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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없어졌다

쓸모가 없어졌다

작은거인-51이동
윤미경 글 / 조성흠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06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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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90g | 153*215*12mm
ISBN13 9788911127290
ISBN10 891112729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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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은 떠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 호떡처럼 아주 사소한 무언가라도 자기를 잡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 ‘제발 나를 좀 잡아 줘요.’ 하는 말을 못 들었던 게 아닐까….” 주무관 선생님이 잠시 말을 멈췄다.
“선생님은 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주무관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담임 선생님의 얼굴이 빨개졌다.
--- p.38

일기장 속 쓸모는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있다.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말들을 여기서 외치고 있었다. 선생님이 찍어 준 ‘참 잘했어요’ 도장이 야단을 치는 듯했다.
“ ‘제발 나를 좀 잡아 줘요.’ 하는 말을 못 들었던 게 아닐까…. 선생님은 저 같은 실수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주무관 선생님 말이 선생님에게 채찍을 휘두르는 듯 아프게 감겨왔다.
--- p.67~68

어찌 된 일인지 도은이는 자꾸 쓸모 편을 들어주었다.
“한도은은 이쓸모 마누라래요!” 아이들이 쓸모와 도은이를 놀렸다. 사실, 쓸모는 그 말이 좋았다. 하지만 도은이를 위해서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미안해. 나를 내버려 둬.” 쓸모가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도은이에게 한 말이었다. 백 번도 넘게 연습을 해서 더듬지 않고 단숨에 내뱉을 수 있었다. 그날 밤, 쓸모는 밤새 울었다. 그때부터 도은이도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다행이었지만 절대, 다행스럽지 않았다. 이제 쓸모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이 더는 괴롭히지 않았다. 누구도 쓸모에게 관심 갖지도 않았다. 그건 정말, 정말 슬픈 일이었다.
--- p.122~123

“이 쓸모없는 자식, 저리 가!” 쓸모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이름처럼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할수록 사람들은 화를 냈다. 그럴 때마다 이름과 함께 자신이 점점 작아져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 p.145

“쓸모없는 사람은 없어.” 쓸모 말에 아이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보느냐가 뭐가 중요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가 훨씬 더 중요한 거라고!” 꿈아이가 말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꿈이 아니라 내 꿈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야. 나도 얼마 전에야 그걸 깨달았지 뭐야.”
--- p.146

“네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너에 대해 차분히 들여다봐. 깜짝 놀랄 만한 것이 많을지도 모르잖아.” 꿈아이가 초록아이의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쓸모를 찾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쓸모를 말이야.”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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