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3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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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500g | 153*224*20mm |
ISBN13 | 9788956056531 |
ISBN10 | 8956056536 |
출간일 | 2013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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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500g | 153*224*20mm |
ISBN13 | 9788956056531 |
ISBN10 | 8956056536 |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이 던지는 삶을 위한 여덟 가지 질문 & 인문학적인 삶의 태도 『책은 도끼다』 의 저자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고인 박웅현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여덟 가지 삶의 단어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2012년 10월부터 두 달여 간 20여 명의 이삼십 대들과 만나 이 시대의 젊음들에게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다. 강의에서 그가 이야기한 여덟 개의 키워드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여덟 개로 쪼개놨지만 모든 단어는 결국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강연을 진행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맹신하지 말고, 그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길 당부한다. 인생은 몇 번의 강의,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한 것이 아니므로, 우리들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며 우리들 자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길, 우리들 자신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말길 권한다. 삶의 기준을 왜 내 안에 둬야 하는지, 고전을 왜 궁금해야 하는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위한 삶의 지혜가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남을 부러워 마시길.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 멘토를 맹신하지 마시길. 모든 멘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니.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시길. 그리고 당신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며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랑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마시길.” |
1강 자존(自尊) 당신 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2강 본질(本質)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3강 고전(古典)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4강 견(見) 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5강 현재(現在) 개처럼 살자 6강 권위(權威)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7강 소통(疏通)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8강 인생(人生) 인생은 책이 아니다, 내가 채워나갈 공책이다 |
카피라이터 박웅현의 두번째 저작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책은 도끼다>를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인문학적인 지평이 넓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인문학적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 되었다. 해서 전과 달라졌다기 보다는 전보다 한층더 깊이감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독서모임으로 인해서 접하게 된 책이다. 거기서 선정을 해줬는데, 찬찬히 읽어보면서 인문학적인 감성이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 하루 하루 살기 바쁜 시대에 이런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은 좋은 사람과 차한잔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일과 같다고 하겠다.
저자가 뽑은 여덟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었다. 각각 단어 중에서 저자가 가장 인상 깊게 강조한 부분은 견이라는 파트였고, 가장 힘을 뺀 파트는 권위 파트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존의 경우는 한 후배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아이에게 한가지만 가르쳐야 한다면 무엇을 가르치겠는가? 저자는 자존을 꼽았다. 자존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 중에서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가 있다. 그 드라마와 접목시켜서 이야기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를 추앙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내가 나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한번도 채워진 사람이 어떤 사람을 채울 수 있을까? 채워지지 못한 사람은 어느 누구도 채울 수 없어. 채워지기만을 바라지만 채워짐이 무엇인지 겪어본 적이 없기에 채워 줄 수도 없고, 채워지지도 않는 불행함을 겪는다. 나는 그 불행함에서 해방되는 것이 추앙이며, 그것이 곧 자존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은 그런 훈련에서 나오는 것이지,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본질,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 사람이 되는 것.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짐승처럼 욕망에 충실하게 사는 것도 삶의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그건 개도 할 수 있고 소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살 것이면 굳이 인간으로 살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짐승 농장에 들어가서 짐승들하고 같이 살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중심을 잃지 않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응원해주는 것만 아니라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바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뜻이다.
고전, 고전은 시간의 시련을 이겨낸 작품을 말한다. 그것은 클래식일 수도 있고 오래된 책일 수도 있으며, 하나의 경구일 수도 있고, 사상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을 지나도 그 빛이 꺼지지 않고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고전은 진선미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본질에 닿아있기 때문에 인간인 우리들은 고전 속에서 진리를 느끼며 그것의 가치를 향유하게 되는 것이다. 훌륭한 예술품에는 아름다움의 본질이 담겨져 있고, 훌륭한 책에는 지혜의 본질이 담겨있다. 또한 위대한 성자의 메시지에는 선함의 본질이 담겨져 있다. 그 모든 것이 인간인 우리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인간은 그것을 잊지않고 기록으로 남기며 후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見, 은 보는 것이며 경험하는 것이다. 견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感이라고 하는 편이 더 본질적이지 않나 싶다. 눈을 쓰지 못하는 사람의 견은 오감이다. 냄새와 맛으로 그리고 촉각으로 본질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헬렌켈러가 숲에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다. "무엇을 보았니?", "아무 것도 보지 못했어." 헬렌켈레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고? 내가 앞을 볼 수 있다면 나는 찬란히 빛나는 태양을 보고, 푸르게 물결치는 나뭇잎으로 보았을 거야. 흘러가는 시냇물 사이로 울려펴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었겠지. 그리고 물들의 속삭임도. 또 꽃 향기 피어나는 꽃 속에 머물러 있는 꿀도 보았을 거야.
현재, 현재는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 그 자리에 있지 않는다. 맛있는 밥을 먹어도 마음 속에는 주식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코인이 솟구쳤다가 내려앉고 있다. 그래서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따뜻한 밥이 아니라 초라한 밥이다. 그들의 주식은 자신을 지켜주지 못했고, 자신들은 주식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그것을 지킬 수 있는가? 워렌버핏도 지키지 못하지 않는가? 다만 눈 앞에 놓은 음식을 보고 맛있게 먹는 사람이 될지, 투자에 패배하여 어쩔 수 없이 먹는 사람이 될지는 자기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현재는 현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만큼 자신에게 깨어 있는 사람에게 현재라는 마법이 주어지는 것이다.
권위, 권위는 여의도에 계신 분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권위는 늘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우리를 실망시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국회의원에게 욕을 던진다. 그들에게 느끼는 것은 권위가 아니라 가식이며, 껍데기와 허식이다. 우리는 진정한 권위를 느끼고 싶어한다. 그러한 권위는 카리스마에서 나오는 것인데,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수행하는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다. 예수그리스도와 석가모니,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 마이클 잭슨이나 서태지와 같은 사람들도 자기 자신의 권위로 우리들을 사로 잡은 것이다. 그들의 권위가 자기 자신을 증명하기 때문에 다른 요소-돈, 아내, 회사, 직함-들은 그들을 꾸며주는 역할을 하지, 그들의 권위를 움직이지는 못한다.
소통, 소통은 서로간에 통하는 것인데, 소통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과 같다. 그것은 물이 흘러야 하는데, 흐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흐르지 않는 물은 쉽게 썩고 만다. 그러면 썩은 물에서는 악취가 난다.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는 악취가 난다. 그것은 아집과 선입견, 그리고 고정관념으로 가득차있다. 그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도 닿지 않고, 어떤 메시지도 그들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확증편향으로 가득한 가짜뉴스, 자기 생각에 맞는 뉴스만을 골라보면서 자기만의 생각을 쌓는다. 그들에게는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 자기만의 철옹성을 지어놓고 소통하려는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대한다. 그 성을 지은 자는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괴물로 만들지 말고 성에서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할 수 있다.
인생,인생은 인간의 삶 전체를 의미한다. 사는 것과 죽는 것도 인생이다. 죽는 것은 인생의 마침표이자 결실이다. 그것은 인생을 한폭의 수채화로 정리한다. 그 사람이 어떤 향기를 가진 삶을 살았었는지, 우리에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삶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그려나가는 강의 궤적과도 같다. 그가 지나가는 길은 퇴적된다. 퇴적물이 쌓이면 그 퇴적물을 가지고 다양한 식물들과 생물들이 자라난다. 그리고 그가 품은 강에서도 많은 물고기들이 뛰어논다. 그가 얼마나 풍요롭게 사느냐에 따라 강은 깊어지고 넓어진다. 그가 조급한 삶을 산다면 강은 좁고도 험할 것이다. 그가 평탄한 삶을 산다면 강은 넓고도 잔잔할 것이다. 그가 살아가는 인생이다. 그리고 그 강이 어디에 닿을지는 그 강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여덟 단어
이 책을 왜 이제서야 봤을까! 라고 하기엔 사실 부끄럽지만 내가 독서량이 많지는 않다. 영상보다 글을 훨씬 더 많이 소비하지만 모두 짧막한 인스턴트식 글이다. 정기적으로 책을 사고, 도서관에서 빌려오지만 쓱 훑어보는 정도다. 긴 호흡의 글은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간다. 그런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2시간동안 책을 읽은 지 이틀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의 힘인지 새벽기상의 힘인지 아직 모르겠으나 분명한건 정말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아 내가 한 단계 성장했구나. 그때 들었던 얘기가 이거였구나. 가장 많이 생각난건 20대 중반 인큐에서 들은 인문학 수업들. 그때는 잘 와닿지 않았던, 혹은 이해했다고 착각했던 것들이 이제와 이 책과 연결되면서 이해가 확 되면서 느낌이 넓어졌다. 본질에 대한 부분에서는 대학시절 현지학 수업때 들은 이야기가 이런거였구나, 생각도 들고, 권위에 대한 부분에서는 일하면서 불편했던 감정이 이런거였구나, 싶었다.
한줄 평: 인문학이라는 큰 바다 안이 이렇구나 일일 해녀 체험을 통해 느껴본 기분.
아래는 내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만.
<자존>
P17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는 경이로운 풍경 앞을 서성이다 저의 책 <책은 도끼다>에 '나의 나이 어린 스승'이라고 언급했던 후배 이원홍에게 사르트르 묘지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Memento mori'라고.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서양의 명화 중에는 해골이 있는 그림이 꽤 많습니다. 삶과 동시에 죽음을 기억하자는 것이죠. 이 메시지를 받은 나의 나이 어린 스승은 바로 'Amor fati'라고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메멘토 모리와 아모르 파티. '죽음을 기억하라'와 '운명을 사랑하라'는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죠.
<본질>
P55 역설적이게도 이런 복잡한 미디어의 시대가 진정성의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앞의 사진들을 보세요. 여러분은 여기서 뭘 보았나요? 계속 변하는 기술들을 보았습니까? 저는 사람을 봅니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그것입니다. 사람들의 웃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본질의 시대고 '변하지 않는' 그것을 잡아야 해요. 아까 이야기했던 전화를 예로 들어볼까요? 제가 예전에 썼던 영상통화 전화기 카피입니다.
'여보세요'는 여기를 보라는 말입니다.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화를 만들었습니다.
<고전>
P79 모든 것이 시간 앞에 다 풍화되어버리는 세상 속에서 고전 작품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니 풍화되기보다 마치 시간의 엄호를 받고 있는 듯 날이 갈수록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고전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주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본질적인 것의 힘이라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견>
P113 네가 창의적이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 누군가가 뭘 봤니? 라고 물었을 때 그저 풀이라고 대답하지 말고, 풀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고, 잎이 몇 개 있었는데 길이는 어느 정도였고, 햇살은 어떻게 받고 있었으며 앞과 뒤의 색깔은 어땠고, 줄기와 잎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등 자세하고 소상히 그림 그리듯 말하나는 것이었죠. 이것은 즉, 들여다보라는 겁니다.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
<현재>
P131 혹시 불안하더라도 어쩌겠습니까? 제가 불안해한다고 일이 잘 진행되겠어요? 그럴리 없고, 만약 제가 그런다면 제 불안만 드러나겠죠. 그리고 지금 이 앞에 있는 수천 명의 눈동자에 제가 주는 인상만 약해질 뿐이지요.
P136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 맹자
말하자면 제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던 행동을 돌아보고, 그 행동이 왜 일어났는지 성의를 다해 생각해보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것을 깨닫고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대단한 문장이었습니다.
P141 그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를 생각했다면 원주의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몰라요. 늘 불완전한 선택을 한 거죠.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봅시다. 제가 원주에 가지 않고 서울에 남았어요. 그럼 이게 답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박경철, 안철수라는 사람들과의 약속,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나의 답, 이것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가지고 무거운 마음으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을 거예요.
<권위>
P159 어떻게 별을 가진 사람이 생강을 까?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생각해요. 어떻게 회장님이 생강을 까?
P163 멋진 수트는커녕 의전도 없고 마호가니 가구나 대리석의 긴 복도도 없었지만 저는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저는 그런 경우는 아주 기분 좋게 고개를 숙이죠. 하지만 무조건 "회장님 나오십니다"로 기를 죽이려는 권위는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P174 바깥에 있는 권위는 내 안의 입법자로부터 비준을 받아야 합니다. 비준을 받지 않은 채 무조건 따라서는 안 되죠.
p172 "한 장씩 넘기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라는 감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2년 차 직원 한 명이 그 자료를 성의 없게 넘겨보고 있는 게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그 팀 모두 제게 많이 혼났습니다. 그 자료는 감독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시안입니다. 그걸 2년 차가 뭘 얼마나 안다고 눈대중으로 보고 있어요? 감독이 한 장씩 넘기면서 설명하겠다고 할 때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건데요. 어디서 그렇게 배웠느냐고 혼을 냈죠.
<소통>
P196 여자들의 장점은 특히 소통을 제대로 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서 욕을 먹을 수 있고 똑같은 이야기를 해서 칭찬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말을 잘못하면 단순히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교양이 없는 걸로 비칠 수 있어요. 만날 때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능력, 이것은 눈치가 아니라 교양에 가깝습니다.
<인생>
P217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 그렇게 시작해보거라'라는 어떤 시처럼 살아야 합니다. 땅버들 씨앗도 자기가 닿으면 좋을 장소가 있었을 겁니다. 양지바르고, 촉촉한 땅 위에 닿고 싶었겠죠.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고 물살에 떠밀려 미처 다 가지 못하고 나뭇가지가 마구 엉켜 있는 바위 틈에 툭 하고 닿아버린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땅버들 씨악이 원하던 곳으로 다시 갈 수 있습니까? 아니지요. 땅버들 씨앗은 묵묵히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릴 겁니다. 우리도 그렇게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P222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의 결과가 인생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다가 돌아보면 펼쳐져 있는 게 인생이지,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허술하게 보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