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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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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42g | 122*190*12mm
ISBN13 9791189932503
ISBN10 118993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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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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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나를 위한 작은 위로
김태희 (taengee@yes24.com)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의 임이랑은 음악가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식물애호가로도 유명하다. 무엇이 그녀를 식물애호가로 만들었을까. 제목에서처럼 그녀에게도 괴로운 시간이 있었다. 그 힘든 시간 속에서 그녀를 일으켜준 것이 바로 식물이었다. 작은 화분 안에서 씨앗을 틔우고 싹을 올리는 경이로운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존재들이 그녀를 싱그러움으로 이끌어주었다. 정성을 쏟는 만큼, 사랑을 베푸는 만큼 자라나는 식물을 보며 식물에 대한 사랑을 키워 갔나 보다.

"나는 우울한 날이면 용기를 내어 식물을 구경하러 갑니다.
도저히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나갈 수 없는 날도 있지만, 신발 끈을 맬 수 있는 날엔 꼭 용기를 내보려고 해요.
고요하고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자라나고 있는 식물 친구들을 한참 구경하고 나면 어둠을 이겨낼 작은 빛을 얻기도 하거든요. _94p"

지금은 베테랑 가드너가 된 그녀는 초보자들도 식물 키우기에 도전해보도록 부드럽게 권한다. 그녀가 키워왔던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키우는 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를 친구에게 소개 하듯 식물을 대하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이 책 안에 가득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르게 자라는 식물을 보며 우리를 지나가는 이 계절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힘내세요. 식물을 죽이고 또 죽이는 당신"

예전에 선인장을 한 번 키우다 죽인 후로 난 식물같은 건 키울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요즘은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워지고, 주변에서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듣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같았다. 그러다 며칠 전 문득 나도 한번 식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힘을내어 작은 산세베리아 하나를 집으로 데려왔다.

집밖을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 때문인지, 내 마음이 답답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은 초록 생명 하나가 숨을 쉬게 하는 것 같다. 조금 괴로운 나를 위한 작은 위로가 되어주길.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어요, 식물을 키우는 일은 곧 ‘관심’의 문제라는 걸요. 내 집의 어떤 창에서 가장 빛이 잘 들어오는지, 내가 키우는 식물이 건조한 걸 좋아하는지 습한 걸 좋아하는지, 일년생인지 다년생인지 관심을 갖고 길게 바라봐주면 즐겁게 크는 게 바로 식물이라는 걸요.”
--- p.15

“식물을 키우며 얻는 경험치가 높아질수록 당신의 식물 돌보기 직감도 발달할 거예요. 열심히 키우고 열심히 죽여봐야 식물을 훨씬 더 잘 키울 수 있게 되지요.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에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끝없는 관심, 그거 하나면 돼요.”
--- p.37

“남국에 갈 때마다 놀라운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식물 사랑입니다. 어느 도시에 가나 크고 작은 정원을 꾸며놓은 것도 예쁘고, 호텔이나 리조트는 대결하듯 경쟁적으로 조경을 가꾸지요.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식물 덕후는 그저 즐겁답니다. 워낙 식물이 아름답게 잘 자랄 수 있는 기후이기에, 이 나라 사람들이 식물을 더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p.67

“각자의 속도로 자라나는 식물처럼, 사람도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모두가 달릴 필요는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 움직이거나 멈춰 있어도 괜찮아요.”
--- p.87

“극성인 가드너의 일상은 몹시 분주합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옮겨가는 기간 동안 수십 개의 화분을 아침에는 내놓고 밤에는 들여놓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문득 왜 이렇게까지 열과 성을 다해 식물 친구들의 안위를 챙기는지 궁금해지곤 해요. 달리 이유가 있을까요. 식물에 빠져도 단단히 빠져 그런 것이지요.”
--- p.110

“곱게 피어난 백합이 다섯 송이를 넘기고 열 송이를 넘기니 온 집 안에 백합 향기가 황홀하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후각이 마비될 지경으로 강한 백합 향을 맡으며 생활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즐거운 일이었어요. 외출했다 백합 향 가득한 집으로 돌아오면 온종일 미세먼지와 도시의 소음에 지친 몸과 마음이 즉각 치유되는 것 같아요.”
--- p.118

“나는 삶이 어렵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기가 겁이 나 망설이고, 신발 신는 법부터 다시 배우는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묻고 대답을 찾지 못해 울다가 잠에 들어요. 그렇지만 나는 장미를 피울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색 동백과 라넌큘러스는 죽어버렸지만 아직 내 정원에는 수많은 식물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pp.14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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