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미리보기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탬버린

김유담 | 창비 | 2020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10건 | 판매지수 1,056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YES포인트
구매 시 참고사항
  • 제38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내 주변 사물들 - 탁상시계/러그/규조토발매트/데스크정리함/트레이/유리머그컵
키워드로 읽는 2022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
창비 소설 기획전 〈소설, 껴안다〉 - 『채식주의자』 개정판 출간 기념
MD의 구매리스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6월 전사
6월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72g | 128*188*22mm
ISBN13 9788936438111
ISBN10 8936438115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담의 첫번째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착실하게 발표해온 단편 8편이 묶인 이번 소설집은 신예 소설가 김유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태어나면서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무용(無用)함”(「탬버린」 156면)을 어쩔 수 없이 체득해버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씁쓸한 속마음을 김유담은 솜씨 좋게 포착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여성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우리와 너무도 닮아 “익숙한,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노력해온” 표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담이 누설하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열등감과 비밀스러운 절박함”(전기화, 해설)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고백 자체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김미월, 추천사)이 되어주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다독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핀 캐리(pin carry) / 공설운동장 /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 탬버린 / 멀고도 가벼운 / 가져도 되는 / 두고두고 후회 /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해설|전기화 / 작가의 말 / 수록작품 발표지면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보겠다고.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않았다. 이 좁은 동네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온전한 나로 새롭게 살아보고 싶었다.
--- p.23

“탬버린에 달린 이 동그란 금속을 뭐라고 하는 줄 아니? 징글(jingle)이라고 해. (…)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송이 징글이 모두 떨어져나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탬버린을 세게 흔들었다. 탬버린은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떨렸다. 송의 가느다란 팔목에서 푸른 심줄이 불거져나왔다.
열여덟살의 나는 삶이 징글징글하다는 송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엇이 그 아이의 삶을 징글징글하게 짓누르는지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송이 혼신의 힘을 다해 탬버린을 흔들 때면 뭔가를 털어버리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동그란 금속들이 부딪치면서 퍼지는 소리가 요란하면서도 처연하게 마음을 울렸다.
--- pp143-144

“아니, 걔가 부잣집 딸이라는 거야 워낙 유명했잖아. 당시의 나는 며칠을 망설이다가도 결국 사지 못했을 물건을 집에 가는 길에 충동적으로 샀다는 것보다는, 그 아이가 내세운 쇼핑의 이유가 내 딴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 기분이 안 좋아서 예쁘고 반짝거리는 새것으로 자신을 꾸며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에…… 아, 저 아이는 자신의 기분을 살피면서 살고 있구나,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나빠지지 않게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아는구나. 그 아이의 귀에서 반짝거리는 작은 귀걸이를 한참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조명아를 미워하게 된 게. 당시의 나는 그런 기분을 어떤 식으로 감당해야 하는지 몰랐어. 조명아를 미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그렇다고 내 기분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너도 알다시피 그때의 나는 기분 따위를 돌보며 살 여력이 없었어. 학업을 이어가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으니까.”
--- pp.236-237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는 주치의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려 넘어가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선택한다고 해서 아버지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건가. 인생에서 무엇도 제대로 선택할 기회가 없었고, 번번이 실패만 해온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는 요구가 허황되게만 느껴졌다. 이미 실패한 사람은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후회에 사로잡힌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고 더 나아질 수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후회였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소용없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지 나는 묻고 싶었다.
--- p.27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담의 첫번째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착실하게 발표해온 단편 8편이 묶인 이번 소설집은 신예 소설가 김유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태어나면서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무용(無用)함”(「탬버린」 156면)을 어쩔 수 없이 체득해버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씁쓸한 속마음을 김유담은 솜씨 좋게 포착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여성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우리와 너무도 닮아 “익숙한,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노력해온” 표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담이 누설하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열등감과 비밀스러운 절박함”(전기화, 해설)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고백 자체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김미월, 추천사)이 되어주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다독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난히 강렬한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고, “구성이 단단하고 초점이 분명하며 인물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핀 캐리(pin carry)」는 “평범한 한 남자의 어두운 정열과 ‘일부러 져서 이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선보”(심사평)인다. 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우리 사회를 비꼬는 듯한 이 게임은 소설집 전반에 걸쳐 주인공들이 고투하는 인생의 국면들을 역설적으로 비춘다. 치료비를 감당할 여윳돈이 없어 끔찍한 치통을 참고 나서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석사 2학기를 마칠 때까지 대체 무얼 했는지” “인생 전체에 대한 비난”(「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87면) 같은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거나, “깔끔한 월세방, 안정적인 학자금 대출 상환”을 넘어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들을 보는 삶”이 “내게는 닿을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으로만 여겨”(「멀고도 가벼운」 190면)지는 막막함에 대해 작가는 볼링에서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핀 캐리」 42면)을 상기시킨다.

탬버린이 징글징글징글, 하면서 울리는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흔들리고, 흔들며 우리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표제작인 「탬버린」은 신입사원 ‘은수’가 겪는 사회생활의 고투를 그린다. 고교시절 떨어지는 성적으로 쫓기듯 전학 간 학교에서 은수에게 유일한 친구였던 ‘송’은 밤마다 고깃집 불판을 닦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면서도 탬버린을 흔들며 삶의 무게를 털어내고, 은수는 그 고통이 무언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친구를 위해 열심히 탬버린을 배운다. 수년이 지나 노래방에서 100점이 나오면 대표의 인정을 받는 회식자리에서 은수는 그때 배운 탬버린을 흔들고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지만 좀처럼 100점이 나오지 않는다. 과연 은수는 대표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핀 캐리(pin carry)」는 트럭 운전을 하던 ‘인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인숙’의 오빠인 인호가 생전에 몰두했던 것은 다름 아닌 내기 볼링. 내기로 들게 된 보험 덕에 남겨진 가족은 큰 보상금을 받게 되지만 인숙은 오빠의 죽음에 빚지고 있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우연히 인숙은 오빠가 남긴 유품에서 그가 치른 게임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된 수첩을 발견하게 되고, 오빠가 다니던 볼링장에 가서 볼링을 치면서 오빠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공설운동장」에서는 대학에 입학하며 고향 밀양을 떠났던 ‘하경’이 휴학을 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다. 밀양에서 하경은 입시학원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가르치기도 했던 국어 강사 ‘L’을 다시 만나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소설을 쓰는 것이 꿈인 하경에게 밀양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그는 반려자가 될 수 없다. 그와 데이트를 하며 함께 달리던 공설운동장을 하경은 이제 혼자서 달리기 시작한다.

내 인생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뭔가를 열심히 해본 것은 탬버린이 처음이었다. 정말 탬버린이 징글징글 하고 울리는 거라면 그것에 호응하는 게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송과 같이 박자를 타고 노는 게 좋았다. (…) 탬버린은 누군가가 흔들어주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거라고, 탬버린의 존재를 확인해주기 위해서는 힘껏 흔들어줄 수밖에 없다던 송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간주를 틈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탬버린」 144면)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는 어린 시절 같은 주공아파트에서 친하게 지내던 ‘영주’와 ‘성희’가 성인이 되어 치과에서 환자와 치위생사로 재회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환경임에도 대학원 공부를 선택한 영주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고통스러운 치통을 참다가 독일 학회 참석을 포기하고 그 돈으로 성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성희는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영주에게 블로그 홍보를 강요하고, 영주는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희의 태도에서 오히려 불편한 마음을 느낀다.

「멀고도 가벼운」은 ‘지연’에게 어릴 적 큰 영향을 끼친 ‘보배 이모’를 그린다. 고향을 한번도 떠난 적 없는 엄마를 포함한 집성촌의 사람들은 지연네 집에 모여 부업을 한다. 작업반장인 엄마는 남편은 뉴질랜드에 있고, 사촌동생 보배와 고향으로 돌아온 이모의 억척스러움을 두고 자주 못마땅해하지만, 지연에게는 고향을 떠난 적이 있고 이제는 뉴질랜드로 떠날 준비를 하는 이모에게서 본인의 가능성을 엿본다. 지연이 대학에 입학한 뒤 뉴질랜드에 정착한 이모가 보내온 양모 이불이 더없이 소중한 까닭이기도 하다.

「가져도 되는」의 ‘인희’와 ‘승규’는 대학 동기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둘은 강남 인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과 분위기에 어쩐지 섞이지 못하고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가깝게 지내다 결혼한다. 결혼 후 이제는 유명인이 된 동기 ‘조명아’의 결혼식 초대를 받아 최대한 꾸미고 참석하지만 어쩐지 자신들이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려 아등바등 살아왔지만 넘어설 수 없는 벽을 여전히 확인할 뿐이다.

조명아는 어떻게 돈을 쓰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세련된 방식으로 조언할 수 있었다. 그런 조명아를 인희가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인희는 기분보다는 기본을 중요하게 여기는 여자였다. 서울에서 기본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갖춰야 하는 조건들 앞에서 우리는 자주 좌절했지만,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기본의 기준이 갈수록 버거워진다고 느끼고 있었다.(「가져도 되는」 237~38면)

「두고두고 후회」에서는 아버지의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던 삼남매가 아버지와 함께 이혼한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따로 살게 되고, 그후로 오래도록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살게 된 ‘선재’와 두 동생들은 이제 한발짝 떨어져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듯하다. 아버지의 치료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는 주치의의 말에, 번번이 실패만 해온 사람에게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는 말이 아프게 남는다.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에서 ‘한’은 육개월 전 헤어진 여자친구 ‘피티’의 실종 소식을 듣고 피티의 언니 ‘소냐’를 찾아온다. 한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병약해진 소냐를 극진히 돌보던 피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항상 2순위라는 사실을 원망한다. 결국 한이 소냐의 머리채를 잡고 윽박지르는 장면을 목격한 피티는 한과 헤어지게 되고 몇달 뒤 소냐마저 떠나게 된 것이다. 피티는 피크닉을 가서 예쁜 티포트에 잘 우린 차를 마시는 것이 늘 꿈이었는데, 피티가 떠난 집에는 그녀가 가장 아끼던 영국산 찻잔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성장통을 겪는” 『탬버린』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선택에 잇따르는 감정들을 지나오며” “이전과는 조금씩 다른 자신을 만들어나”가고, “스스로, 더 멀리, 나아가,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대단한 일인지 점점 더 깨달아가면서”(전기화, 해설) 현실을 이겨낸다. “탬버린의 존재를 확인해주기 위해서는 힘껏 흔들어줄 수밖에 없다”(「탬버린」 144면)고 말하는 삶에 대한 적극성과 눈물로 젖은 볼이 쓰라려도 다시 “운동화 끈을 조”이고 “두 주먹을 꼭 쥐”며 “힘껏 달리기 시작”(「공설운동장」 82면)하는 강한 의지로 김유담은 “뒷배도 토대도 없는 청년들”의 지친 손을 잡아 “새로운 출발선으로 추슬러놓는다”(전성태, 추천사). 날카로운 눈으로 현실을 간파하고 결연한 자세로 생에 맞설 줄 아는 이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열 발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삶의 잔인한 질감이 물컹하다. 탬버린은 억척스러운 근기로 생을 버텨내는, 누구나 남몰래 품고 사는 비기(?技) 같은 것인지 모른다. IMF 외환위기에 십대를 보낸 세대의 두터운 시간이 『탬버린』에는 놓여 있다.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했고 가족 간에 서로의 ‘소용’을 묻게 되며 작은 악재에도 쉬 나락으로 내몰리고 마는, 뒷배도 토대도 없는 청년들. 그렇지만 김유담은 상실과 모멸의 시간을 넘어 버텨서 살아내는 일에 대해 쉼 없이 얘기한다. 그러면서 버티기의 기술이 아닌 자세이자 태도를 보여준다. 삿된 희망 없이도 무릎이 펴진다. 놀랍게도 김유담은 정직하고 깊고 차가운 문장으로 삶의 나락을 새로운 출발선으로 추슬러놓는다. 훌륭한 이야기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닿고 소설의 인물과 함께 걷게 한다. 김유담은 세상에 할 얘기가 많은 작가다. 오래 버틴 첫걸음이 힘차다.
전성태 (소설가)

언젠가 우연히 「핀 캐리」를 읽고 이 작가 누구지? 했다가 나중에 다른 지면에서 「탬버린」을 읽고 이 작가는 또 누구야? 했는데, 알고 보니 둘 다 김유담이었다. 내 엉성한 기억력을 탓하기보다 팬심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김유담의 소설은 정확하고 정교하다. 그는 이야기를 만드는 동시에 말[言]을 다룰 줄 아는 귀한 작가다. 그 재능을 절제할 줄도 아는 드문 작가다. 그래서 상대의 패를 한번에 다 보고 싶어 안달하는 나처럼 성질 급한 독자를 애태운다. 그의 소설은 응달을 향해 있다. 변두리에 있거나 뭔가가 없거나 어딘가 아픈 사람 편에 있다. 그런데 꼭 할 말만 하면서도 어찌나 설득에 능한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 같다. 그래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인데도 읽을수록 다정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탐나고 샘나는 재능이다. 탐나고 샘나는 작가다.
김미월 (소설가)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청춘의 아픔은 당연한 것인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i | 2021.10.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흔히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청춘들이 겪는 고통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그 힘듦이 청춘의 꽃인 것처럼 말한다.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탬버린>은 청춘들의 이러한 시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지금의 청년들이 겪는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30대로 지독한 가난, 치열한 경쟁, 고단한 삶을 경험했다. 이들은 불행한 과거를 지나 과거;
리뷰제목
흔히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청춘들이 겪는 고통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그 힘듦이 청춘의 꽃인 것처럼 말한다.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탬버린>은 청춘들의 이러한 시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지금의 청년들이 겪는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30대로 지독한 가난, 치열한 경쟁, 고단한 삶을 경험했다. 이들은 불행한 과거를 지나 과거와는 또 다른 혹독한 현재를 맞았고, 그런 현재와 치열하게 싸워 찬란한 미래에 도달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고, 꿈꿨던 미래는 다시 혹독한 현재가 된다. 그런데도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가?

그래서 <탬버린> 속 모든 단편이 굉장히 무겁게 다가와 청춘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 가족에게 받은 상처, 끊임없는 경쟁 속에 청춘들은 지금도 곪아가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세상에 아픈 게 당연한 나이는 없다.


#책 속의 그 말
-
오빠의 죽음을 곱씹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가정들과 후회는 바늘 끝처럼 날카롭고 좁았다가 때로는 큰 파도처럼 밀려와 삶 전체를 부정하고 휘저어버렸다.

-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
아무리 최선을 다해 힘껏 굴려도 결국 같은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이 볼링공처럼, 매일 새벽 수백상자의 막걸리를 싣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도시까지 가닿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삶이 이제야 묵직하게 다가왔다.

-
때로 어떤 연애는, 미래를 약속하고 맹세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만 혹독한 현재를 견디기 위함이라는 것을.

-
그의 말대로 떠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
성희는 절대 강요하는 게 아니라며 나더러 선택하라고 말했다. '선택'이라는 말 앞에서 나는 조금 머뭇거렸다. 사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것이 강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
반장이 겨누고 있는 칼끝이 실은 내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장은 지금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고, 벌을 주는 것 같았고, 그래서 더 아파 보였다.

-
연애라는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간의 부담을 지우고 그것을 기꺼이 감당하는 일이라는 걸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나는 두려웠다. 여자친구에게는 아까울 게 없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은호도 쌓이고 쌓이다보면 내게 비난의 화살을 겨누게 될 것 같았다. 도대체 염치라는 게 없다고 보배 이모를 비난하던 엄마처럼.

-
지금 이 시간이 나중에 후회로 남을지 그리움으로 남을지 아직은 예상할 수 없었고, 우리 모두에게 너무 많이 후회되거나 그리워지는 순간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파도같이 몰려오는 여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지*공 | 2020.10.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8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지방에서 올라온 혹은 형편이 어려운 여자였다.어려운 형편을 딛고 취업했어도 크게 성공한 그들은 없고 평범한 직장;
리뷰제목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8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지방에서 올라온 혹은 형편이 어려운 여자였다.

어려운 형편을 딛고 취업했어도 크게 성공한 그들은 없고 평범한 직장,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이었다.


처음 나오는 단편 [핀 캐리]에서는 아버지의 부재를 대신해 자신을 희생해 생계를 이끌던 오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밤낮 없이 일하면서도 볼링을 놓지않았던 그를 동생은 이해하려했고 오빠의 볼링 노트를 읽고 볼링장을 찾아가 핀을 던지면서 오빠의 마음을 헤아리려한다.

마지막 라운드의 스트라이크를 통해 보너스 라운드를 얻어 내기 볼링의 승리를 잡던 오빠에게서, 인생의 보너스를 얻길 원했던, 그렇게 삶을 지속하던 오빠를 이해하며 이야기가 끝나는데 여운이 많이 남았다.
오빠가 힘들 땐 왜 그를 돌아보지 못하고 그가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런 후회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책 제목이자 단편으로 실린 [탬버린]은 떨어지는 성적을 지방의 학교에서 만회하려 전학을 간 은수가 친구 송을 만나는 이야기다. 은수와 송은 야간자율학습을 불참하며 매일 노래방을 다녔고 송의 탬버린 연습에 대한 애착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형편이 못 되어 배우고 싶은 그림을 배우지 못하는 송이 탬버린을 흔들어 털어내려 한 것은 무엇인지, 그녀가 그려준 그림에 색칠만 했을 뿐인데 엄마의 등살에 미술 공부를 하고 관련 직장에 취직한 은수, 그리고 그런 그녀의 연락을 받은 송의 속마음은 어떤 것인지.
학창시절, 사춘기를 겪었던 누구라도 송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겪지 않은 경험을 겪은 사람처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는 신기한 단편들을 읽었다. 대부분의 단편들이 슬프고 우울한 느낌이었지만 그런 감정들이 잔잔하게 다가와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항상 느끼지만 한국 문학은 참 신기하다. 잔잔한 소설들이 파도처럼 다가온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징글징글 울려대는 나의 인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f********e | 2020.08.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본래 '탬버린'은 우리에게 헉헉거리며 뛰어놀던 광란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유담 작가의 '탬버린'에서 울려 퍼지는 삶의 소리들은 세상만사를 잊게 만드는 즐거움과 거리가 멀다. 그들은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극복될 수 없는 억눌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동경하던 서울에 올라와서도 자신이 끝끝내 가지지 못할 삶을 깨달을 뿐이다. 그들이 목적지에 어렵사리 도달한;
리뷰제목
본래 '탬버린'은 우리에게 헉헉거리며 뛰어놀던 광란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유담 작가의 '탬버린'에서 울려 퍼지는 삶의 소리들은 세상만사를 잊게 만드는 즐거움과 거리가 멀다. 그들은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극복될 수 없는 억눌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동경하던 서울에 올라와서도 자신이 끝끝내 가지지 못할 삶을 깨달을 뿐이다. 그들이 목적지에 어렵사리 도달한 후 느낀 것은 희열이 아니라, "떠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공설운동장」, 82면)"라는 사실이다. 탬버린을 흔들면 잊을 수 있던 아픈 시간들과 흥분의 도가니는 이곳에 없다. 소설집 <탬버린>을 읽다 보면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해도 삶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으리란 사실을 직감한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오지 않을 티타임"을 알면서도 외면하지 못한 것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핍진한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 속에서 "삶을 견디는 힘이 되는 동시에 삶을 옭아매는 족쇄(「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314면)"인 '탬버린'이 주던 환상적인 밤에 대한 갈망을 놓지 못한다.


"이미 실패한 사람은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후회에 사로잡힌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두고두고 후회」, 275면)."


노력이 최적의 보상을 장담해 주지 못하는 삶의 대열에서 '아버지'들은 힘없이 낙오된다. 절대 뛰어넘지 못할 것처럼 보이던 권력의 추락은 당황스럽다. 묵묵히 가정을 이끌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들은 고집스레 대접을 강요하는 노인이 되었다. 하지만 생계 문제 해결이 급급한 상황 속에서 아버지를 돌볼 여력은 가족 구성원 누구에게도 없다. "밥 물 자격"을 운운하는 아버지들에게 남은 것은 외면뿐이다. 그런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려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들의 노력도 자식들이 가진 결핍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실패와 후회로 점철된 부모의 삶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자식들이 펼치는 노력은 눈물겹다. 하지만 결핍의 공간(소설집에서는 '지방')으로부터 탈출해도 그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좋은 '스타트 라인'이 되어주는 일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것은 없고, "티타임"은 우리에게 영영 도달하지 않는다.


오늘도 사람들은 볼링공을 굴린다(「핀 캐리」). 나에게 볼링공은 글을 쓰는 일인데, 그건 우리를 살게 만듦과 동시에 현실을 포기하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종용한다. 또한 그것이 주는 기쁨은 일시적이어서 언젠가 우리는 본래의 슬픔이 자리한 곳으로 되돌아 오고야 만다. 물론 삶에도 굴곡이 있고, 곳곳에 산재한 기쁨을 발견할 때도 있다. 하지만 김유담 작가는 꿋꿋이 패배에 지친 사람들을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글들을 읽어내는 게 싫지 않았다. 내가 늘 고집하듯이 이건 분명히 누군가의 현실이고, 쓰여야만 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4점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거침없는 입담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치열하고 불안했던 젊은날의 기억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q******j | 2020.04.29
평점5점
다음 단편집엔 “이완의 자세”도 실어주세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c****4 | 2020.04.25
구매 평점5점
가독성 높으면서도 탄탄한 서사, '지방러'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은 소설집.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당****카 | 2020.04.10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