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5년에 인구 5천만 명,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의미하는 ‘30-50’ 클럽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짧은 산업화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한 엄청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위대한 퍼스트 무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과감한 도전 등 투철한 창업가정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샴페인을 터뜨릴 여유보다는 또 다른 도약에 나서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주요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시급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지금가지의 성과조차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스며들 정도입니다. ‘제2의 퍼스트 무버’ 등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p.6~7

《손자병법》에 선승구전先勝求戰이라는 말이 있다. 이기는 군대는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전투에 임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가장 손쉽게 이기는 상황이란 어떤 것일까. 무주공산을 가장 먼저 차지하여 유리한 위치를 다투어 선점하는 것이다.
이를 경영의 관점으로 확장하여 생각해보자. 사업이란 다들 알고 있듯이, 기존 제품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지, 혹은 새로운 제품을 가지고 기존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어떤 기업이 시장에 처음 진입한다면 적이 없는 공간에 입주하여 진지를 구축하고 넉넉한 상태로 적을 기다리는 장수처럼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된다. 경쟁자가 아무도 없는 새로운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기업, 즉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손자병법》의 ‘선승구전’을 달성하는 것이다. --- p.15`16

IBM은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단행했다. 주력 사업군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구조조정의 해결사로 영입한 CEO 팔미사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IBM은 2002년 7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사업부문을 인수한 반면, 12월에는 PC 제조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했다.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업체인 아이소곤 등의 회사를 인수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프린터 부문의 분리를 선언하고, SPSS 데이터 솔루션을 인수하는 등 7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 p.48~49

2013년 최고의 혁신 기업은 어디였을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매년 발표하는 혁신 기업 순위에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을 재치고 1위에 선정된 기업은 바로 나이키다. 운동화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가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나이키라는 운동화 회사가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 p.51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마블은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자사 작품을 연속으로 흥행시켰다. 마블이 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21세기 미디어 산업의 퍼스트 무버로 부상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기존 보유 역량의 재발견과 융합?확장을 통한 재창조 전략이 있었다. 숨어 있는 기존 역량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면서 ‘마블 유니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향후 마블의 캐릭터들이 어떤 형태로 재창조되며 기존 캐릭터들과 어떻게 연계되어 ‘마블 유니버스’를 확장할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 p.61

2000년대 초중반 싸이월드의 인기는 대단했다. ‘일촌’, ‘파도 타기’, ‘도토리’ 등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누구나 아는 단어였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서 페이스북이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의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의 아류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가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한때 3,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들을 자랑하던 싸이월드는 이제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후발업체에 불과하던 페이스북은 10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왜 세계 최초였던 싸이월드는 세계 최고가 되지 못하고 몰락하게 되었을까?

<b>단순한 이익을 넘어 감동을 주는 존재, <br/>‘퍼스트 무버’의 혁신 전략 매뉴얼 </b><br/><br/>한때 컴퓨터 제조업의 대명사로 통했던 IBM은 이제 더 이상 컴퓨터 제조업체가 아니다. 시장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일찌감치 체질 개선에 나선 IBM은 현재 수익의 82%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영역에서 나오는 토털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꾀했다. 반면, 2000년대 대표적인 휴대폰 기업으로 13년 연속 세계 1위를 자랑했으며, 한때 핀란드 경제의 약 30%, 시가총액의 60%, 제조업 고용의 33%를 담당하며 국가 경제에도 큰 기여를 했던 노키아는 이제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몰락한 기업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한동안 위풍당당한 기세로 활약하던 이들 기업이 몇 년 사이 이런 극단적 입지에 놓인 까닭은 무엇일까? 제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 혁신 제품이나 시장 개척 등을 통해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을 선점하고, 단순한 이익을 넘어 감동을 주는 존재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br/><br/>이 책은 2014년 약 10개월 동안 현대경제연구원이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성공한 퍼스트 무버의 사례를 기초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실패 또는 추락하고 있는 퍼스트 무버의 사례를 더하고, 이들 사례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얻은 퍼스트 무버의 성공과 유지 조건들을 담아냈다. 단순히 성공한 기업 사례를 그대로 나열하기보다, ‘퍼스트 무버’가 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고 정리한 결과물이다.<br/><br/>이 책의 여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힌 기업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또한 이제 막 창업한 벤처업체나 후발기업이라 해도 과감한 도전정신과 기발한 혁신, 독창적인 전략 등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다. <br/> <br/><b>노키아, 코닥, 싸이월드 등 세계 최초의 제품을 개발했으나<br/>최고가 되지 못한 불운의 기업들이 주는 메시지</b><br/><br/>노키아는 아이폰이 출시되기 약 7년 전인 2000년에 이미 1개의 버튼과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을 개발했다. 코닥은 1990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5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혔던 업체로, 1975년에 이미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한 바 있다. 싸이월드 역시 페이스북보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 이들 기업은 실패의 대표 사례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러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퍼스트 무버가 항상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 <br/><br/>《그들은 왜 성공한 퍼스트 무버가 되었나》는, 한때 시장을 선도하며 룰을 새롭게 만들었지만 결국 실패로 치달은 기업 사례와 그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나날이 급변하는 여건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각별히 경계해야 할 점과 적극 추구해야 할 것들에 대한 실질적인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