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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칵테일, 러브, 좀비

[ 리커버 ] 안전가옥 쇼-트-02이동
리뷰 총점9.2 리뷰 989건 | 판매지수 56,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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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71위 | 국내도서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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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큰글자도서)
[도서] 칵테일, 러브, 좀비 (큰글자도서)
조예은 저 안전가옥
0% 24,000
칵테일, 러브, 좀비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65쪽 | 152g | 100*182*20mm
ISBN13 9791190174756
ISBN10 119017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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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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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에는 17년째 가시가 걸려 있다.
--- 「첫 문장」 중에서

어느 순간부터 난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었고, 머리를 바꾸었다. 내 삶의 모든 게 정현에게 맞춰져 갔다. … 그때의 나는 늘 목의 이물감에 시달렸다.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고, 잊고 있다가 침을 삼킬 때면 한두 번씩 따끔 하는 정도였다.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 pp.16-17

물은 어째선지 무서워졌다. 저렇게 자신을 직시하는 눈빛은 너무 오랜만이었다. 어쩌면 유령이 된 후로 처음일지도. 공포에 떨거나 화를 내거나 욕을 지껄이지 않고 자신을 보는 눈빛은 정말로 처음이었다. 그런 시선에는 면역이 없었다. 차라리 누군가가 빨리 도망가 버렸으면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대로, 희고 마른 손목을 휘휘 흔들었다.
“도망가라, 도망가라.”
숲속의 누군가는 도망가지 않았다. 아무리 팔을 흔들어도 그 자리에 있었다. 물은 울고 싶어졌다.
--- p.49

“미안해, 아빠.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아빠 먹이자고 살인을 할 수는 없잖아. 배고파도 참아 봐. 뭔가 방법이 나오겠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방법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이미 심장이 멈춘 사람을 살리는 백신은 있을 수 없었다. 머릿속에 ‘좀비 신고 999’가 떠다닌 지는 꽤 되었다.
--- p.83

아버지는 굳이 사과가 아니어도 언젠가 무슨 핑계로든 어머니를 찔렀을 것이다. 나 역시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가 아버지를 죽였을 것이다. 동기나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젠가는 벌어지고야 말 일이었던 것이다. 단지 그날이 오늘이었던 것뿐. 질긴 문어 초밥을 꼭꼭 씹어 삼키자 모든 미련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개운한 마음으로 칼을 들어 내 목을 찔렀다.
--- p.11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초대
채원은 어렸을 적 억지로 회를 먹은 이후 17년째 목에 걸린 가시에 시달리고 있다. 남자친구 정현을 아끼던 마음에 균열이 생기면서 목구멍의 통증은 더해졌다. 정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자존감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애쓰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던 것이다. 그 사이 채원 앞에 나타난 흐릿한 인상의 여자 태주는 정현의 핸드폰 메시지에서, 폐업한 리조트 광고지에서 모습을 보이며 서늘한 존재감을 더해 간다. 채원은 마치 태주의 초대를 받은 듯 그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습지의 사랑
물귀신 ‘물’은 인적 드문 하천에서 지루한 날들을 이어 가다 맞은편의 소나무 숲을 거니는 ‘숲’을 만난다. 물은 평소처럼 상대방을 놀라게 해 쫓아내려 했지만 숲은 반갑게 인사하며 웃음 짓는다. 그 이후 물의 마음은 숲으로 가득 차고, 둘은 종종 만나면서 가까워진다. 고즈넉했던 만남이 심각한 얼굴의 숲 출입자들 때문에 깨어지자, 물은 오래전 막 귀신이 될 무렵에 느꼈던 원망과 분노에 다시금 휩싸인다.

칵테일, 러브, 좀비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셨던 주연의 아빠는 좀비가 된 채로 집에 돌아왔다. TV 뉴스에 나왔던 좀비 바이러스 1차 감염자들은 모두 사살되었다. 엄마와 주연은 정부가 조치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만이라도 아빠를 데리고 있기로 하지만, 이미 인간의 이성을 잃은 아빠는 엄마를 제 먹이로 삼으려 든다. 주연은 고집불통이고 가부장적이었던 아빠를 완전히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지난날을 돌아보며 아빠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아버지가 어머니를 과도로 죽였다. 나는 그 과도를 받아 들고 아버지를 죽였다. 뒤이어 스스로를 죽이면서 한 가지 후회를 했다.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어머니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시간을 되돌려 줄까?”
나는 수개월째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그는 몰래 내 자취방에까지 들어왔다. 옆 학교 남학생 덕분에 스토커에게서 벗어나게 되지만, 되돌아보면 그 남학생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시간을 되돌려 줄까?” 나는 앞으로 겪게 될 일을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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