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각관의 살인』 이전에 『살인의 쌍곡선』이 있었다!
누적판매 2억 부를 기록한 일본 ‘국민’ 추리소설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
아야츠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강력 추천한 본격 미스터리의 고전이자 교과서 1963년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6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해 누적 판매부수 2억 부를 돌파한 일본의 국민 추리소설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 『살인의 쌍곡선』이 발간된다. 『침대특급 살인사건』을 비롯해 열차나 관광지를 무대로 도쓰가와 경부가 활약하는 트래블 미스터리로 유명한 저자는 작품 활동 초기 사회파 추리소설부터 스파이 소설, 본격 미스터리, 패러디, 역사소설 등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높이 평가받는 작품이 바로 『살인의 쌍곡선』이다.
이 작품은 도입부에서 ‘쌍둥이 트릭’을 쓰겠다고 당당히 선언하며 독자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이후쌍둥이 형제의 연속 강도 행각과 눈으로 고립된 산장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사건이 번갈아 묘사되며 읽는 이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간결한 문장으로 물 흐르듯 빠르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여러 번 뒤집히며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매 단계마다 새로운 사건과 단서가 연이어 튀어나와 도무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각각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지만 서로 관계없어 보이던 두 사건은 마지막에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내는데, 수많은 단서와 복선이 만 피스짜리 퍼즐 조각처럼 딱 맞아떨어지면서 깔끔하게 이어지는 논리가 그야말로 압권이다. 결말부에 쌍둥이 트릭의 실체가 밝혀질 때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과 동시에 본격 미스터리만이 줄 수 있는 재미와 쾌감, 논리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쌍둥이를 활용해서 범행을 실행하는 과정’보다 ‘쌍둥이를 활용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는가’에 착안한 점이 몹시 흥미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 결과 출간 당시 미스터리 독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클로즈드 서클물의 걸작으로 4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일본의 클래식 본격 미스터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수많은 작가와 작품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 특히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표주자들인 아야츠지 유키토와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영향력과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강력 추천한 바 있다.
눈으로 고립된 호텔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 그리고 하나씩 사라지는 볼링 핀.
일본 추리소설계의 살아 있는 전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정면도전하다!
클로즈드 서클, 쌍둥이, 미싱 링크, 알리바이 공작 등 수수께끼가 가득한 클래식 미스터리의 정수
『살인의 쌍곡선』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점은 본격 미스터리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점이다. 두 작품은 고립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 등장인물이 살해될 때마다 하나씩 사라지는 물건 등 이야기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요소는 같지만 동시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며, 작가는 이를 계속 상기시키다가 놀라운 방법으로 이용하며 전혀 새로운 느낌의 훌륭한 결말을 만들어낸다.
니시무라 교타로는 작품활동 초기 과감한 실험적 시도를 한 본격 미스터리를 연이어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는데, 『살인의 쌍곡선』은 그중에서도 그가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클로즈드 서클, 쌍둥이, 미싱 링크, 알리바이 공작을 비롯해 작품 안에 가득한 본격 요소들은 마지막에 전부 논리적으로 연결되면서 본격 미스터리만이 줄 수 있는 수수께끼 해결의 쾌감을 선사한다. 1970년대 일본의 사회상을 담고 있어 고전적인 향취가 풍기지만 탄탄한 논리 구조와 변화무쌍한 이야기 전개, 뛰어난 가독성 덕분에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무척 재미있고 트릭이 낡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클래식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지, 이 작품이 왜 본격 미스터리의 고전이자 교과서라고 불리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은 영원하며, (작가의) 클래스 또한 마찬가지다.
옮긴이의 말
『십각관의 살인』, 『어나더』 등을 쓴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표주자 아야츠지 유키토는 『살인의 쌍곡선』에 다음과 같이 애정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살인의 쌍곡선』은 두말할 것 없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과감히 도전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소위 ‘눈보라 속 산장 살인사건물’인데 읽을 때마다 항상 내 작품 『십각관의 살인』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놀라고는 한다.”
독자 서평
_독자를 도발하는 대담한 선언으로 시작해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보여 주는 굴지의 걸작.
_서두에서 ‘쌍둥이 트릭’을 쓴다고 당당히 선언하는데도 독자를 이중 삼중으로 속이는 트릭과 수수께끼가 계속 등장해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쌍둥이를 활용해서 범행을 실행하는 과정’보다 ‘쌍둥이를 활용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는가’에 착안한 점이 무척 흥미롭다.
_몇 번을 읽어도 논리에 오류가 없고, 동시에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책장을 넘기는 손이 저도 모르게 떨릴 정도다. 추리소설 작가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교과서 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