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6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392g | 140*210*20mm |
ISBN13 | 9791188613144 |
ISBN10 | 1188613146 |
발행일 | 2020년 06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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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0쪽 | 392g | 140*210*20mm |
ISBN13 | 9791188613144 |
ISBN10 | 1188613146 |
벼리 Part 1 왜 네팔인가요 20 안나푸르나 여신의 땅, 포카라 24 큰딸 27 왜 네팔인가요 32 흙냄새 38 네팔 가족 41 미누다이 45 태양의 신 50 Cafe 라이프아트 56 아침의 꽃바구니 62 여신들이여 65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것 68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 71 계절을 알리는 신호 73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 76 내일로 나아가기 79 그 사람 86 포카라 사람 94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 100 인간이 문제 106 강은 아래로 빠르게 흘러간다 109 산책의 간격 113 나를 확인하는 방법 116 나만의 우선순위 정하기 120 설연화 124 망설이는 사람 126 인간과 자연의 공존 129 네팔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틸리초 Part 2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행복합니다 145 2019년 여름 147 일상적인 날 149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우리의 삶 151 애도일기 1 154 애도일기 2 157 애도일기 3 162 애도일기 4 165 2019년 가을 169 나아짐이란 174 2019년 겨울 177 길동무 182 포레스트 캠프 186 위로의 여정 192 발아래 놓인 구름 197 헬리콥터 면접 203 쩌우다시 뿌자 208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행복합니다 214 보우더의 촛불 220 애도일기 5 222 2020년 봄 228 에필로그 |
어릴 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이 히말라야인줄 알았다. 어쩌면 히말라야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 그리고 트래킹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유로워진 해외여행 탓에 해외 트래킹 등을 가면서 관련 이야기를 담은 책도 많이 출간되다보니 자연스레 도서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게 되었다.
비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상징적 의미를 띄는 히말라야. 그리고 그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해서라면 필수적으로 가야 하는 나라인 네팔. 그곳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인 작가님의 이야기가 바로 『나의 히말라야에게』이다.
책에서 저자는 네팔을 좋아하는 이유(사랑하는)를 거의 책 반 페이지에 걸쳐서 열거하고 있는데 그 말만 보면 히말라야는 지상낙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특이하게도 네팔과 히말라야,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림으로 담고 있는데 확실히 사진과는 또다른 느낌이 든다. 때로는 사진인가 그림인가 싶어지는 장면도 있는데 그림이라 그런지 왠지 더 감성적으로 느껴지는것 같다.
네팔에 살기까지 한국을 오갔던 저자는 최근 가족 중 여동생을 잃은 경험을 실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히말라야라는 공간을 공유했던 지인과의 이별도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것이 치유하기 힘든 상실의 시간이였기에 이 작품이 출간되기까지도 여러모로 힘든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나의 히말라야'라는 팀을 이뤄 다시금 '마르디히말'이라는 코스의 트레킹을 떠났던 저자는 이들로부터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던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저자는 이분들의 위로와 공감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배낭여행을 비롯해 세계여행을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네팔, 그리고 히말라야는 일종의 버킷리스틱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걷는 걸 좋아하지만 겁도 많은 사람이라 가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 결심을 실천한 사람들이 대단하구나 싶어진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는게 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히말라야로 향하는지에 대해 저자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전염병은 올해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제 적응도 되었지만 가끔은 낯선 나라의 도시들이 생각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제한되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갔던 여행이 네팔의 트레킹 여행이었습니다. 2019년 11월에 다녀왔던 여행이었는데 여행을 그리워하다 이 책이 네팔과 히말라야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네팔과 트레킹에 대한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것과는 느낌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저자는 포카라 시청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현재도 네팔의 다른 지역에서 근무를 하며 네팔에서 직접 생활하고 있는 생활인이었습니다. 여행자와 생활인의 차이는 아주 크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도 더 깊이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되었네요.
이 책은 히말라야라는 책명이 들어가 히말라야에 관한 내용이 많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과는 달랐습니다. 이 책은 네팔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고 중후반부에는 작가 개인의 안타까운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조금 독특한 형식이었습니다. 아픔을 견디며 다시 일어나기 위해 떠난 네팔 트레킹과 거기서 다시 네팔에 직장을 구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은 저자가 네팔이라는 나라에서 얼마나 편안함을 느끼고 애정을 느끼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네요. 저자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모집해 다녀왔던 그 트레킹 코스가 우연히 제가 작년에 다녀왔던 트레킹 코스와 같아 더욱 재밌게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책에는 트레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구체적 에피소드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데 그래도 다녀와 보았던 곳이라 저도 모르게 그곳을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작년의 제 여행을 추억해 볼 수 있어 잔잔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글과 함께 있는 그림입니다. 보통은 사진을 많이 첨부하여 책을 구성할 텐데 이 책에서는 네팔에 대한 그림이 있어 독특하지만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렇게 그림을 첨부하는 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나쁘지 않아 앞으로도 이런 구성의 책을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특징을 잘 살려 그린 그림은 아름다웠습니다.
가독성이 좋아 재밌게 금방 읽었네요. 저는 네팔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니 다시 네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코로나가 안정이 되면 다시 찾게 될 것입니다. 네팔에서 행복한 시간을 가지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간혹 네팔에 오랜만에 온 사람들을 만나면 네팔이 변했다고 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눈으로 네팔을 바라본다. 보고 싶은 면만 보고 네팔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네팔이 내 마음속 환상 속에서 영원히 머물러주길 바란다. 네팔이 변한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변한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런 말은 너무 이기적인 게 아닐까.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데 말이다.
(p. 37)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35
《나의 히말라야에게》
서윤미 글
황수연 그림
스토리닷
2020.6.20.
최근에 내가 일하는 곳은 포카라시청이다. 시청에는 외국인이 나 혼자다. 아침에 다른 부서 사람이 나에게 와서 묻는다. “왜 한국에서 네팔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자살하나요?” 순간 나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다. 한국에서 일하는 네팔 이주노동자는 4만여 명에 달한다. (43쪽)
네팔은 1인당 GDP가 1000달러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이며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보내는 송금액이 국가 총수익의 28%, 해외에서 보내는 원조자금이 22%를 차지하는 나라다. 해외에 나가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요지부동이다. (70쪽)
뜨겁고 차가운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날들이 이어졌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후 어린 쌍둥이 조카를 데리고 부모님 집으로 내려와 육아를 시작했다. 내 생에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없는 일이었다. (165쪽)
길을 걷다 동생을 떠올리며 나는 혼잣말을 곧잘 했다. “동주야, 언니가 여기에 있다. 다시 히말라야를 걷고 있어.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설산을 너도 보고 있을까?” (190쪽)
꽤 많은 사람들이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 찾아갑니다. 제 나라에는 네팔처럼 아름드리인 멧자락이며 포근한 마을이 없기 때문일 테지요. 제 나라에서 아름드리 멧자락이나 포근한 마을을 누린다면 굳이 네팔을 찾아갈 일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참으로 많은 네팔사람이 제 나라를 떠나 여러 나라로 돈을 벌러 나갑니다. 네팔에 머물며 돈벌이를 찾기 쉽다면 구태여 제 나라를 안 떠날 테지요. 이 나라 저 나라로 떠나야 ‘네팔에 없는 돈’을 벌어들일 만하기에 네팔을 떠납니다.
네팔사람이 떠나고서 빈자리에 이웃나라에서 찾아온 사람이 자리를 잡습니다. 이 나라를 떠난 사람들이 남긴 빈자리에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 사람이 찾아와서 자리를 채웁니다. 《나의 히말라야에게》(서윤미, 스토리닷, 2020)는 네팔하고 이 나라 사이에서 ‘내가 나답게 설 곳은 어디일까?’를 스스로 묻고 길을 찾으려고 하는 발자취를 들려줍니다.
우리를 낳은 어버이는 우리더러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곳’에서 ‘어버이가 하는 일’을 고이 물려받고서 즐겁고 사랑스레 살아가도록 이끌거나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곳’을 떠나 ‘어버이가 하는 일’은 되도록 멀리하면서 ‘서울이나 서울하고 가까운 큰고장’에서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을 찾으라고 등을 떠밀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빠 찬스·엄마 찬스’란 말이 떠돕니다. 삶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숨결을 물려주지 않고서 ‘오직 돈을 돈·이름·힘으로 거머쥐는 얄딱구리한 길’에 기울어진 사람들을 가리키는 ‘아빠 찬스·엄마 찬스’예요. 참말 그렇지요. 우리나라는 아직 민주나 평등이나 평화나 자유하고 꽤 멀어요. 일제강점기나 군사독재는 벗어났으나 참삶길로 접어들지는 않았어요.
네팔을 떠나는 네팔사람한테서도 이는 매한가지일 테지요. 돈을 벌어야 한대서 네팔을 떠난다지만, 돈으로는 따지거나 셈할 수 없는 길이 있을 텐데, 그 길이 아닌 돈으로 기울기에 네팔을 떠나고 말아요. 《나의 히말라야에게》는 두 나라 사이에서, 아니 두 삶자리 사이에서 어떻게 서야 할까 하고 망설이는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망설이면서도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는 줄거리예요. 망설이면서도 한 발짝을 내딛어야 해요. 망설이더라도 밥술을 떠야 해요. 망설이지만 숨을 쉬고 물을 마셔야 해요.
숨을 고른 다음 눈을 들어 멧자락을 바라봅니다. 글쓴님은 하얗게 덮은 히말라야를 눈으로뿐 아니라 마음으로 담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이 책을 읽는 저는 한 해 내내 푸르게 일렁이는 남녘 시골자락 풀꽃나무를 조용히 바라보며 생각에 젖습니다. 하얀바람은 푸른바람하고 만납니다. 두 바람은 하늘바람하고 만납니다. 하늘바람은 바닷바람하고 만납니다. 이윽고 별바람하고 만날 테지요. 어느 자리에 서서 어느 길을 가든, 우리 스스로 빛나는 아름다운 눈망울을 건사하면 좋겠어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