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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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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78g | 128*188*22mm
ISBN13 9791136235862
ISBN10 1136235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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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타스는 자신의 상반신에서 삐져나온 등뼈를 하반신에 꽂았다. 등뼈를 중심으로 근육과 혈관이 결합하기 시작했다. 대량의 피를 잃어서 재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캐터피라는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심장을 조심스럽게 주워 올려 가슴속에 넣으려 했다. 그러나 몸 내부의 배치가 충격으로 변해 좀처럼 잘 끼워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쑤셔 넣다가는 맥동이 멈출 우려가 있었다. 캐터피라는 떨리는 손으로 내장을 벌리고 심장을 넣을 공간을 만들었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는 캐터피라와 토타스의 필사적인 행동을 보며, 남은 흡혈귀들은 깔깔대며 웃었다.
--- p.41

“뭐로 위장해?”
“서커스단.”
“서커스단? 왜 그런…….”
“생각해보면 알 거 아니야. 서커스단은 의심받지 않고 각지를 돌아다닐 수 있어. 그리고 이동한 곳에서 훈련해도 이상할 게 없고. 거창한 장비도 서커스에 사용하는 장비라며 가지고 다니기도 쉽지. 무엇보다 주변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져도 새로운 기술의 예행연습이나 선전이라고 대충 얼버무릴 수 있어. 그렇게 일반인인 척하며 흡혈귀를 쓰러뜨리고 돌아다니는 거야.”
--- p.49

키리피시는 덫을 경계한 채 선회하면서 나선을 돌며 천천히 그 물체에 접근해 근처 나무 위에 착륙했다. 잎사귀 사이로 그 물체를 관찰했다.
그것은 역시 인체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모양이 이상했다. 마치 손과 머리를 잡고 걸레 짜듯 온몸을 비튼 듯했다. 비틀리다 못해 곳곳에 뼈와 근육, 내장이 드러났다. 입고 있던 옷이 갈가리 찢어져 가슴이 훤히 드러나 여자라는 건 알겠는데 목이 돌아가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옷은 일부러 찢은 게 아니라 비트는 와중에 당겨지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찢어졌을 것이다.
키리피시는 주위를 살폈다.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사체에서 수 미터 떨어진 장소에 천천히 착지했다. 그리고 피 냄새를 가슴 가득 빨아들였다. 그 순간 위화감을 느꼈다. 이 냄새는…….
키리피시는 고양되는 감정을 억누르고 더욱 신중히 접근했다. 그리고 사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머리를 들어 올렸다.
너무 힘을 준 탓에 목이 툭 끊어졌다.
그것은 절규하는 표정의 모레이였다.
--- p.80

“하지만 어떻게 녀석을 이기겠어? 녀석들은 공중에 뜨기도 하고 괴력으로 화살을 던질 수도 있다고.”
“그게 녀석의 특기라는 거지?”
“그래. 녀석은 아무것도 없이 공중을 날아다녔고 맨손으로 화살을 던져서 나무를 쓰러뜨렸어. 무적이라고.”
“하늘을 나는 건 우리 특기잖아.”
“공중을 나는 건, 공중그네가 있을 때지.”
“맞아. 그러니까 공중그네가 있으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이지.”
“잠깐만. 그러니까 공중그네를 타고 흡혈귀와 싸우자는 거야? 제정신이야?”
“못 이길 것 같아?”
“이길 리 없지. 이긴다고 해도 만에 하나야.”
“공중그네를 타도 이길 가능성이 만에 하나라면, 공중그네 없이는 어떻게 이겨?”
--- p.133

“물론 미끼는 오빠야. 오빠 동료를 낚으려고. 맞다. 미끼를 바늘에 끼워야지.” 키리피시는 나뭇가지를 휙 돌려 방향을 바꿨다. “따끔할 거야.”
그녀는 나뭇가지 끝을 비스트리의 어깨에 쑤셔 넣었다. 지름이 5센티미터는 될 법한 그 가지가 비스트리의 어깨를 관통해 나무 기둥에 깊이 박혔다.
비스트리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입에서 침이 질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아니, 호흡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나 정말 냉정하지? 보통은 찌르기 쉽게 몸통 한가운데 박는데 그럼 피가 너무 많이 나와 금방 죽거든. 산 미끼니까 최대한 오래 살아야 해서.”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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