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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석, 고요한 울림 1 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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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9쪽 | 502g | 190*277*14mm
ISBN13 9788965450320
ISBN10 89654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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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티베트의 이야기꾼 페마체덴,
그가 들려주는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을 만나다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도 줄곧 소설을 썼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자신이 쓴 소설에서 연유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도 영화로 각색되어 벤쿠버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2018년 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각본상을 받았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러나 티베트의 ‘다름’을 과장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페마체덴의 소설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작가는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 속에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이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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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이야기꾼 페마체덴,
그가 들려주는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을 만나다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도 줄곧 소설을 썼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자신이 쓴 소설에서 연유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도 영화로 각색되어 벤쿠버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2018년 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각본상을 받았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러나 티베트의 ‘다름’을 과장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페마체덴의 소설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작가는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 속에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이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묘하게 닮은 두 단어
마술적 사실주의와 티베트


페마체덴의 소설을 말하며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라는 용어는 중요하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현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들, 현실의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과를 그려낸다. 소설 속에서 티베트는 현실적 공간이기도 하면서 판타지적 공간이기도 하다.

표제작「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이 빛을 발한다. 소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문득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동기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내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 조각공을 꿈속으로 불러낸다. 죽은 조각공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마니석에 육자진언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아들 르싸네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의례를 치른다. 이야기는 르싸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판타지로 풀어내며 독자를 마술적 사실주의의 체험으로 이끈다.

작품을 거니는 인물들
활불, 돌마, 그리고 이방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는 수많은 형상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은 셋으로 모아진다. 바로 활불, 돌마, 이방인이다. 활불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 「우겐의 치아」, 「기억 속 두 사람」에 등장한다. 활불은 덕행이 아주 높은 승려를 이르는 말로, 티베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서 티베트의 전통을 대표한다. 그러나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다. 활불은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다. 돌마는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여자보살을 지칭하는 단어로, 「낯선 사람」, 「오후」, 「죽음의 색」에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돌마는 작품 전체에서 삶의 처처에 자리하고 있는, 그러나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욕망을 대표한다.

이방인은 ‘낯선 사람’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낯선 사람」의 ‘낯선 사람’은 티베트 마을에 문득 나타나 마을을 휘젓고 사라지는 사람이다. 이방인은 티베트 마을 밖, 대도시 또는 소도시에서 들어온다. 「아홉 번째 남자」에서 용우파엔이 만난 트럭 기사, 잘생긴 남자 등은 모두 도시에서 왔다. 티베트 공간에 들고 나는 ‘낯선 사람’이란 존재는 티베트 바깥의 모든 이들로 상징된다. 그들은 한족 중국인, 티베트를 행정구역화한 공무원, 푸른 눈의 이방인 등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이들을 처음으로 경험하며 놀라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티베트 바깥사람들은 티베트 사람들을 오히려 무언가 신비에 둘러싸여 있는 인물들로 이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마체덴의 단편집은 티베트에 대한 이해의 현실적 반영이다.

페마체덴은 이처럼 활불과 돌마, 이방인이라는 상징과 표상을 통해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티베트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교차하는 시선을 그려내고 있다.

인민과 장족 사이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말하다


「타를로」에서는 대립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보여준다. 「타를로」에서 타를로는 신분증을 만들러 도시에 나갔다가 다양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난생 첫 경험과 마주한다. 신분증을 만드는 행위는 티베트의 전통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건 중국의 행정구역 안에 사는 ‘인민’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위치시키는 일이다. 타를로가 티베트 바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건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이라는 공식적인 둘레 안으로 전치하는 과정이다. 그는 행정력이 요구하는 대로 머리를 잘랐다가, 땋았다가 한다. 그리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외움으로써 ‘중국인’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자네, 『인민을 위해 봉사하다』 한번 읊어보게. 우리 경찰들 시야 좀 넓혀줘.”
타를로는 경찰들의 표정을 보면서 군소리 하지 않고 거침없이 암송하기 시작했다.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 1944년 9월 8일, 마오쩌둥. 우리 공산당과 공산당이 이끄는 팔로군, 신사군은 혁명 대오입니다. 우리 혁명 대오는 오로지 인민의 해방을 위해, 철저히 인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장쓰더 동지는 우리 혁명 대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죽음의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같지 않습니다. 중국 고대 문학가인 사마천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도 있고 깃털보다 가벼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맞는 죽음은 태산보다 훨씬 무겁고, 파시스트를 위해 일하거나 인민을 착취하거나 핍박하다 맞는 죽음은 깃털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장쓰더 동지는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숨졌으므로 그의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 「타를로」 중에서

티베트 사람으로서 타를로는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불통의 경험을 반복한다. 그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티베트의 전통은 마치 그의 꽁지머리처럼 잘려나간다. 중국이라는 행정구역의 지도가 그의 삶으로 다가올 때, 그는 혼란을 경험한다. 중국식 교육에 어쩔 수 없이 함몰돼 있는 그이지만, 그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지식과 경험은 마오쩌둥 어록이 아니라 ‘양치기 방법론’이다. 작품에서는 티베트가 맞닥뜨린 정체성의 위기가 그렇게 그려진다.

그럼에도 어디에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이야기


소설 속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 속 작품들은 ‘티베트’라는 소재에 기대어 ‘낯선 티베트의 종교 혹은 문화’를 그럴듯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 소재를 경유해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인 삶과 죽음, 우정과 사랑을 진솔하게 다루어,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아홉 번째 남자」에 있는 용우파엔의 아홉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티베트 사람들의 온갖 형상을 잘 보여준다.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용우파엔이 만난 남자들은 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비(allegory)다. 아홉 남자, 그러니까 인생은 각각 종교, 사랑, 재물, 타향, 외모, 섹스, 권력, 자식, 지식을 추구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티베트, 티베트 소설은 낯설다. 그러나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을 담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속 작품들은 풍부한 상징성과 문학성을 띠면서도 독특한 티베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페마체덴의 작품들은 한국 독자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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