 것보다 대대적인 수리를 하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려나간다. 그 작은 집에 자리해야 할 공간들의 용도와 그 공간의 모양새를 머릿속에서 조금씩 꺼낸다.


얼핏 보면 그냥 공간의 이동을 위한 수리 과정을 적은 것 같지만, 그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져가고 있는지 보면서 따라오는 여러 가지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온갖 아이디어가 출동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면 아쉬워하면서 계획을 수정한다. 처음 갖는 내 집에 들뜬 마음은 그동안 봐왔던 많은 인테리어를 다 꺼내게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의 집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렇게 만들어진 집이 과연 내가 원하는 집인가 하는 의문의 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던 거다. 거실에 책장을 만들고 한 번 이상 읽지 않은 책들을 꽂아두며 만족스러워했던 것이, 생각해보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집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깨달음 같은 거. 무언가 잔뜩 채워 넣고 보기 예쁜 것들이 가득한 곳이 그들이 원한 집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너무도 원했던 내 집이 안락함으로 채워지기 위해 어때야 하는지 서서히 알아가고 있음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반복하면서 점점 그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집을 보니 뿌듯하다. 전문가의 손을 거치기도 했지만, 그들이 스스로 만들고 변화하는 집 안 구석구석을 보는 기분은 남다를 것 같다. 그냥 집이 아니다. 새로 산 물건 하나쯤 보면서 즐기는 게 아니다. 어렵게 마련한 공간에서 이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곤 한다.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으로 채우고 싶은지 묻고 대답하고 수정하고 부딪혀 나간다. 그러는 과정에 지나온 시간이 저절로 함께한다. 그동안 살아온 모습에 현재를 같이 본다. 버릴 수 없어서 차곡차곡 쟁여온 물건들을 정리하는 법을 배운다. 좁기도 하지만 가격 때문에라도 선택한 중고 물품들이 그들의 집에 자리 잡는다. 마냥 어려울 것 같았던 목공이나 싱크대 작업도 스스로 할 줄 알게 된다. (나도 여기서 처음 알았는데, 싱크대는 정확한 치수만 재어서 온라인으로 의뢰하면 배송이 된다네?) 내 손 하나하나 거치면서 만들어진 집이 그냥 돈만 주고 사서 들어온 집과 같지 않다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더 애틋할 수밖에. 내가 직접 고르고 만들고 붙여가는 재미가 삶에 한층 더 즐거움과 만족감을 준다.


오래된 시골의 주택에 살다 보니 불편한 게 너무 많다. 낡아지는 것들을 보수하는 일과 필요한 것들의 자리를 찾아주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더는 고쳐도 나아지지 않는 것들에 한계를 느낀다. 방법은 두 가지. 이사를 하거나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하게 되면 꼭 아파트로 가야겠다던 마음은 최근의 경험으로 점점 희미해진다. 아파트든 주택이든 장단점이 있으니 취향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겠지만, 어느 쪽으로도 완벽한 만족은 없겠지.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계속 생각한다. 어느 쪽이든, 내 손과 마음이 닿아있는 곳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안락하고 행복한 공간이 될 것 같다고. 집을 알아가고 고치면서 배워가는 게 늘었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효율적인 공간이 되는지, 덜 가지면서 만족할 수 있는지 알아간다. 어쩌면 이제껏 집안에 가득 채우고 버릴 수 없다며 움켜쥐고 있던 것들은 집안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불안하고 우울했던, 결핍으로 채워지지 못한 마음을 대신하려고 했던 건 아닐까. 어느 날 저자가 하나둘 저장하는 방식을 바꾸고 버리면서 느꼈을 그 후련함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작은 집에서 마주한 고요와 행복이 무엇인지 눈앞에서 확인했을 것이다.


몇십 년 동안 쌓아온 방대한 이상형의 조건은, 결국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다. (중략)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지금의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그다지 바라지 않았다. 그저 '너무 애쓰지 않고 자신에게 만족하며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삶이 최고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90페이지)


모든 일이 그랬듯 '집' 혹은 내 삶을 담기에 알맞은 '공간'에 대해 알아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60페이지)


지나간 것들은 온전히 버리고 새롭게 살아가는 일에 마음을 담아본다. 저자에게 집을 고치는 일은 단순히 생활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고치고 변화하는 집을 보면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새롭고 낯선 감정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설레는지 다시 알게 되었을 거다. 그동안 고치지 못하고 담아둔 마음까지 고치는 시간에, 나와 맞지 않은 삶의 불편함을 버리는 일도 가능해졌다.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일, 내 삶의 방향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 보는 일, 삶의 태도와 시선을 보는 계기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작지만 불편하지 않은,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그렇게 인생이 채워져 가는 공간에서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아파트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주택 노래를 부르게 되는 내 마음이 저자의 공간에 계속 머물고 있다. 단지 공간만의 이유는 아니라는 걸 알기에 더욱 마음에 담아본다.

댓글 1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붉은 대문을 열고 만난 행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0.05.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할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제보다 부쩍 나이 든 부모가 기다리고 있는 집은 사실 나에게 평온보다는 불편함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남들은 ‘모시고 산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얹혀 사는’ 입장인 나는 방안에 틀어 박히는 것으로 나만의 세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애쓴다. 집 한 칸, 방 한 칸이 없어 거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많음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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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할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제보다 부쩍 나이 든 부모가 기다리고 있는 집은 사실 나에게 평온보다는 불편함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남들은 ‘모시고 산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얹혀 사는’ 입장인 나는 방안에 틀어 박히는 것으로 나만의 세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애쓴다. 집 한 칸, 방 한 칸이 없어 거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많음을 알기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굳이 그들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혼자 툴툴 거린 게 벌써 여러 해다. 독립을 하면 된다고 사람들은 조언했지만 서울 하늘 아래 집을 구하기란 죽었다 깨어나는 것만큼이나 어려움을 잘 안다. 더구나 나는 태어난 이래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아와서 거품이 가득 낀 가격을 뽐내는 아파트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많다. 집을 직접 짓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조차도 해 본 적이 없다. 성향이 이러하기에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직접 집을 짓겠다며 두 팔 걷어붙인 저자의 결단력이 부러우면서도 무모하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한 편으로는 많은 부분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사이가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퍽이나 어린 시절부터 난 의기소침했으며 우울했다. 경쟁에 임해야 한다는 걸 잘 알았으나 자신이 없었고, 실제로 낙오하기 바빴다. 아직도 살아가야 하는 날이 무궁무진한데 그저 그런 나를 과연 지탱할 수 있을까. 난 과거에 침잠했으며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살지 못했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쳤다던 저자의 고백이 나에게도 유효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건 이 때문이었다. 

저자의 집은 푸른 초원 위에 있는 그림 같은 집이 아니다. 금방이라도 쥐가 튀어나올 거 같다는 말은 오래도록 방치된 집의 상태를 짐작케 했다. 집 주인은 빠른 처분을 희망했는지라 그러잖아도 비싸진 않았던 집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저자를 유혹했다.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냥 한 번 보기나 하겠다며 연락도 않고 동네를 휘휘 돌았다. 인근 지역이 크고 작은 상점들이 빼곡히 입점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공간이었다면 머지않아 그가 이사를 감행하게 되는 집이 있는 공간은 아직까지는 그래도 어르신들이 정 붙이며 사는 모양새가 강했다. 스물스물 밀려오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냄새가 그의 코끝을 스치기 전이었고, 무엇보다도 동네에 이미 시선을 빼앗긴 뒤였다. 이것도 운명일 수 있다며 서둘러 집을 계약한 그는 이제껏 꿈꾸던 자신만의 집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완전히 부수고 새로 올리는 것엔 무리가 있어 대수선을 택했다. 자신이 살 것이므로 원하는 방향으로 집을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러기엔 지닌 물건이 너무도 많았다. 소위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게 속 편하다는 사실을 그 때까지만 해도 미처 생각 못했기에 수납 공간을 고민했다. 남편과 그, 둘 다 집은 곧 직장이기도 했다. 최소한의 공간만을 할애한 거 같긴 했지만 여하튼 작업을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집을 다듬는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기다리는 게 정석이라 여겨왔는데 그들은 거친 목수의 손이 끊임없이 불평을 내뱉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끝끝내 자신들이 원하는 모양새를 향했다. 어떤 작업은 스스로 행하기도 했다. 워낙 공간이 비좁으므로 최선이었을, 하지만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공간 배치가 그렇게 탄생했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붉은 문을 지닌 집. 그는 그렇게 ‘빨간 대문이 있는 집’에 거주하는 ‘빨간 대문 집 여자’로 거듭났다. 

불안함을 떨구고자 쉼없이 일했다. 프리랜서라는 위치는 말로는 멋있지만 언제 어떠한 일이 주어질지 모른다는 약점과 늘 함께여야만 했다. 내가 일을 조율하지 않고 일에 끌려가는 삶을 산 끝에 얻은 건 대상포진이었다. 집안일도 그랬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성향을 타고난 남편과 24시간을 붙어 지낸다는 건 마냥 달콤하진 않았다. 내 눈에는 넘치는 먼지가 어찌 그에겐 아무것도 아닐 수가 있는지. 심통이 잔뜩 난 내가 쓸고 닦는 일이 반복될수록 섭섭함이 쌓여갔다. 건강을 잃고 마음도 잃을 찰나에 그는 모든 걸 고쳐 먹었다. 적당히, 자신을 먼저 지키면서 사는 삶을 위해 이 집을 지었음을 상기했고, 마침내 몰려드는 일의 일부는 거절할 줄도 알게 됐다. 창가에 내려앉은 햇살, 비록 꽃은 피우지 않지만 든든하게 마당을 지키고 있는 수국도 가끔은 바라볼 여유를 누리기 시작했다. 아침을 여는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잊지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네 뒷산에도 오르고. 비로소 꿈꾸던 삶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 들었다.

집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저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고,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나에게선 터져 나오기 힘든 이야기란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내 밋밋한 삶이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게 됐다. 존재하지 않는 파랑새를 그리워하며 좀체 거머쥘 수 없는 행복을 꿈꾸고 있는 건 아닐지. 뭔가 서글펐다. 행복을 향해 한 발 내딛을 용기 자체가 나에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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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중* | 2020.03.07 | 추천1 | 댓글1 리뷰제목
방이 엉망이면 부쩍 언짢아지던 시기에 이 책 제목을 봤다. <집을 고치며 마음을 고칩니다>라니. 정말 내 마음이 그렇다는 생각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요즘 계속 집에 꽂혀 있기도 하고.)무기력하고 우울할 때. 저자는 본인을 데리고 먼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삶이 달라진 것은 정작 일상이 고스란히 있는 '집'에서였다. 그녀의 집은 없기도 하다가 생기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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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엉망이면 부쩍 언짢아지던 시기에 이 책 제목을 봤다. <집을 고치며 마음을 고칩니다>라니. 정말 내 마음이 그렇다는 생각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요즘 계속 집에 꽂혀 있기도 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할 때. 저자는 본인을 데리고 먼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삶이 달라진 것은 정작 일상이 고스란히 있는 '집'에서였다. 그녀의 집은 없기도 하다가 생기기도 하다가 형태를 덜어내며 새로 짓기도 하다가 다시 고쳐지기도 했다. 무언가를 덧대고 덜어내고 수리하는 과정.... 여기에는 집만 있는 게 아니다. 짓는 이의 약함, 과시욕, 콤플렉스 등 마음과 생각도 오롯이 담긴다. 특이하고 개성있는 집을 구상한 저자의 마음에 다른 사람들 눈에 자신의 집이 얼마나 돋보일지, 개성있음을 보이고 싶은 욕구가 가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자신을 깨닫고 집을 정말 본인에게 맞도록 고쳐나갈 때, 저자에게는 마음의 치유도 함께 찾아왔다. 이 책은 그 과정과 그 이후 집에서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저자는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쳤다는데,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곧 이사가게 될 집을 어떻게 고칠지만 잔뜩 떠올렸다. 저자의 집 대문이 빨간색이라는 대목에서는 이사갈 집 대문 색을 떠올리며 이걸 어떻게 내가 원하는 식으로 바꾸지? 고민했고, 새벽 세 시에 달을 바라보는 대목에서는 큰방 창가에 달이 보일 테니 그 옆에 안락의자를 둘까? 고민했다.

나에게는 아직 집을 보며 나를 돌아볼 마음 자락은 없는 것 같지만, 이 책에 나오는 집과 저자의 이야기가 따뜻하고 평화로워서 좋았다. 집을 좋아하고 집에 있는 시간, 동네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책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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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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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3점
작은 집에서 행복해지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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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c*********h | 2020.03.16
평점5점
심리적 사춘기를 벗어나 온전한 나로 가는 과정, 어른이 되는 과정!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글***재 | 2020.02.25
평점5점
열두 평 집에서 찾은 행복. 현명한 여성의 현명한 선택.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박*리 |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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