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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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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02g | 125*217*28mm
ISBN13 9788932920290
ISBN10 893292029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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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잘난 척하면서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았다. 좋은 냄새, 나쁜 냄새라는 일반적 분류에 따르지 않았다. 아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아주 탐욕스러웠다. 그의 냄새 사냥의 목적은 이 세상에서 냄새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 소유하는 것이었다. 단 한 가지 조건은 오로지 그것들이 새로운 냄새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에게는 말의 땀에서 나는 냄새도 막 피어나는 장미 꽃송이의 부드럽고 푸른 냄새에 못지않게 중요했다.
--- p.61

그르누이는 이 향기를 소유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장 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가장 부드러운 마지막 한 조각까지 그는 이 냄새를 속속들이 알아야만 했다. 그냥 단순하게 복합적인 상태로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는 이 성스러운 향기를 뒤죽박죽 상태인 자신의 검은 영혼 속에 각인해 두고 아주 정밀하게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주문(呪文)의 내적인 구조에 따라 생각하고 살고 냄새 맡을 작정이었다.
--- p.70

인간의 불행은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 즉 자신의 영역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파스칼이 그렇게 말했었지. 파스칼은 정신세계의 프란지 파니라고 할 수 있었다. 위대한 장인이었다. 오늘날은 더 이상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p.93

그렇다! 그건 자신의 왕국이었다! 위대한 그르누이의 왕국! 위대한 그르누이가 창조하고 통치하는 곳,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부쉈다가 다시 세울 수도 있는 나라, 끝없이 영토를 확장하기도 하고 불의 칼로 모든 침입자에 맞서 싸우기도해야 하는 그 자신의 왕국 말이다. 여기서는 그의 의지, 위대하고 위엄 있고 비범한 인물 그르누이의 의지가 곧 법이었다. 과거의 나쁜 냄새들을 모두 물리친 그르누이는 이제 자신의 왕국에 향기가 넘쳐 나기를 원했다.
--- p.198

그르누이가 그날 만들어 낸 것은 이상한 향수였다. 더더욱 이상한 점은 그런 향수가 그때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기분 좋은 향기가 아니라 [인간의 냄새]를 지니고 있는 향수였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그 향수의 냄새를 맡으면 자기 말고 또 한 사람이 근처에 있다고 믿게 되는 그런 향수였다.
--- p.233

인간의 냄새 그 자체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거리도 아니었다. 자신의 대용품 향수만 갖고도 인간의 냄새는 충분히 흉내 낼 수 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 즉 아주 드물지만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사람들의 냄새였다. 그 사람들이 바로 그의 제물이었다.
--- p.291

항상 갈망해 왔던 일,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일에 성공한 이 순간에 그 일이 참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신은 그 향기를 사랑하기는커녕 증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갑자기, 자신은 사랑이 아니라 언제나 증오 속에서만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증오하고 증오받는 것에서.
--- p.368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쥐스킨트의 작품은 지금까지의 어떤 것과도 다른, 유례없는 것으로 동시대 문학에서 한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 르 피가로
쥐스킨트는 『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 이후 유럽 작가로는 처음으로 모든 관례를 깰 정도로 전 세계 출판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가이다.
- 코리에레 델라 세라
지금도 살인자 그르누이 이야기는 독일 베스트셀러 목록의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레마르크의『서부 전선 이상 없다』이래 독일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가 이만큼 성공을 거둔 적은 없다.
- 슈테른
무서움이 달콤하고 전통적인 묘사법과 우스꽝스러운 모순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은, 내용은 빈약한데 형식적으로 끔찍스러움을 추구하는 요즘의 작품들과는 다르다.
- 디 차이트
쥐스킨트의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듣도 보도 못한 특이한 사건들 때문에 도저히 중간에 그만둘 수가 없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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