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으로서의 교육’을 이야기하는 하이타니 겐지로
1974년에 출판된 첫 장편소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원제: 토끼의 눈)로 일본 문학계를 들쑤셔 놓았던 하이타니 겐지로. 그가 17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접고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그의 첫 소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광고 한 줄 없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지금껏 수백만의 독자에게 사랑받아 왔다. 이 책을 빼놓고는 일본 문학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 작품은 일본 문학계에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수많은 모방작과 비판작을 낳게 한 문제작이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17년 교육실천의 결정체이자, ‘어린이에게 배운다’는 작가의 교육철학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978년 국제 어린이의 해를 기념하여 국제 안데르센상 특별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었고, 하이타니 겐지로를 단숨에 일본 어린이 문학의 대표작가에 올려놓았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에는 어린이의 세계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각박하고 소외된 현실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교육에 대한, 인간에 대한 하이타니 겐지로의 정신은 그의 거의 모든 작품 속에 짙게 배어 있다.
책소개… 사람의 향기가 배어나는 아름다운 작품
“이 작품은 학교물에 흔한 감상적 사제애나 교육 논란을 배제하고, 루이 아라곤이 말하는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라는 자세로 교사와 학생이 서로 부딪치는 현실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독자는 이 책 속에서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인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꾸며내지 않은 어른과 아이의 모습이야말로 하이타니 씨가 17년 동안의 교사 생활 속에서 파악해 온 것이다.” (― ?아사히 신문?, 이마에 요시토모)
소년과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체로 좋은 선생님이 나쁜 학생을 교화한다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훌륭한 선생님에 의해 도저히 바로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이 차츰 교화되어 간다는 방식의 틀에 박힌 구성이었다면 결코 책을 읽는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고다니 선생님은 아주 평범한 초임 여교사이며, 주인공은 고다니 선생님 하나가 아닌 아이들(특히 데쓰조)이다. 이야기의 처음은 고다니 선생님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읽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데쓰조와 고다니 선생님을 오가며 그들의 의식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고다니’라는 한 젊은 여교사와 사회적 차별에 이미 익숙해진 소외당한 아이들(쓰레기 처리장 아이들, 정신지체 아동)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갈등, 그리고 믿음과 사랑은 우리에게 진정한 교육이 어떤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치며 배우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이고 현직 교사나 앞으로 교단에 설 사람들에겐 참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볼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테고,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 독자들에겐 큰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