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한마디
미국 대표 청소년소설 작가 로이스 로리의 뉴베리상 수상작 『기억 전달자』를 시각적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에서 기억과 감정을 간직하게 된 유일한 기억보유자 조너스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내었다. 기존 원작 세계에 다채로운 색을 칠해 간결하고도 풍성해진 청소년 SF 고전. - 청소년 MD 이주은
뉴베리 상,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아너 상 수상작 기억 전달자 직면한 현재와 미래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현대 고전 아이스너 상 수상 작가의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하다! 세상의 모든 기억과 감정을 간직한 유일한 사람, 기억 보유자로 선택된 조너스의 이야기 조너스가 사는 마을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된다.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삶을 위해 모두가 똑같은 가족 형태를 가지며 직위 또한 부여받는다. 감정 또한 일정하게 통제되며 색깔도 존재하지 않는 무채색의 사회이다. 아무도 그 무엇도 선택할 수 없지만 모두가 그 결정에 만족스럽게 복종한다. 열두 살 직위 부여식 날, 기억 보유자로 선택된 조너스는 ‘기억 전달자’로부터 모든 기억을 하나씩 전달받게 되고, 실은 불안정했던 마을에 숨겨진 복잡한 비밀과 어둠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기억 전달자』 그래픽 노블은 P. 크레이그 러셀의 섬세한 그림을 통해 무채색으로만 존재하던 세계에 색깔을 불어넣는 조너스의 여정을 따라간다. 원작의 텍스트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압축적이고 간결해진 전개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쉽게 걸음 하게 한다. |
기억전달자라는 책을 입소문으로 들어서 읽어봐야겠다 생각은 했지만, 읽어본 사람들이 좀 어렵다라는 말을 들어서 선듯 손을 못 대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의 만화책으로 나온 이 책을 도서관에서 만나서 이렇게 읽어보게 되었다.
디스토피아 장르는 그닥 좋아하지도 선호하지도 않지만, 요즘 나오는 책들이 디스토피아 테마의 책들이 많아서 이럴바에는 차라리 고전을 읽어보자라는 생각에 이 책을 잡게 되었다.
난 분명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내 생각은 인문학을 읽는 것 마냥 심오해서...
책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빛과 색이 없는 늘 같음 상태의 시대를 사는 12살의 기념식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조너스가 기억보유자의 직무를 받고, 기억을 전달받으며 자신의 세상과 다른 세상을 인지하고, 임무해제가 무슨 뜻인지 알고는 라는 걸 임무해제위기에 있는 가브리엘과 지신이 살던 세상을 버리고 도망가는 내용이다.
책의 결말은 열린 결말이라서 조너스가 빛과 색이 있고, 음악이 있는 세상으로 탈출했는지는 의문이지만, 희망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나란 사람은 그들이 그런 세상을 찾아갔기를 바랄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주관은 없이 세상이 틀에 맞혀져서 어떤 자유행위도 막아지고, 창작적인 행위가 막아진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 얼마나 답답하고 벗어나고 싶을까?
자유민주주의사회에 사는 그런 생활을 유지했던 사람들이 읽으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답답할 것 같다.
나 또한 읽는 내내 이유를 알 수 없는 답답함과 머리무거움에 어리둥절했으니까 말이다.
책의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검색해보니 이책이 아동도서로 분류되어서 너무 놀라웠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건만, 내용이 너무 심오하고 어려워서 우리집에 있는 속없는 중학입학생아들에게는 추천하기는 이른 것 같고, 중학생아이들이 한 번쯤 읽어봤음 하는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그래픽노블이라서 그림으로 내용들을 다 서술하고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길을 좀 막는 감이 있어서 내가 권하는 방법은 책을 읽고, 그 다음 이 책을 읽는 게 순서일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이번해에 읽어볼 책 위시리스트에 기억전달자를 넣어놓았다.
책으로 읽는 기억전달자는 어떤 느낌일까? 너무 궁금하다.
로이스 로리 원작의 <기억 전달자>를 그래픽 노블로 각색한 책이다. 원작의 감동이 식기 전에 한번 읽어보려고 급히 구매하였지만 각색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너무 똑같아서 읽는 내내 감동은 없었다. 다르게 얘기하면 원본의 이야기를 너무 충실하게 따랐는데 이것이 이 책을 매력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원작의 얘기를 너무 많이 담으려 했기 때문에 페이지에 들어가는 컷 수가 많아졌고 글이 많아졌다. 글자수가 많아지다 보니 글자 크기가 작아져서 읽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산만했다는 느낌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원작에서 중요한 대화나 내용을 그대로 담아 두었다. 그래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원작에서의 중요한 대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며 원작에서 글로 표현한 부분을 상상하기 힘들다면 이 그래픽 노블은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그래픽 노블은 뺏을 뿐 아니라 원작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에 생략된 글에서 알아낼 수 있는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림 스타일도 크게 눈에 가지 않았다.
『기억 전달자』의 조너스가 살고 있는 세계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합리함을 모두 해결한 완전한 세계일지 모른다.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50명, 50명의 아이들은 모두 보육원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하다, 아이들을 충분히 잘 돌볼 수 있는 가정에 보내진다. 아이들은 매년 같은 교육을 받으며 동일한 상태로 성장하다 열두 살이 되면, 봉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성향과 개성에 맞는 활동들을 체험하고 원로들은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하며 열다섯 살이 될 때 각자에게 꼭 맞는 직업을 부여해 준다. 사회 구성원 간의 소모적인 갈등을 없애기 위해 모두가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며, 불평등도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평화롭고 효율적인 사회. 가난을 걱정할 필요도, 노후를 걱정할 필요도 없이 모든 것을 안전하게 보장해 주는 사회인 것이다. 그곳에서 조너스는 기억전달자로 선택되어 모두에게 잊혀진 과거의 기억들을 가지게 된다.
요즘에는 모두가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행복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인생처럼,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이기적이더라도 괜찮다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인간관계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최대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들을 하라고 충고한다. 어쩌면 그렇게 나의 마음과 감정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나를 불편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로부터 차단한다면 평화롭다고 여겨질지 모른다. 조너선이 살고 있는 세계처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식으로 꽤 잘 돌아가는 것 같지 않으세요? 우리 마을 말이에요. 다른 방식으로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그 기억을 받아들이기 전까진. 왜 이 기억을 기억 전달자님이 가장 좋아하시는지 알겠어요. 그렇지만 그 기억 전체에서 오는 느낌에 적당한 단어는 알 수 없었어요. 방 안에 아주 강하게 퍼져 있던 느낌 말이에요."
"사랑이야."
"음, 저 역시 그렇게 살아가는 게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걸 알겠어요. 노인들이 계속 같은 장소에 있다면 지금처럼 보살핌을 충분히 받지 못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전 이 기억처럼 사는 게 더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제 말은 그렇게 느꼈다는 뜻이에요. 물론 사랑이란 살아가는 데 더 위험한 방식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있었으면 해요." (p.121)
조너선처럼 우리에게 잊힌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왜 삶의 이유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는지 깨닫게 된다. 내 어릴 적만 해도 사람들은 서로에게 지나치게 관심이 많았다. 아랫집 새댁이 요즘 입덧이 심하다고 걱정을 하고, 옆집 아저씨가 어젯밤에 외박을 했다며 혀를 차기도 하며, 저녁 반찬으로 무엇을 먹을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스갯소리로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고 말하곤 했다. 물론 그 시절에 불편함에 불편함은 지금보다 많았을지 모른다. 누군가는 고생스럽고, 누군가는 상처받고, 누군가는 불편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대끼며 사랑하고 미워하고 위로받고 성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매일이 모여 삶을 이룬다.
조너선이 살고 있는 세계는 '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며 평화롭고 안전하다. 하지만 그들은 다름의 차이와 선택의 기쁨, 그리고 안전하지 않지만 서로 부대끼며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던 과거의 기억들이 더욱 사람답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알고 있고, 그리워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멈춰버린 일상은 안전하지만 함께여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경험할 수 없게 하기 때문에. 이 전처럼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함께 생동하던 때를.
수년 전 소설로 읽었고 영화로도 보았지만, 그래픽노블로 출간되면서 다시 읽은 『기억 전달자』는 여전히 나에게 진짜 가치있는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사실 영화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픽노블은 완성도가 높은 편. 영화보다는 소설 혹은 그래픽노블로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