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마루 가쿠 작가의 형사의 눈빛은 나츠메 노부히토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연작 단편 소설로, 히가시 이케부쿠로 경찰서에서 형사로 재직하고 있는 그가 마주하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여 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형사의 눈빛의 주인공인 나츠메 노부히토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곳에서 죄를 지은 소년들의 상태를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자신의 딸인 에미가 누군가의 망치에 맞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일을 계기로 경찰로 전직을 하게 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사람을 잘 믿는, 그야말로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였던 만큼 과거의 그를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 항상 남을 의심해야만 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는 형사가 된 나츠메 노부히토의 모습은 그야말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작중 시점이 나츠메 노부히토가 경찰이 된지 이미 10년이나 지난 후의 이야기들로만 꾸며지고 있었다 보니 앞서 언급한 부분들이 잘 드러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교육심리학을 전공하였던 점이라던가 과거의 법무부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이랄까 사람들이 숨기고자 하는 부분들을 다른 형사들보다 빠르게 캐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자주 하면서 경찰 내부에서도 아주 특별한 존재로 통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나츠메 노부히토 형사의 모습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형사의 눈빛의 주인공인 나츠메 노부히토는 앞서 언급했었던 것처럼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하여 열심히 발품을 팔게 됩니다만, 이 책에 실린 모든 에피소드에서 작 중 화자는 나츠메 노부히토가 아닌 다른 인물들이다 보니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이라던가 사건의 해결 방식 자체는 안락의자 탐정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형사의 눈빛이라는 책에 대한 제 생각을 대중적인 단어로 표현하자면 무난하면서도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무언가 빠진 것처럼 조금 싱겁기는 한데, 그래도 계속 먹게는 되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사실 형사의 눈빛의 내용만을 놓고 보자면 나츠메 노부히토라는 인물이 형사가 되었던 이유와 그에 대한 답이 이미 제시가 되었던 만큼, 나츠메 노부히토의 이야기를 여기에서 끝을 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미 나츠메 노부히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국내에만 두 권이나 소개가 되어있기에 그 작품들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나오게 될지 궁금해지는 한편으로, 이야기를 괜히 늘려 작품의 완성도를 낮추는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우려 또한 드는 만큼 나츠메 노부히토 시리즈의 후속작인 그 거울은 거짓말을 한다를 통하여 그 점을 조만간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