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정말 유난히 내 마음을 이끌었다.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그냥 겉으로 보면 '엄마' 에 대한 자전적인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엄마가 준 상처로부터 따뜻하게 나를 일으키는 감정 수업"
이 책의 저자인 이남옥 교수는 30년간 수많은 상담 경험을 통해 '가족 치료' 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불리고 있으며, 독일, 중국 등 국외에서도 가족치료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이라고 하신다.
이 책의 서문을 쓴 독일 교수의 문장들은 구구절절 처음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엄마가 없는 사람은 없다. 아빠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사례와 실질적인 조언들을 통해서 보다 나와 내 가족간의 관계, 특히 엄마에 대한 애증의 여러 상흔들을 스스로 직면하고 예전과는 '다르게 ' 행동해보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접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한 사람의 단독적인 행동이기보다는 서로 간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관계 행동입니다.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한 채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관계를 악화시킨 것입니다."
"‘이것은 엄마의 감정이었구나, 엄마가 힘들었겠다. 하지만 그건 엄마의 삶이다. 나는 여기서 분리된 삶을 살 아야 된다.’ 이렇게 이해한 뒤에 엄마의 삶과 내 삶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이때 두 가지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엄마를 이해하는 작업입니다. 엄마가 그렇게 한 것은 엄마 역시도 좋은 모델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불행했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용하고 싶은 모델이 없었습니다. 이런 엄마의 삶을 보면서 이해합니다. 또 하나는 엄마 역시 이전 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위로를 받은 이야기를 딸에게 해주어야 합니다."
가족은 그 어떤 사회적 관계보다, 각자의 내면 세계와 성격 형성을 하는데 기초가 된 원초적인 (?) 관계인 것 같다. 그 감정과 행동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풀리지 않는 것' 같은 석연치 않던 감정들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남이가' 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가족이라도 '남' 즉 '타인' 인 것은 맞다.
그러한 구분 없이는 각자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기란 힘든 일이다.
엄마가 어떤 일을 겪었든, 어떤 상황에 있든, 자녀가 스스로 독립하여 자립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역할이 끝났다면, 결국은 부모든 자녀든, 각자의 몫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격려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인 것 같다.
'개인적' 인 관점에서 다루던 '심리' 적 문제를 '가족' 으로 넓혀서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