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만드는 이야기는 현실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며, 이 거울은 독자들이 자신의 심연을 안전하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캐릭터가 어려운 선택, 고통스러운 결과, 힘들게 얻은 성과와 마주할 때, 독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본다. --- p.21
가장 강력하게 실제 삶을 반영하며,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게 만들어 주는 요소는 바로 작중 인물의 감정적 상처이다. --- p.22
사람이란 결국 과거의 산물이다. 캐릭터를 진정성 있고, 믿을 만한 인물로 만들고 싶다면, 작가는 캐릭터의 배경backstory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감정적 상처라는 캐릭터의 배경은 특히 강력해서 캐릭터의 성격과 신념은 물론 그들이 가진 두려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완벽한 형태를 갖춘, 설득력 있는 인물을 만들려면 이들이 경험한 고통을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 --- p.24
상처는 캐릭터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세계관을 바꾸고,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캐릭터가 바라던 목표를 이루기 힘들게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캐릭터의 배경에 파고들어 어떤 트라우마를 겪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 p.25
이야기가 칭찬을 받으려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미끄러지는 타이어나 화면 가득 터지는 건물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야기에서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넘어 ‘왜’ 일어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 p.45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려 애쓰는(외적 동기)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가 목표를 추구하는 이유는 어떤 것을 회피하거나 강한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내적 동기). 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도중에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고, 캐릭터를 방해하는 사람이나 힘이 있을 수도 있다(외적 갈등). --- p.48
배경 설명이 거의 없어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돌로레스 엄브릿처럼 악몽에 나타날 법한 악당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악당에게는 그만큼 설득력 있는 과거가 있기 마련이다. --- p.56
지금부터 이야기할 ‘캐릭터 브레인스토밍’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여러분이 쓰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든 캐릭터는 분명한 동기를 가진 입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 p.62
변화호가 있는 이야기에서 상처는 언제나 고통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그 고통으로 인해 생긴 치명적인 결함을 캐릭터가 벗어 던지기 전까지는 자신이 절실히 원하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게 된다. --- p.75
사건의 배경이라는 이 필수적인 부분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말하기telling’보다는 ‘보여 주기showing’가 훨씬 효과적이다. (…) 독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한 입씩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일어나는 사건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 p.80
염두에 두고 있는 상처가 있는데 명확한 시나리오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같은 범주에 있는 다른 항목들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주제는 모두 같으므로 기존 항목들을 이용하여 특정한 인물이 처한 상황에 응용 가능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트라우마 사전』은 아마 사전이라는 형식을 취한 책 중 가장 잔인한 책이 될지도 모른다. 이 고통의 사전은 여러분이 신이 되어 사람들을 고문하며 고통을 주는 온갖 다양한 방법들을 수록하고 있다. 고통이 캐릭터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처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의 예시 또한 풍부하게 담았다. 목표는 허구의 캐릭터에게 실제 사람처럼 설득력 있는 상흔을 남기는 것이다. 그 상처는 캐릭터의 내부로 파고들어 실제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게 할 것이다. (…) 허구의 세계에서 이야기꾼은 보다 가차 없는 신이며, 창조물의 트라우마에 좀 더 과감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고통의 조합을 시도해보시길. 당신의 잔인함은 캐릭터의 매력과 설득력, 그리고 그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재미로 보상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