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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1 (큰글자도서)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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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38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6483821
ISBN10 893648382X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동아시아 400년, 그 갈등과 화해의 잠재력을 찾아서

지난 2010년, 한·중·일 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를 통해 ‘통합적 지역사’로서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조망하려는 시도가 국내 학자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2005년 첫 집필모임을 시작해 마침내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초판, 전2권)를 출간한 것이다. 한·중·일 일국사 병렬을 넘어선 지역사 관점의 동아시아사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역사학계를 통틀어 획기적인 학술적 성과였다. 시기상으로는 17세기 초부터 2010년대까지, 지리적으로는 벵골만 이동(以東)에서 일본 북부와 사할린까지(국가별로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베트남·타이완·필리핀·몽골 등을 포괄)를 다뤘다. 제목의 ‘함께 읽는다’는 말은 한 주제에 얽힌 여러 나라·민족의 사정을 두루 살핀다는 의미와 이 책이 한국을 넘어 다른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개정판)은 초판 발행된 1·2권 책의 합본 개정판이다. 동아시아 지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내용을 보충하고, 냉전시기 자본주의 진영에서 이루어진 ‘여성교육과 여성노동’에 관한 글을 추가했다. 그밖에 부정확한 서술을 바로잡고 지도와 사진을 보충하는 등 초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했다. 무엇보다 개정판 출간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 5년간 한국 사회의 상황이 달라진 점에 있을 것이다. 초판 당시에는 외려 국가주의를 넘어선 역사 서술이 당연한 전제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지금 동아시아를 둘러싼 갈등 상황 속에서 이를 주장하는 것은 보다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400년이라는 시간과 5,280km에 달하는 공간을 가로지르며 동아시아를 떠나지 않는 갈등과 그 화해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장 동아시아 지역사를 위하여

제1장 해금시기의 국가와 사회
1. 동아시아 지역질서와 200년간의 평화
2. 문인사대부의 국가와 무사의 국가
3. 농민사회와 민란

제2장 세계시장의 확대와 지역질서의 변화
1. 유라시아 무역과 동아시아
2. 불평등조약과 국가의 위기
3. 개항장의 민중과 그 주변

제3장 국민국가를 향한 개혁과 혁명
1. 개혁구상의 지역연쇄
2. 국가체제의 전환, 개혁과 혁명
3. 근대화의 물결 앞에 놓인 민중

저자 소개 (3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끝나지 않은 제국의 그림자, 중화주의와 식민지주의

오늘날 ‘신(新)중화질서’라 불리는 중국의 프로젝트는 이백년 넘게 동아시아를 주도한 중화주의에 그 뿌리를 둔다. 단순히 지리적으로 동서남북 한가운데 있음을 뜻하던 ‘중국(中國)’ 개념이 농경민인 화하족(華夏族)의 문화적 우월의식과 결합해 ‘중화(中華)’ 개념으로 진화했고, 이는 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부터 아편전쟁이 있기까지 17~19세기 동아시아 여러 나라를 지배하는 논리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해서 명·청 중국을 중심[中華]으로 하고 조선·일본·베트남을 소중심[小中華]으로 하며 류우뀨우[오끼나와]·몽골·티베트 등을 주변[四夷]으로 하는 위계질서가 성립했다. 중화질서는 중국에 대한 이웃나라들의 조공의례와, 바다 출입을 제한하는 해금정책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평화의 200년’이라 불리는 이 시기는 건륭제의 10대 전역(戰役)(청나라가 몽골·동투르키스탄·티베트·타이완 등을 정복한 일)에서 보듯 폭력적인 제국화, 정복전쟁의 성격을 내포한다. 중국은 이웃나라나 민족을 자신과 분리되지 않은 연속체로 파악해 언제든 흡수·동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던 것이다.

아편전쟁(1840~42)과 서구열강의 침략은 중화질서가 붕괴하고 동아시아에 새로운 제국질서가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 토지 기반의 문인사회였던 중국·한국·베트남과 달리 정치·경제적 기반이 불안정하고 바깥세상의 변화에 민감한 무사들의 사회였던 일본은 유럽의 국민국가 모델과 팽창 지향의 자본주의를 빠르게 내면화하면서 제국의 야망을 드러냈다. 타이완 침공(1874)과 류우뀨우합병(1879), 한일합병(1910) 이후 포섭과 배제의 식민지 동화정책을 펼치는 한편, 싱가포르·필리핀·사이판 등 동남아에서도 무자비한 침략을 행했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만큼 아시아 민중에 대해 대규모 학살과 폭행을 자행한 군대는 없었는데, 여기에는 유럽 중심의 문명사관을 수용하며 빚어진 아시아 다른 민족에 대한 멸시의식이 깔려 있다. 패전 이후 일본은 공산화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이제는 자본주의화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적 지원을 받으며 여전히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역사논쟁과 갈등의 한 축을 담당한다.

동아시아는 어떻게 ‘과거의 힘’을 극복할 수 있을까

동아시아 지역사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다각도로 연구해온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는 이 책의 초판 당시 「동아시아의 새 단계를 보여주는 획기적 성과」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서평을 남겼다.

지금까지의 역사학을 지배해온 유럽적인 문명사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원리에 입각한 역사서술을 찾기 위해서 동아시아사가 구상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종래의 틀 자체에 대한 비판의식 없이 일국사를 단순히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는 식의 서술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으로서 정곡을 찌른 지적이다.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과제는 특히 중국 및 일본의 연구자들과 함께 이 책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획기적인 책이 왜 한국에서 먼저 나올 수 있었는지의 문제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한 희망이 절실하다. (_『창작과비평』 2011년 여름호)

여기서 마지막 문장이 눈길을 끈다. 이런 관점과 서술방식을 지닌 책이 왜 한국에서 먼저 나왔을까? 이 책은 한가지 힌트를 준다. 바로 한국은 중국·일본·베트남과 다르게 ‘제국’이 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다. 흔히 동아시아 역사인식의 공유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제국시기 일본의 식민지주의와 최근 점차 부활 조짐을 보이는 중화주의를 꼽는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동아시아 담론이 전개되었고 그에 입각한 역사서술도 꾸준히 진행되었지만 제국 경험의 전통을 넘어야 하는 부담도 동시에 안고 있다. 중국은 역사상 규모 자체가 동아시아 범위를 넘는데다가 일본보다 훨씬 더 오랜 제국 경험이 있다. 지역사 서술은 과장된 자국사의 ‘영광스런 과거’를 스스로 깎아내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고,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사를 서술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셈이다.

물론 한국 역시 베트남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책임져야 할 역사문제를 숱하게 안고 있다. 자국 역사에 대한 성찰과 타국 역사에 대한 공감을 ‘자학사관’이라 매도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며, 이는 역사문제를 더욱 풀기 어려운 데로 몰아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마지막 대목은 오래 곱씹어볼 만하다.

타국의 국가폭력을 비판하기는 쉬우나 동시에 그와 동일한 기준으로 평화와 민주주의 연대를 향하여 자국의 그것을 성찰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화해에 도달하려면 자국은 피해자이고 타국은 가해자라는 이분법, 타국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되 자국의 그것에 대해서는 눈감는 이중기준을 직시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화해는 무엇보다도 자국 내부의 평화를 증진하는 자신과의 싸움, 자국 근현대사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이다.(_본문 74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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