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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 하와이 에디션 ]
리뷰 총점9.4 리뷰 208건 | 판매지수 21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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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39위 | 국내도서 top2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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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12g | 133*200*23mm
ISBN13 9788954672214
ISBN10 895467221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곧고 깊으면서도 따스한 시선, 정세랑 소설] 일생 단 한 번의 제사를 위해 하와이를 찾은 어느 가족의 이야기. 이것은 가족의 이야기이면서, 녹록하지 않은 시대를 먼저 살아낸 선배의 이야기, 늘 인간으로 예술가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야 했을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정세랑의 새 소설이다.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한가. -소설MD 박형욱

2021 서울국제도서전 기념 한정 리커버
『시선으로부터,』 하와이 에디션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가 2021 서울국제도서전을 기념해 새로운 재킷을 입었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나름의 상처를 가졌지만 그럼에도 배경인 하와이처럼 따뜻하고 명랑한 공기가 흐르는 『시선으로부터,』의 분위기를 표지에 담았다. 윤예지 작가의 화사하고 팝한 일러스트로 열대의 흥겨움이 느껴지는 새로운 표지에는 ‘하와이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붙여보았다. 일반적인 CMYK 4도가 아니라 비비드한 별색 4도로 인쇄해 컬러풀한 정세랑의 작품세계를 표현했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난 세기 여성들의 마음엔 절벽의 풍경이 하나씩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최근에 더욱 하게 되었다. 십 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깨워, 날마다의 모멸감을 어떻게 견뎠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떻게 가슴이 터져 죽지 않고 웃으면서 일흔아홉까지 살 수 있었느냐고.
--- p.15

우윤은 방에 ‘리브 어 리틀Live a little’이라고 멋들어진 필기체로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글씨 아래로 커다란 파도와 점처럼 작게 서핑하는 여자아이가 그려져 있었고, 우윤은 더이상 아이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늘 아픈 아이가 있었으므로 서핑을 해봐야겠다고 결정했던 것이었다. 리브 어 리틀. 난 좀 살아볼 거야.
--- pp.100-101

우윤은 피곤해서 바로 쓰러질 것만 같았는데, 규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우윤은 사촌동생이 무척이나 부러웠지만 꼬인 마음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누군가는 건강하게, 좋은 운동신경을 가지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뿐이었다. “아, 무지개.” 졸음에 겨워 기분좋은 얼굴로 지수가 해변 저쪽을 가리켰다. 꽤 선명한 무지개가 보였다. 휴대폰 카메라로 열심히 찍어보더니 아쉬워했다. “엉망으로 찍히네……” “그러게. 눈에는 이렇게 잘 보이는데.” “나 결심했어. 할머니 제사상에 완벽한 무지개 사진을 가져갈 거야.” “뭐?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하는 거야?” 지수의 결정에 우윤은 깔깔 웃었지만, 속으로 자신도 결정했다. 완벽하게 파도를 탈 거야. 그 파도의 거품을 가져갈 거야.
--- p.102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의 이십 년을 버텨내세요.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모퉁이가 찾아오면 과감히 회전하세요. 매일 그리되 관절을 아끼세요. 아, 지금 그 말에 웃는 사람이 있고 심각해지는 사람이 있군요. 벌써 관절이 시큰거리는 사람도 많지요? 관절은 타고나는 부분이 커서 막 써도 평생 쓰는 경우가 있고 아껴 써도 남아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불공평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 p.229

“엄마 이제 안 울어?” 해림이 물었다. “응, 안 울어. 얼른 다시 사러 갔어.” “왜 그런 걸로 울었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거야, 그 사람이 죽고 없어도. 우윤은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보다는 건조한 답을 택했다. “속상하면 울 수도 있지.”
--- p.29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20 올해의 한국문학 1위(알라딘)
2020 올해의 책(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조선일보, 경향신문, 문화일보) 선정


출판계에서 2020년 가장 많은 시선을 모은 문학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라면 『시선으로부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시선으로부터,』는 예악판매 기간 중 종합 베스트셀러 1위(알라딘)에 올랐으며 출간 즉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문학사에 남을 독창적인 인물 심시선 여사를 통해 모계사회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문화계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소설 속 한 문장이 특정 사건과 관련하여 KBS 뉴스에 인용되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오기도 함으로써, 현실을 대변하는 또다른 언어로서의 문학 작품의 파급력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이경미 감독이 연출하고 정유미, 남주혁 배우가 주연한 넷플릭스의 화제작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자이자 각본가로도 바쁜 한 해를 보낸 정세랑 작가는, 『시선으로부터,』가 각종 조사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현재 대중과 문학계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작가임을 증명했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한국문학이 당도한 올곧은 따스함, 정세랑 최신작 장편소설


독창적인 목소리와 세계관으로 구축한 SF소설부터 우리 시대의 현실에 단단히 발 딛고 나아가는 이야기들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로 우리에게 늘 새로운 놀라움을 선사했던 정세랑. 『시선으로부터,』는 구상부터 완성까지 5년이 걸린 대작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피프티 피플』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다. 『시선으로부터,』는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서 3개월간 연재되었으며, [주간 문학동네] 연재 후 출간된 첫 소설이기도 하다.

정세랑 작가의 모든 글을 사랑하지만, 그중 가장 사랑하는 것을 꼽으라면 『시선으로부터,』라고 말하겠다. _김하나(작가)

이토록 한국의 현대사를 정통으로 관통하는, 그러면서도 경쾌함과 꼿꼿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본 적이 있던가. _박상영(소설가)

가부장제에 포섭되지 않은 여성이 가장이 될 때, 가족들이 어떠한 결을 갖고 살아갈지에 대한 기분좋은 전망을 준다. _김보라(영화감독)

한국과 미국에 나뉘어 살고 있는 한 가족이 단 한 번뿐인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다는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시선으로부터,』는, 현대사의 비극과 이 시대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세계의 부조리를 관통하며 나아간다.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시대를 앞서간 어른이었던 심시선.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이 독특한 가계의 구성원들은 하와이에서 그녀를 기리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나간다. 정세랑이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시선으로부터,』는 한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올곧고 따스한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작품이다. 데뷔 10년,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면서도 우리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그가,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작가에서 이제는 사랑을 행사하는 작가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우린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낼 거야.”

진행자 | 심시선씨, 유일하게 제사 문화에 강경한 반대 발언을 하고 계신데요. 본인 사후에도 그럼 제사를 거부하실 건가요?
심시선 | 그럼요, 죽은 사람 위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봤자 뭐하겠습니까? 사라져야 할 관습입니다.
김행래 | 바깥 물 좀 드셨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 아닙니다. 전통문화를 그리 우습게 여기고 깔보면 안 돼요.
심시선 |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입니다. 그것도 순전 여자들만. 우리 큰딸에게 나 죽고 절대 제사 지낼 생각일랑 말라고 해놨습니다.
진행자 | 아, 따님에게요? 아드님 있으시잖아요.
심시선 | 셋째요……? 걔? 걔한테 무슨. 나 죽고 나서 모든 대소사는 큰딸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김행래 | 몹쓸 언행은 아주 골라서 다 하시는군요.
심시선 | 선생 생각이랑 내 생각이랑 어느 쪽이 더 오래갈 생각인지는 나중 사람들이 판단하겠지요.
_9~10쪽

누구보다 이 세계의 난폭함을 잘 알고 있으면서 약한 이들에게 공감할 줄 알았던 여성. 올곧으면서도 부드럽고, 때로는 과격할 정도로 진보적인 발언으로 세간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했던 심시선 여사의 10주기에, 그녀의 가족들은 단 한 번뿐인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그것도 그녀가 젊은 시절을 보낸 하와이에서.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 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예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_83쪽

그들은 그곳에서 특별한 제사를 준비한다. 방법은 각자 자유롭게 그곳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수집해 오는 것.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심시선과 연결된 그들은 그녀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을 가지고 하와이를 여행한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 서로를 배려하고, 아름다운 것을 가만히 지켜볼 줄 아는 사람들이지만 조금씩 아픔과 상처를 지니고 있는 그들은, 심시선을 기리기 위한 여행에서 그녀에게 선물할 물건과 추억을 찾으며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

“야생에서라면 도태되었을 무른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을 사랑했다.
그 무름을. 순정함을. 슬픔을. 유약함을.”


『시선으로부터,』는 시대의 폭력과 억압 앞에서 순종하지 않았던 심시선과 그에게서 모계로 이어지는 여성 중심의 삼대 이야기이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심시선과, 20세기의 막바지를 살아낸 시선의 딸 명혜, 명은,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손녀 화수와 우윤. 심시선에게서 뻗어나온 여성들의 삶은 우리에게 가능한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협력업체 사장이 자행한 테러에 움츠러들었던 화수는 세상의 일그러지고 오염된 면을 설명할 언어를 찾고자 한다. 해림은 친구에게 가해진 인종차별 발언에 대신 화를 내다가 괴롭힘을 당했지만 후회하거나 굴하지 않는다. 경아는 무난한 자질을 가지고도 오래 견디는 여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뒤따라오는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 바로 심시선이 그러했듯이.

이제 내가 그 아주머니들보다 나이가 많은데, 나는 영영 음식을 못하는 사람으로 남았으니 비척거리는 젊은이가 찾아와도 먹일 것이 없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손맛이 생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무것도 당연히 솟아나진 않는구나 싶고 나는 나대로 젊은이들에게 할 몫을 한 것이면 좋겠다. 낙과 같은 나의 실패와 방황을 양분 삼아 다음 세대가 덜 헤맨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_299쪽

정세랑이 불러낸 인물들은 인간이 특별할 것 없는 존재로서 다른 존재들과 어우러지는 세상을 희망한다. 까만 고양이를 실수로 밟으면 안 되니 센서등을 달아야 한다고 말하는 난정, 인간만의 미감을 위해 새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 분노하는 해림, 꽃목걸이의 면실이 거북이를 죽일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남이 잘못한 것 위주로 기억하는 인간이랑 자신이 잘못한 것 위주로 기억하는 인간. 후자 쪽이 훨씬 낫지”라는 말은 이들을 설명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자신이 잘못한 것 위주로 기억하는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절실하게 통감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위기와 위험을 예민하게 짚어낸다. 유조선 침몰 소식에 새들을 씻기러 가는 지수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정세랑의 섬세한 감수성이 가리키는 세상이 멀지만은 않음을 예감할 수 있다.

심시선 여사와 그의 가족들은 부조리와 불합리에 소리낼 만큼 강단 있으면서 세상을 예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연약함은 세상의 빈틈을 날카롭게 감각하고, 빈틈의 존재들은 강단 있는 마음을 나누며 목소리를 획득한다. 정세랑의 세계에서 선함은 강함으로 쓰인다. 선한 의지는 강한 행동을 추동하고, 어떤 존재도 소외시키지 않는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고안해낼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일은 정세랑이 건네주는 선함의 상상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세랑, 하와이, 그리고 제사’라니, 세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이미 재미는 보장된 셈인데 이 책은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귀엽고 웃기는 소재를 충분히 귀엽고 웃기게 쓰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넓고 깊은 성찰을 푹푹 찔러넣는 정세랑 작가의 솜씨는 이제 불가사의한 경지에 올랐다. 결코 잊을 수 없을 사람, 심시선으로부터 뻗어나온 이 강렬한 힘은 나를 책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았다. 아마도 이 힘은 내가 살아가는 내내 태양처럼 뜨겁고 환하게 나를 비춰줄 것이다. 정세랑 작가의 모든 글을 사랑하지만, 그중 가장 사랑하는 것을 꼽으라면 나는 『시선으로부터,』라고 말하겠다.
- 김하나 (작가)

나에게 정세랑이라는 세 글자는 청량함의 동의어이다. 그녀의 소설은 언제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정확한 온도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의 일대기를 펼쳐나간다.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역시 마찬가지라 읽는 내내 코끝에 싱그러운 민트향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옆으로 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쪽 팔에 쥐가 나는 줄도 모르고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저린 팔을 주무르며 생각했다. 내 생에 이토록 한국의 현대사를 정통으로 관통하는, 그러면서도 경쾌함과 꼿꼿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본 적이 있었던가.
- 박상영 (소설가)

책을 읽으며 무척 행복했다. 이 세계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고 심시선 집안 모임에 끼어 함께 팬케이크를 먹고 싶었다. 기 센 여자들이 아닌 “기세 좋은 여자들”이 멋진 여성의 제사를 준비하는 여정을 보며 이런 제사라면 얼마든지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선처럼 쓰고, 읽고, 자신의 삶을 산 할머니가 우리 모두에게 있었더라면 한국 사회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은 가부장제에 포섭되지 않은 여성이 가장이 될 때, 가족들이 어떠한 결을 갖고 살아갈지에 대한 기분좋은 전망을 준다. 내게 위로와 계보를 선사한 이 근사한 작품이 페미니즘 영화의 고전 [안토니아스 라인]처럼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
- 김보라 (영화감독)

회원리뷰 (208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시선으로부터,』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블* | 2020.06.15 | 추천216 | 댓글169 리뷰제목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글의 다양함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삶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법. 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 다른 하나의 세계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는 심시선이라는 여성을 통해 그로부터 파생되는 딸과 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말;
리뷰제목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글의 다양함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삶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법. 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 다른 하나의 세계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는 심시선이라는 여성을 통해 그로부터 파생되는 딸과 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심시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시선(視線)들을 마주할 수 있다. 20세기를 살아온 여성으로서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지, 그가 경험한 세계에서 어떻에 살아야 했는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 모든 것들을 묻는다.

 

심시선은 한국전쟁때 하와이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화가 마티아스 마우어를 만나 공부시켜주겠다는

말 한마디에 독일로 건너갔다. 뒤셀도르프에서 첫 결혼을 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그림을 포기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심시선은 세상을 앞서 살았다. 심시선의 딸들과 아들, 그리고 손자들로 이어지는 모계 사회는 자못 유쾌하다.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죽은 뒤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하겠다는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시선의 10주기때 그의 큰 딸 명혜는 가족들에게 엄마의 제사를 지내기로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하와이에서의 시선의 제사는 남다르다.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겠다는 게 아니다.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오기로 하는데,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이나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다'라고 했다. 이것은 시선이 잠시 머물렀던 도시에서 시선을 기억하는 과정과도 같다. 시선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수집하고, 자신이 살아온 날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미래의 삶을 기약하는 시간이다.

 

엄마의 3주기가 곧 돌아온다. 우리는 엄마의 제사를 특별히 지내지 않는다. 각자 지내고 싶은 사람이 지내면 된다고 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 산소에 가서 술 한 잔 올리면 되는 거고. 심시선의 딸들이 제사지내는 걸 보며 우리와 조금은 닮았다 여겼다. 모이면 엄마에게 받았던 소중한 것들을 말하고 때로는 엄마 흉도 보며 울고 웃는 게 그렇다.  

 

 

 

큰 딸 명혜는 언어의 춤인 훌라를 배우고, 명은은 레후아꽃과 등산화 밑창에 끼여 있는 작은 화산석을 올렸고, 명준은 해양쓰레기로 만든 재생 플라스틱 블록을, 명준의 아내 난정은 레이 목걸이과 하와이 배경 소설을 올렸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념할 수 있는 물건들을 올려 시선을 기억하고자 했다. 명혜의 남편 태호나 난정의 남편 명준은 시선으로부터 나온 생각들답게 남자가 우위에 서 있다는 인식보다는 오히려 남녀평등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히려 현재의 모습, 모계 사회라고 일컬었던 명혜의 말처럼 그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을 씩씩한 여성들이었다. 자식이 자기가 원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고 서글퍼하지도 않고, 전공을 바꾸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섣부른 결정이었을지언정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이 또한 마음에 들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야 가능한 것이므로. 애정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향하여 더 노력할 것이었다.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의 이십 년을 버텨내세요.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모퉁이가 찾아오면 과감히 회전하세요. 매일 그리되 관절을 아끼세요. 아, 지금 그 말에 웃는 사람이 있고 심각해지는 사람도 있군요. 벌써 관절이 시큰거리는 사람도 많지요? 관절은 타고나는 부분이 커서 막 써도 평생 쓰는 경우가 있고 아껴 써도 남아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불공평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229페이지)

 

말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러려던 건 아닌데, 공중으로 흩어지는 말들보다는 글로 고착시키는 걸 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시키는 바람에. 물론 중간쯤부터는 떨지 않고 떠드는 것이 내 역할인가보다, 받아들이긴 했습니다마는 ......, 말하는 여자는 미움 받으니까, 뭐 기왕 미움받고 있는 내가 해버리자, 그런 마음도 있었습니다. (중략) 그러나 말이란 건 그렇습니다. 일관성이 없어요. 앞뒤가 안 맞고, 그때의 기분에 따라 흥, 또다른 날에는 칫, 그런 것이니까 그저 고고하게 말없이 지낼 걸 그랬다 뒤늦은 후회도 합니다. (325~326페이지)

 

소설이 깊어졌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시선의 깊이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 전의 작품의 깊이가 얕았다는 건 아니다. 시간을 건너온 할머니의 삶을, 젊은 할머니의 시선에서 젊은 소녀들, 딸들의 시선에서 깊이있게 바라보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발췌 문장에서처럼 공중으로 흩어지는 말들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말을 많이 했을 때의 그 허함을 알기 때문이다. 가는 길이 옳다 여겨 계속 가다가 모퉁이를 만나면 과감하게 회전하는 삶이 필요할 듯도 하다. 이십 년쯤 버텨보면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시선 #책  #책추천  #소설  #소설추천  #책리뷰

댓글 169 2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16
구매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i*****8 | 2021.10.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너무나 멋지고 당당한 심시선 그녀의 이야기를 마주할수 있어서 좋았딘소설에서 큰 딸 명혜가 엄마 심시선의 10주기를 맞아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된다. 하와이에 도착하여 형제들 각자가 엄마를 생각하며 제사상 앞에 올릴 것들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시선이 자식과 또 그의 자식들에게 심어 놓았던 따뜻한 조각들이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리뷰제목
너무나 멋지고 당당한 심시선 그녀의 이야기를 마주할수 있어서 좋았딘
소설에서 큰 딸 명혜가 엄마 심시선의 10주기를 맞아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된다. 하와이에 도착하여 형제들 각자가 엄마를 생각하며 제사상 앞에 올릴 것들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시선이 자식과 또 그의 자식들에게 심어 놓았던 따뜻한 조각들이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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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칙*원 | 2021.10.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읽기 전에   2021년 시작할 당시 나는 처음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었다. 그중 하나가 책 12권 읽기.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쉬운 숫자처럼 보이지만 내가 책에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 건 2020년 12월이었기에 나에게 있어서는 도전과도 같았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선물로 받았던 소설이 너무;
리뷰제목


 

책을 읽기 전에

 

2021년 시작할 당시 나는 처음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었다. 그중 하나가 책 12권 읽기.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쉬운 숫자처럼 보이지만 내가 책에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 건 2020년 12월이었기에 나에게 있어서는 도전과도 같았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선물로 받았던 소설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이런 소설들을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작정 인터넷으로 책 3권을 주문하였고 겉표지가 마음에 들었던 이 책을 맨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2021년 2월에 빠르게 다 읽었고 다양한 시점으로 전개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에겐 새로운 형식의 이 소설에 매력에 푹 빠졌었다. 그렇게 정세랑 작가의 다른 소설이 궁금해졌고 작가의 대표작 <보건교사 안은영>도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2021년 9월 블로그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내용과 나의 생각들을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최근 읽었던 책들 위주로 발행하긴 했으나 이 소설을 얼른 내 블로그에 담아내고 싶어 10월 휴일에 카페에서 다시 한번 이 책을 정독하게 되었다.

 


 

 

줄거리

 

심시선. 이 소설의 주인공.

모든 것은 이 인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의 맨 첫 장부터 화끈하게 우리나라의 전통 제사를 반대하는 심시선의 과거 tv프로그램의 대화가 나온다. 여기부터 이 소설이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맨 앞에 심시선의 가계도가 나와 있는데 총 인물은 17명이다.

 


 

이 사람들을 다 외워야 하나 처음엔 난감했지만 그럴 필요 없이 그 사람의 챕터가 나오면 한 번쯤 확인해 보는 용도였다. 심시선의 딸, 아들, 손녀, 손자, 사위, 며느리 등 모든 사람들의 내용을 담은 이야기로 시선이 분산되어 다소 어지러울 수 있지만 오히려 지루하지 않고 다양한 입체적인 내면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심시선의 십 주기를 기리는 딱 한 번의 제사를 그녀가 잠시 머물렀던 하와이에서 지내기로 첫째 딸 명혜가 의견을 내어 가족들은 전부 하와이로 떠난다. 심시선의 제사에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과 경험(또는 물건)을 서로 공유하기로 하였고 하와이를 여행하는 그들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시선(시점)이 나왔던 중요인물들만 소개해본다.

 

 

※아래의 등장인물 소개는 내용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등장인물

 

 

◆심시선의 자식들과 배우자

 

 

이명혜심시선의 첫째 딸.

심시선 패밀리의 리더이며 지지 않는 심시선의 성격을 가장 많이 물려받았다. 스물두 살 첫 결혼을 하였지만 심시선의 과거를 부정하는 남편을 사랑할 수 없어 이혼하였다. 막내 경아와 온라인 광고 대행사 회사를 차렸고 현재 은퇴하였다. 심시선의 제사에 훌라를 추기로 하였고 훌라를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하와이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박태호명혜의 남편.

비행기 기장이였고 현재 은퇴했다.

“전형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뭔지 알 수 없는 집안으로 장가를 왔지.” 라며 자기 인생을 요약한다.

인생을 평범하게 살아와서 복잡한 걸 세세하게 따져보는 형질이 없어 무난하고 단순하게 넘기는 타입이다. 하와이에서 만난 지인의 추천으로 유명한 말라사다 도넛을 시선의 제사에 가져가기로 하며 뜨거울 때 먹어야 가장 맛있어서 가게에서 하와이의 숙소까지 30분 안에 가져가기 위해 노력한다.

 

 

심명은심시선의 둘째 딸.

한 명쯤은 시선의 성을 따라도 될 것 같아서 성을 바꾸었다.

젊은 시절 결혼 직전 파혼한 적이 있고 그 파혼을 이용하여 편하게 주위를 납득시켜 현재 독신으로 살고 있다. 불교 미술 쪽 고고미술학자이며 빅아일랜드 칼데라(화산 일부가 무너지면서 생긴 분지)를 걷다 만난 식물학자가 선물로 준 오히아 레후아의 꽃을 심시선의 제사에 가져가기로 한다.

 

 

이명준심시선의 셋째 아들.

심시선이 방송에서 아들을 언급할 때 ‘……걔?’라고 한 뒤 자매들끼리 명준을 욕할 때 흉내 내며 따라 한다.

젊은 시절 이탈리아 회화 유학을 갔다가 보존 전문가로 진로를 바꿨으며 여자친구와 결혼을 했다가 여자친구가 전 남자친구에게 돌아가 두 달 만에 이혼했다.

아내인 난정과 서로 생활을 존중하며 룸메이트처럼 살고 있고 각자 좋아하는 걸 찾아 따로 움직여서 주위에서는 황혼이혼을 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심시선의 제사에는 하와이의 호놀룰루 미술관에서 만들어온 해양 쓰레기로 만든 재생 플라스틱 블록 탑을 가져간다.

 

 

김난정명준의 아내.

딸 우윤이 아팠을 당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책을 읽게 되었다. 과거 책을 많이 읽는 며느리를 위해 심시선은 출간을 제의하였지만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난정은 거절하고 처음으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LA로 간 딸을 일 년에 한두 번 번밖에 만나지 못해 항상 딸을 그리워하고 같이 살 방법을 생각한다. 하와이 박물관에서 만들어온 레이 목걸이와 하와이 배경의 소설책을 시선의 제사에 가져간다.

 

 

홍경아심시선의 막내 의붓 딸.

한국 광고사에 굵은 획을 그은 광고인인 홍낙환의 딸.

홍낙환의 병환으로 낙환의 회사가 기울었고 명혜와 일으키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하였다. 이후 명혜와 회사를 차리고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회사의 체질 개선을 진행하였지만 대기업들의 부적절한 횡포에 여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해 낙담한다. 명혜가 은퇴하여 걱정되지만 이 업계의 살아남는 다른 똑똑한 여자가 나타나 바통터치하기 전까지는 자신은 자리를 지키고 엉덩이를 뭉개기로 마음먹는다. 학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둘째 해림 때문에 걱정이며 시선의 제사엔 둘의 추억이 담겨있는 코나원두의 커피를 올린다.

 


 

◆심시선의 손녀와 손자

 

 

박화수명혜의 첫째 딸.

성실하고 가지런하고 책임감이 있는 성격이다.

화수가 속한 경영지원부(여직원들) 가운데 협력업체 사장이 염산병을 던져 화수는 얼굴을 다쳤고 임신 초기에 유산을 하게 되었다. 사장은 죗값을 치르지 않고 자살함으로 도망쳤고 화수는 이 사건으로 PTSD에 시달리며 잠과 침묵 속에 잠긴다. 하와이의 ‘프로퍼 익스프레션’의 팬케이크를 시선의 제사에 가져간다.

 

 

박지수명혜의 둘째 딸.

디제이로 일하며 화수와는 정반대로 자유분방하고 친화적인 성격이다. 부적절한 대화가 화수에게까지 다다르지 않게 잘라내는 역할을 한다. 하와이에서 만난 다이빙 강사 체이스와 친하게 지내며 시선의 제사에 작지만 완벽한 무지개 사진을 찍어간다.

 

 

이우윤명준의 외동 딸.

조소를 배웠으나 크리처 디자이너로 진로를 변경하고 현재 LA에서 컨셉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어렸을 때 병 때문에 아팠기에 부모님들이 우윤의 건강상태에 유난을 떤다.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며 스스로 겁쟁이가 아닌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와이에 와서 가장 무모하고 위험한 운동이라고 생각되는 서핑을 배운다. 완벽하게 파도를 타고 그 파도의 거품을 시선의 제사에 가져가기로 한다.

 

 

정규림경아의 첫째 아들.

중학교부터 내내 같은 학원을 다녀 친했던 친구인 한빛과 도영이 고등학교 진학 이후 부딪혔고 규림은 사이에서 그저 무마시키는 미소만 띠웠다. 학원남자애들 메신저 방에 도영은 한빛의 사진으로 부적절한 합성을 하여 올렸고 규림은 아빠와 등산을 가서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한빛은 규림이 그 전부터 도영을 말리지 않고 그저 방관하였다고 원망하였고 규림은 스스로가 가해에 가까웠단 사실을 인정한다. 사과도 상담도 하지 않은 규림은 스스로 말을 줄이게 되고 한빛에게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어한다.

 

 

정해림경아의 둘째 딸.

초등학교 5학년이며 오로지 ‘새’에만 관심이 있다. 생태계가 파괴되어 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전 세계의 버드워처들과 채팅하느라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 무용한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새를 많이 보고 새에게 도움 되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감상평


 

한 사람당 보통 1~3개의 시선이 담겨 있고 한 사람의 이야기 즉 내면의 목소리가 나올 때 심시선과의 추억을 보여주며 현재를 마주하는 방식이 그려져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심시선의 장녀의 장녀인 화수였다.

 

 

다른 또래인 우윤과 동생인 지수와 달리 무뚝뚝하여 할머니인 심시선과 가깝지 못했던 화수는 할머니가 마우어에게 유화칼을 맞은 것에 분노한다. 상처를 입은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했기 때문이며 할머니를 통해 위로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순탄하고 우수하게 자란 그녀의 모든 것을 중지시킨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회사의 협력업체 사장이 회사의 부조리함에 분노를 느껴 염산병을 직원 무리에게 던졌고 화수를 포함한 6명이 다치게 되었다. 처음에 사람들이 대기업의 횡포에 분노하여 가해자에게 이입을 하게 되었지만 화수의 유산이 알려지며 상황은 반대가 되었고 화수는 이 모든 상황이 끝나고 잊히길 바랬다.

 

하지만 가해자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책임에서 도망갔으며 그 이후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살아가고 있는 화수는 PTSD를 겪고 있다.

 

 

보통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의 우울한 과거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으로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화수는 어찌 보면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작은 비극을 버티지 못하고 그저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우울하고 비관적인 화수에게 호기심은 있었으나 애정을 못 느꼈었는데 화수의 남편인 상헌의 관점이 나오며 화수의 생각이 드러난다.

 

 

나는 화수를 그저 PTSD를 극복 못하고 과거에 굴복하는 약한 사람이라고 단언 지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상헌과의 대화를 통해 내 생각이 틀렸음을 말했을 때 머리를 맞은 것 마냥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점은 나도 싫은데 외부의 충격에

영향받지 않는 인생이 어딨겠어?

그렇지만 내가 그날 이후 곱씹고 있는 건

내 불행, 내 상처가 아니야.

 

스스로가 가엽고 불쌍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그보다는 세상의 일그러지고 오염된 면을

너무 가까이서 보게 되면

그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되는 거야.

 

그걸 설명할 언어를 찾을 때까지는. 어떤 건지 이해는 가?

내가 찾아야 할 걸 찾는 동안,

계속 곁에 있고 싶어? 그럴 수 있겠어?”

 


 

일단 무슨 일을 겪고 나면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사건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없던 일로 되돌리기 아마 불가능한데 나는 이것을 최근에 너무나 절실히 알아버리게 되었다.

 

그 뒤에 사람이 사람에게 염산을 던지는 세계에 살러 오라고 할 수 없다며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온 가족들에게 화수는 말한다. 그것은 ‘남자가 여자에게’를 순화시킨 말이었고 이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건 소설의 한 부분이고 이 소설의 중심 내용은 여자의 인권이나 사회적 지위 하와이의 역사 등 심시선의 뿌리를 이용해 다양하게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다만 내가 가장 공감되고 인상 깊었던 것은 같은 세대를 살아가고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멀지만 가까운 불행의 내용이었다. 나의 세상에 내가 의도하지 않은 불행이 덮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면 더 이상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나를 둘러싼 세계에 균열을 회피하기도 한다. 아마 이 세계의 추악한 면을 가까이에서 겪게 된다면 극복하기위해 노력하디보다는 화수처럼 나에게 일어난 일의 언어를 찾으며 그저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릴 것이다.

 

 

 

심시선세대의 여자들 그리고 그다음 우리의 어머니 세대의 여자들이 이 한국에서 살아가고 일을 한다는 건 부당함과 혐오 범벅의 세계에서 참고 버티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 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만 그전 세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갔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내가 모르는 나의 세대들이 참고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렸을 때 남녀 차별의 부당함을 다소 가깝게 보았으며 차별의 당연함으로 학대당했다. 물론 지금도 그 세대와 같이 있으면 당연하듯 그 차별에 몸이 반응하며 움직이고 있다. 아직도 여자만 일하는 제사를 지내는 친가의 집안을 참고 버티지만 언젠가 지긋지긋한 그 당연함에서 해방되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끝으로

 

현재 회사에 2년 이상 일하면서 아직 여자이기에 부당함이나 혐오를 느낀 적은 없다. 이건 대한민국에서 일하면서 아주 행운일 것이다. 다만 나는 가볍고 만만한 사람, 그런 여자가 되는 게 싫다. 아마 과거의 세습에서 벗어나고픈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자신을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는 단단하고 올곧은 사람이 되고 싶다.

 

 

단단한 사람이라는 말 굉장히 멋있는 말인 것 같다. 딱딱한 것과는 표현과 느낌이 다른데 사고에 유연하며 생각과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그런 사람.

 

 

30대에는 단단한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몇 년 뒤가 조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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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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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 2021.10.16
구매 평점4점
기대를 너무 했나봐요^^;;; 가볍게 읽기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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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 | 2021.10.14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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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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