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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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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444g | 113*183*25mm
ISBN13 9788968332463
ISBN10 896833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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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뷔케는 목격담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삐쩍 마른 몸이라 뼈다귀 위에 입힌 듯 검은 옷이 펄럭거렸어. 눈은 또 어찌나 깊숙하게 푹 들어가 있던지 눈동자가 움직이는지 아닌지 분간도 못하겠더라고. 그러니까 커다랗게 파인 검은 구멍 두 개만 보여서, 꼭 죽은 사람 머리통 같았지. 게다가 피부는 북에 씌운 가죽처럼 뼈다귀 위에 쫙 눌어붙어 있는 듯했는데, 하얗지도 않고 흉측하리만큼 누렇게 떠 있었어. 또 코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 옆에서 보면 보이지도 않았으니 정말 끔찍해서 보고 있기도 힘들었지. 이마와 귀 뒤에는 거무튀튀한 머리카락 서너 가닥이 달랑 남아 있더라고.”
--- 「유령이던가?」 중에서

하모니를 위해 탄생한 입술, 단 한 번도 망가진 적이 없었던 명민한 도구, 환상적인 악기였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발전기였으며 가장 난해한 화음, 가장 부드러운 변조, 가장 강렬한 리듬을 들려주었을 뿐 아니라 진정한 감동을 주고 영혼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천상의 불빛만이 부족했을 뿐이었던 그 입술에서 새어 나온 것은…… 입술이 뱉어냈던 것은……
두꺼비였다……!
아! 끔찍하고 추하며 끈적끈적하고 표독스러우며 목이 쉰 두꺼비가 튀어나온 것이다!
--- 「저주받은 발코니석에서」 중에서

“3개월 전부터였죠. 보지는 못했고 들리기만 했어요. 처음으로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소리가 다른 분장실에서 난다고 믿었어요. 당신이 짐작했던 것처럼요. 그래서 밖으로 나가 여기저기서 소리를 찾았죠. 그런데 라울, 당신도 알다시피 제 분장실은 정말 외진 곳에 있잖아요. 소리가 충직하게 제 분장실 안에 있는데 분장실 바깥에서 찾기란 불가능했죠. 그리고 이 소리는 노래를 부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인간처럼 저에게 말을 걸고 질문에 답하기도 했어요. 인간과 다르다면 천사처럼 아름다운 소리였다는 점이겠죠. 이렇게 믿기지 않는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저는 세상을 떠나면 저에게 천사를 보내겠다고 언약했던 우리 가엾은 아버지의 ‘음악 천사’를 늘 떠올리면서 살았어요.”
--- 「아폴론의 리라」 중에서

그녀는 두 팔을 넓게 뻗었다. 풀어 헤친 머리카락이 드러난 어깨 위를 뒤덮었다. 타들어 가는 목청으로 영광 속에서 숭고한 탄원을 부르짖었다.
(……)
그 순간 갑자기 극장이 어둠 속에 잠겼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관객들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이내 무대에 불이 밝혀졌다.
그런데 크리스틴 다에가 사라지고 없었다!
--- 「비밀 문 애호가의 위대한 한 수」 중에서

크리스틴은 라울에게 당장 떠나라고 했다. 라울이 숨어 있다는 것을 에릭이 알아차리기라도 하면 망설임 없이 죽일 거라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녀는 에릭이 사랑 때문에 완전히 미쳐 버렸고 시장과 마들렌 성당의 사제 앞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동의하지 않으면 에릭 자신은 물론 모든 사람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리고 크리스틴에게 다음 날 밤 11시까지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는 것이다. 최종 기한이었다. 결국 그가 말했던 것처럼 결혼식과 장례식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 「페르시아인의 얘기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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