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2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550g | 140*205*30mm |
ISBN13 | 9788934992349 |
ISBN10 | 8934992344 |
발행일 | 2020년 02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550g | 140*205*30mm |
ISBN13 | 9788934992349 |
ISBN10 | 8934992344 |
서문 1부 과거관 1장┃최초의 생명 왜 사는가, 혹은 어쩌다 사는가?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이상한 무늬 세균은 언제 생겨났을까 렌즈 앞에 펼쳐진 놀라운 세계 세균들의 첫인상 2장┃암흑시대 세균의 기원을 찾아서 38 DNA가 먼저일까, 효소가 먼저일까 어설프고 부실한 DNA가 일으키는 놀라운 일 생명의 진화를 이끄는 세균의 변신술 주름을 없애는 무시무시한 살상 무기 세균의 역사를 뒤흔들 존재의 등장 3장┃지구의 지배자 고향을 떠나 새로운 터전으로 빛을 먹고사는 세균 남세균 활용법 남세균이 우리에게 준 선물 남세균이 자행한 산소 대학살 4장┃우리 시대 미생물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세상 돌말과 세균의 결정적 차이 공생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 미토콘드리아에 새겨진 족보 2부 현재관 5장┃불로불사 무병장수를 꿈꾸며 대장균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 대장균이 늙지도 죽지도 않는 비결 노화와 진화의 열쇠 세포 자폭 장치에 숨겨진 비밀 세포 자멸의 두 얼굴 6장┃은거 위기를 피해 벙커가 된 세균들 아무것도 안 할 때 더 강해진다 소리 없이 잠입하는 암살범 사람의 몸에 살상무기를 장착한다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평화 유지군 빙하 속 잠들어 있던 세균이 깨어난다면 7장┃감시자 언제 어디에나 있는 오랜 친구들 포도상구균과 그람 염색 우리의 스파링 파트너, 표피포도상구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들 맛있는 발효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김장독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이지 않을 뿐 언제나 우리 곁에 8장┃독립선언 세균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세균과 생물이 공존하는 방식 토끼가 풀만 먹고도 살 수 있는 이유 동물과 식물을 먹여 살리는 세균의 공로 땅속에서 벌어지는 혁신적인 변화 20세기 최고의 발명 3부 미래관 9장┃세균 사용설명서 세균이라는 훌륭한 실험 파트너 뭉쳐야 산다 세균은 어떻게 움직일까 험난한 세상에서 세균이 자신을 지키는 법 DNA 주고받기 10장┃세균 결투 2천 년 전 늑도에서 생긴 일 수천 년 동안 활개 친 악당의 정체 결핵균과의 결투 항생제의 등장 바이러스라는 강적의 출현 바이러스를 물리칠 싸움의 기술 곰팡이 대 세균 11장┃세균 동물원 하수처리장에서 목격한 미생물 활약상 미생물 생태계를 위한 공생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돋보기, 메타유전학 전국 세균 지도가 있다면 4부 우주관 12장┃외계 생명체 낯선 생명체의 습격 우주 세균에 관한 다양한 상상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도전 우주 세균의 흔적을 찾아서 화성 세균이 우리의 조상이라면 13장┃우주 탐사 세균이 선물한 단백질 보충제 쓰레기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우주 자원 재활용 센터 우주 개척 프로젝트 화성이 제2의 지구가 될 수 있을까 세균이 화성으로 이사를 간다면 14장┃최후의 생명 평화로운 공존을 향하여 종말 부등식 핵 공격이 아닌 세균 테러 전쟁 그럼에도 세균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
내가 알기로는 곽재식 박사가 세균학과는 관계가 없는데 세균에 대해서 얼마나 어떻게 쓰고 있나 궁금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풍부하고 깊다. 어떤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서, 그것을 자기화하고, 또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다른 분야의 지식과 내공이 잘 몰랐던 분야에 접근하는 데도 도움을 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곽재식 박사는 이 책을 통해서 세균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지만, 세균에 관한 중요한 것, 필요한 것, 재미 있는 것은 죄다 얘기하고 있는 느낌이다.
<1부 과거관>에서는 세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세균, 내지는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 세균이 만들어간 지구의 환경에 대해서 다루고 (여기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남세균이다. 남세균은 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 지구에서 다른 생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냈고, 또 결정적으로 대기의 산소를 만들어냈다), 내부 공생을 통해 진핵생물, 즉 우리와 같은 생명체를 만들어 간 역사를 이야기한다.
<2부 현재관>에서는 세균의 기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것은 주로 최근 과학자들이 알아낸 사실들이다. 세균이 분열을 통해서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견해와 그래도 분열된 세포에 더 늙은 세포와 그렇지 않은 쌩쌩한 세포가 있다는 최신의 견해는 나도 언뜻 들어봤던 거라 새롭고, 내생포자를 통해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 몇 억 년을 견디는 세균의 능력,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혹은 김치를 맛있게 하는 세균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김치를 담글 때 왜 꾹꾹 눌러 담아야 하는지 아는가?). 질소 고정을 통해 땅을 비옥하고 하고, 동물과 식물을 먹여 살리는 것도 세균이 있어서라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3부 미래관>은 현재 과학자들이 세균을 두고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플라스미드에 관한 내용 자체는 오히려 <2부 현재관>에 다루어야 하는 내용 같지만, 이를 이용해서 세균이 새로운 형질을 갖도록 하는 연구는 세균을 활용하는 연구임으로 여기에 둔 것 같다. 항생제, 바이러스, 특히 세균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작용으로 가지고 있던 크리스퍼(CRISPR) 기술, 하수처리장에서의 세균 활용 등은 세균과의 대결, 혹은 세균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들이다.
<4부 우주관>은 SF 소설가로서의 곽재식 박사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가끔 이런 내용을 접할 때가 없지는 않지만, 이렇게 책의 거의 1/4이나 차지하면서 우주미생물학에 대해서 쓰고 있는 책은 없었다. 지구 생명의 기원과 관련한 외계 생명체에 대해서(외계 세균에 의한 지구의 오염 내지는 지구 세균에 의한 우주의 오염도 다룬다), 우주를 탐사하는 데 있어서 세균을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세균을 이용한 생물 테러에 대한 우려도 함께 쓰고 있다. 저자의 상상력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 우리나라의 문헌,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양 과학서적에서 지식의 발전에 공헌하는 우리나라 과학자의 연구가 소개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과학자, 특히 세균학자들도 무척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자 ? 곽재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어떤 사람들은 귀신이나 악마 내지는 천사라고 답할 것이고, 또 다른 이는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을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추상적인 존재 말고 구체적으로 형태가 있는 걸 답하라면, ‘박테리아’를 떠올리지 않을까
영어로는 ‘bacteria’, 한글로는 ‘세균’. 안경의 발견 이후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작은 생명체로, 존재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유한 존재. 이 책은, 그런 세균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1부는 『과거관』으로 세균의 첫 발견과 이후 연구 역사, 그리고 세균의 진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등장하면서 이 지구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역사서에 기록된 기이한 자연재해와 세균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려준다.
산소로 숨 쉬는 인간 이하 다른 생물들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생명체에게는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의 등장은 그야말로 천재지변이 아니었을까? 문득 요즘 일어나는 환경 문제도 인간에게는 천재지변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비극적인 일이지만,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른 생명체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삼국사기》라든지 다른 역사서에 기록된 현상들, 예를 들면 강물이 핏빛으로 변한다거나 거인의 시체가 물 위에 떠 올랐다는 현상이 어쩌면 적조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약성서에 실린 이집트에 내린 열 가지 재앙을 과학적으로 해석한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2부는 『현재관』으로 최근까지 세균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준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인간이 어떻게 세균과 공생하면서 살아가는지 예를 들고 있다. 물론 그 반대로 세균의 위험성에 관해서도 알려준다.
김치나 장이 집집마다 다른 이유가 세균의 영향이라는 부분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기분은 좀 그랬다. 뭐랄까, 발효라든지 아미노산이라는 단어는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는데, 세균이라는 단어에는 막연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세균은 더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인가보다. 그리고 대장균에 관한 색다른 사실도 알게 되었다. 늙지도 죽지도 않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책에서 보면 ‘카스파제’라는 세포 자폭 효소가 있다는데, 대장균과 카스파제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졌다. 카스파제가 동시에 모든 세포에 작동하면 사람의 몸이 녹아버린다는데, 그럼 영화에서 킬러들이 사람의 사체를 녹여 없애는 건 그 효소를 이용한 걸까?
3부는 『미래관』으로, 어떻게 보면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루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더 나아가 세균 연구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계기를 주고 있다.
여기서는 ‘바이러스’의 등장에 관해 다루고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건지, 항생제의 발전 때문에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하수처리장에서 세균을 이용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배웠다. 합성세제보다는 세균이 더 친환경적이긴 하겠지.
4부는 『우주관』으로 말 그대로 지구 밖으로 눈을 돌린다. 만약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인간이 지구 이외의 행성에 정착할 때, 외계 세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한다.
외계인이나 우주로 진출하는 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세균을 진지하게 다룬 적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잘 활용하면 꽤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과학 관련 서적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중고등학교 때 수학과 과학을 포기한 나에게는 특히 더 어렵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책은 그냥 쉽게 술술 읽혔다. 분명 어려운 과학 용어가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어쩌면 저자가 과학적 현상을 얘기할 때 들어주는 예시가 너무 적절하고,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런저런 예와 농담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학 교과서를 이 저자에게 맡겼으면, 과학을 포기하는 학생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미생물은 극소임에도 멀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인간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미생물과 공생하며 살아가야 할 관계다.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김동규, 김응빈 공저, 문학동네)
세균도 미생물의 일종이다. 단, 세균이 곧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크기를 비교하자면 사람과 사람의 피부에 난 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바이러스는 백해 무익하다. 반면 세균은 인간에게 유익한 것이 많다. 독감 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바이러스'는 생명에 치명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세균은 김장, 청국장,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처럼 인간과 공생하며 살아간다.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했던 세균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우주 시대를 맞이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세균에 이르기까지 총만라하여 정리해 주고 있다. 인류가 세균을 육안으로 발견한 것은 렌즈가 발명되면서부터다. 그 전까지는 세균의 실체를 몰랐거나 불분명하여 세균의 현상을 괴담으로 여기거나 미신과 같은 풍속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바다물이 피빛으로 변하면 마치 바다신이 노했다라고 역사 기록에 남겨 후세대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세균의 실체를 발견하면서 녹조 및 적조 현상이 세균 덩어리로 인해 생긴 현상임이 밝혀졌다.
유익한 세균이 있는 반면 생명을 위해가 되는 세균이 있다. 예를 들면 2001년 미국에서 탄저균 공격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는 탄저균을 아예 간편하게 가루 형태로 만들어서 우편으로 배송한 적이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도도상구균도 주의해야 할 세균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1970년대만 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가 많아 파상풍균이 묻은 가위로 탯줄이 감염되어 아기들이 한 해에 무려 7천 명이나 죽어간 사례도 있다.
공기 중의 질소만 빼 낼 수 있는 기술이 없을 경우에는 콩과 식물에 기생하는 세균들에 의해 만들어진 질소로 땅을 비옥하게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질소 비료 공장에서 만들어진 '질소'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질소는 예로부터 화약 재료로 쓰였다. 화약을 만들기 위해 질소가 녹아 있는 흙을 캐내야 했다. 조선에서는 임금이 사는 궁궐 흙에 질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그 흙을 캐내어 썼다는 기록만 남아 있다. 세균은 생활 깊은 곳곳에 유용하게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씻기만 해도 세균들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대장균들은 사람 몸 속 깊은 곳에 기생한다. 산소에 취약하기 때문에 산소가 들어올 수 없는 대장에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 어찌보면 세균은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다음으로 많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세균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