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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

[ 양장 ] 찰스 디킨스 선집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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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76쪽 | 760g | 137*195*36mm
ISBN13 9788952751072
ISBN10 895275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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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고,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고,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고,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는 모두 천국을 향해 똑바로 나아가고 있었고, 우리는 모두 천국을 등진 채 반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 p.13

군사 지식이 결핍된 육군 장교들, 배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해군 장교들, 공무 개념조차 없는 공무원들, 눈빛이 음탕하고 입이 경박하고 삶은 더 경박한 최악의 속물근성을 지닌 철면피 성직자들. 하나같이 각자의 소명에 철저히 무능했고, 하나같이 각자의 소명에 적임자인 듯 지독하게 거짓말을 해댔지만, 하나같이 가깝든 멀든 대귀족 나리의 집단에 속한 자들이었고, 그리하여 뭐든 잇속을 챙길 수 있는 공직 자리를 부당하게 꿰차고 앉은 자들이었다.
--- p.54

슬프게, 슬프게, 태양이 떠올랐다. 떠오르는 태양 아래 이 남자보다 슬픈 광경도 없었으니, 훌륭한 능력과 훌륭한 감정을 지녔음에도 그것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자신을 돕거나 행복을 챙기지도 못하며, 무엇이 자신을 좀먹는지 알면서도 그것이 자신을 먹어치우도록 체념해버린 터였다.
--- pp.160-161

마을에는 가난한 길이 하나 나 있고, 가난한 양조장, 가난한 무두질 작업장, 가난한 선술집, 역마를 교체하기 위한 가난한 마구간 마당, 가난한 샘터,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가난한 설비들이 있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모조리 가난했는데, 그중 많은 이들이 문간에 앉아 저녁에 먹을 빈약한 양파 따위를 썰거나, 샘터에서 이파리나 풀이나 땅에서 나는 것 중 빈약하나마 뭐든 먹을 만한 것들을 씻고 있었다. 그들이 무엇 때문에 가난한지 드러내는 표시는 부족하지 않았다. 국가에 내는 세금, 교회에 내는 세금, 지주에게 내는 세금, 지방세와 일반세 등등 작은 마을에 엄숙하게 새겨진 글귀에 따르면 이곳에도 세금 저곳에도 세금이었기에, 아직 살아남은 마을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 pp.201-202

하지만 부당함에 대한 음울한 자각, 그리고 계급에 대한 뿌리 깊은 적개심을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탓에 그녀는 기회가 되자 암호랑이로 변했다. 그녀에게 동정심 따위는 전혀 없었다. 설령 그런 미덕을 지닌 적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은 모두 사라진 터였다. 결백한 남자가 조상들의 죄 때문에 죽어야 한다는 것, 그건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 눈에 보이는 건 그들이었지, 그가 아니었으니까. 그의 아내가 남편을 잃고 딸은 아비를 잃게 되는 것, 그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었다. …… 그녀에겐 상대에 대한 연민,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조차 없었기에 그녀의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었다.
--- p.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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