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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9건 | 판매지수 1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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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34g | 150*210*26mm
ISBN13 9788925538297
ISBN10 89255382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전 세계 수많은 문학 애호가들의 인생 소설로 손꼽히는 명작 『스토너』가 1965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됐을 때의 표지로 출간된다. 50여 년 전, 이 책의 초판은 출간 1년 만에 절판되었지만 2010년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재출간되며 역주행 베스트셀러 신화를 쓴다. 이 책을 두고 평론가 모리스 딕스타인은 “당신이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 극찬했으며, 영국의 유명 작가 닉 혼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는 물론 수많은 국내 명사와 독자 역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에디션에서는 기존 판의 문장을 다듬고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추천사 전문을 실었다. 또한 초판에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을 완벽히 재현했다. 주인공 스토너가 평생을 보낸 대학에 있는, 화재로 모든 게 스러지고 기둥만 남은 어느 건물 그림이다. 폐허가 된 자리에서도 기둥만은 불쑥 솟아 괴상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이는 스토너가 받아들인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자 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스토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하지만,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전공을 영문학으로 바꾼다. 전쟁의 열기가 젊은이들을 휩쓸고 갈 때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교수직에 몸담은 뒤에도 출세의 뜻을 내비치지 않는다. 조용하고 소박하게, 그러나 쉬지 않고 열정을 좇아가는 스토너를 보며 특별한 감동에 젖을 수 있다. 평생 한곳에 살았던 스토너가 문학을 통해 자신의 공간을 넘어서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당신 또한 『스토너』 초판본을 통해 이 소설이 견뎌낸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뛰는 경이로움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오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 p.6

그대 내게서 계절을 보리.
추위에 떠는 나뭇가지에
노란 이파리들이 몇 잎 또는 하나도 없는 계절
얼마 전 예쁜 새들이 노래했으나 살풍경한 폐허가 된 성가대석을
내게서 그대 그 날의 황혼을 보리.
석양이 서쪽에서 희미해졌을 때처럼
머지않아 암흑의 밤이 가져갈 황혼
모든 것을 안식에 봉인하는 죽음의 두 번째 자아
그 암흑의 밤이 닥쳐올 황혼을.
내게서 그대 그렇게 타는 불꽃의 빛을 보리.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 p.18~19

슬론의 시선이 윌리엄 스토너에게 되돌아왔다. 그가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그는 슬론에게서 시선을 떼어 강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한 학생이 눈을 깜박이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뺨에 내려앉았다. 햇빛이 뺨의 솜털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책상을 꽉 붙들고 있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그 갈색 피부에 감탄하고, 뭉툭한 손 끝에 꼭 맞게 손톱을 만들어준 그 복잡한 메커니즘에 감탄했다. 작고 작은 정맥과 동맥 속에서 섬세하게 박동하며 손끝에서 온몸으로 불안하게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듯했다.
--- p.19~20

“모르겠나, 스토너 군?” 슬론이 물었다.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갑자기 슬론이 아주 멀게 보였다. 연구실의 벽들도 뒤로 물러난 것 같았다. 스토너는 자신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질문을 던지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십니까?”
“정말이지.” 슬론이 부드럽게 말했다.
--- p.29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스토너는 그레이스가 직접 말했던 것처럼 절망을 거의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레이스는 해가 갈수록 술을 조금씩 더 마셔서 공허해진 자신의 삶에 맞서 스스로를 무감각하게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조용히 살아갈 터였다. 그는 그녀에게 적어도 그런 생활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스가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 p.347~34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영화평론가 이동진, 문학평론가 신형철, 소설가 김연수·최은영 추천!
입소문이 만들어낸 역주행 베스트셀러의 살아 있는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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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는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 들어갈 때 으레 품게 되는 환상도 낭만도 없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2학년이 되어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중년 교수의 질문에 스토너는 강의실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이 소설은 그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찾아가는 스토너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스토너의 삶을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말하라면 실패에 가까울 것이다. 대학에서 정교수가 되지도 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에도 실패한다. 그러나 스토너의 삶은 단순히 ‘성공’이나 ‘실패’로 요약되지 않는다. 스토너는 자신의 삶에 주어진 1인분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듯 고독을 씹어 삼키며 의연하게 대처한다. 이 소설은 고만고만하게 실패하고 평범하게 절망하는 우리의 인생을 과장하지 않고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실제 삶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질감을 재현해 낸다. 하나의 극(劇)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삶과 거의 일치하는 체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책을 덮고 나서야 뒤늦게 적셔오는 감동이 있다.

‘문학은 인생이다’는 경구는 너무 흔하고 빤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만큼 문학의 존재가치를 웅변하는 말은 없다. 집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대신 문학에 빠져 영문학도의 길을 택하는 스토너. 이 소설은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시작하지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끝을 맺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마치 문학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인생에 대한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에둘러 들려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 닉 혼비 등 유명 문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생 소설’로 치켜세운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_본문에서

오래된 서고에서 이 빛나는 소설을 꺼내준 사람들
그들이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처음 모습을 담아

‘작품만 좋다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말하면 순진하다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스토너』는 그런 이들에게 무슨 소리냐고 외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반례다.

1965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을 다뤄준 매체는 한 곳밖에 없었다. 작가 존 윌리엄스 또한 이 책의 상업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마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초판 2천 부가 팔리지 못하고 이듬해 절판되었다. 그러나 눈 밝은 독자들이나 대학원생, 교수 사이에서 이 책이 돌아다녔다. 수십 년 뒤, 뉴욕 북스 리뷰의 편집자 에드윈 프랭크는 책방 [크로포드 도일] 주인에게 좋은 작품이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책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재빨리 책을 구해 읽은 뒤 판권을 사들였다. 이후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는 입소문이 번지고, 『스토너』는 출간된 지 거의 50년 만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 작품이 2010년대 이후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이들의 역할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주변에 권한 소수의 눈 밝은 독자들, 편집자에게 추천한 책방 주인, 서평을 쓴 평론가, 꼭 번역하고 싶다고 출판사에 피력한 프랑스의 소설가 안나 가발다 등 이들의 작은 노력과 애정이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이다. 초판본을 복원한 이번 에디션에서는 그들이 세상에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첫 모습을 선보인다. 오래전 운명을 알 수 없는 채로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위대한 소설과 갓 대면하는 경험은 이 소설을 사랑하거나 아직 몰랐던 독자들 모두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내게 윌리엄 스토너는 실존했던 사람 같다. 그의 약력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닮은 검약하고 고요하면서 술수를 부리지 않는 문장이 그렇게 만들었다. 『스토너』는 삶의 가치가 삶 자체일 수는 없다고 말하는 소설이다. 가치가 훼손되고 목적이 좌절되며 소망까지 상실되어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사람의 세월이 꼬박꼬박 흘러간다. 미련하지만 끝내 위엄을 잃지 않은 인간에 대한 성실하고도 위대한 문학이다.”
- 이동진(영화평론가)

“서술형 수학 문제의 경우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에서 부분 점수를 받는다. 인생이라는 문제를 푸는 세상의 많은 좋은 소설들도 자신만의 오답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부분적 옳음을 성취한다. 그러나 ??스토너??를 다 읽고 이것은 답도 맞아버린 희귀한 경우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토너의 삶은 뜻밖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대가’에 언제나 공평하게 점령당한다. 그런 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와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들과 웃음이 나도록 슬픈 날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모두 저 속절없는 0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스토너처럼, 삶이라는 서술어의 보편 주어 같은 이 사람 윌리엄 스토너처럼.”
- 신형철(문학평론가)

“다른 사람들도 곧 그가 겪은 것과 비슷한 패배를 경험할 것이다. 다시 돌이킬 수 없게 우리를 변화시키려고 드는 외부세계 앞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잊어버리면 그게 바로 패배를 뜻한다는 것. 스토너가 암시하듯이 이 패배는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패배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이 평범한 남자의 실패담에 이처럼 마음이 가진 않았을 것이다.”
- 김연수(소설가)

“정말 좋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드물고 귀하다. 내게 『스토너』는 그런 독서 경험을 준 책이었다. 스토너라는 한 개인의 내면을 따라가면서 나는 방 안에 앉아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내가 모르는 나라를 온전히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사람의 모습은 그의 아주 일부일 뿐이며, 가장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이토록 복잡하고 고유한 자신만의 내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스토너』를 읽으며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내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나조차도 내 마음을 알 수 없을 때 누군가의 깊은 내면을 따라가 보는 일은 내 마음을 발견하게 하고 특별한 위로를 준다. 『스토너』는 내게 그런 소설이다.”
- 최은영(소설가)

스토너의 죽음에 대한 존 윌리엄스의 주관적인 묘사는 현대 문학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이언 매큐언(소설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문학적인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문학의 마법이 지닌 의미를 처음으로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삶을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된 그 순간 말이다. (…) 50년 만에 이 소설이 부활한 이유를 독자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 줄리언 반스(소설가)

찬란하고, 가차없이 슬프며 또 아름답다. 현명하고 우아한 소설.
- 닉 혼비(『어바웃 어 보이』, 『피버 피치』의 작가)

이것은 그저 대학에 가서 교수가 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혹적인 이야기이다.
- 톰 행크스

위대한 소설이라기보다 완벽한 소설이다. 이야기 솜씨가 워낙 훌륭하고 글이 아름다우며, 감동적이라서 숨이 막힐 정도다.
- 『뉴욕 타임스』

지난 세기에 잊힌 위대한 소설 중 하나.
- 칼럼 매캔(소설가)

『스토너』에서는 고급스러운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윌리엄스 자신은 이것을 가리켜 고통과 즐거움이자 ‘현실로의 탈출’이라고 묘사했다. 명확한 문장은 그 자체로서 순수한 기쁨이 된다.
- 존 맥개헌 (『Amongst Women』 작가)

전 세계 출판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놀라운 베스트셀러는 단연 존 윌리엄스의 고전 소설『스토너』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문체의 소설. 단순하지만 찬란한 이야기. 평범한 삶과 조용한 비극에 대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위대한 작가의 걸작.
- 『가디언』

조용하고 절망적인 생애에 관한 소박한 이야기, 존 윌리엄스의『스토너』는 세상이 잊고 있었던 20세기의 걸작이다.
- 『선데이 타임스』

그저, 어쩌다 보니…
- 강세형(라디오 작가)

친구는 없었지만, 그는 불행하지 않았다.
- 조안나

영어로 된 소설, 아니 종류를 막론한 모든 문학작품 중에 인간적인 지혜나 예술적인 측면에서 이만한 수준의 근처에라도 도달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존 윌리엄스의『스토너』만큼 명확하고 깊이 있는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미국 문학의 진정한 클래식으로 대우 받아야 마땅하다.
- 채드 하바크(소설가)

대가의 솜씨가 엿보이는 초상화…… 윌리엄스는 지극히 힘든 이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뛰어난 통제력을 보여준다.
- 『뉴요커』

『스토너』와 『위대한 개츠비』, 문체만 보면 이 두 작품만큼 서로 다른 작품은 없다. 하지만 언어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 삶의 희망에 대한 모호한 믿음과 환멸의 필연성을 말하고 있다는 점, 이상주의자와 이상, 실망, 고귀한 실패의 통렬함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사랑스럽고 슬픈 걸작, 며칠이고 독자의 기분을 물들이는 작품이다.
- 사라 처치웰(런던대 교수)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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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스토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신찬 | 2020.07.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스토너이것은 그저 대학에 가서 교수가 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하지만 무엇보다도 매혹적이다 - 톰 행크스(배우)시종일관 차분하게 소설은 진행된다. 스토너의 1인칭 시점으로 나는 스토너의 일생을 함께 했다. 마치 내가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스토너의 입장에서 함께 느끼고 생각했다. 스토너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곱씹고 그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올곧은 스토;
리뷰제목

스토너



이것은 그저 대학에 가서 교수가 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혹적이다

- 톰 행크스(배우)





시종일관 차분하게 소설은 진행된다. 스토너의 1인칭 시점으로 나는 스토너의 일생을 함께 했다. 마치 내가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스토너의 입장에서 함께 느끼고 생각했다. 스토너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곱씹고 그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올곧은 스토너처럼 헌신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울 수 인생일 수 있을까란 생각에 잠겼다.



스토너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에 소신과 신념을 갖는다. 가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한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바르게 나아간다. 어쩌면 지극히도 평범한 스토너의 일생이 우리의 모습과 닮았고 우리가 살아가려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삶이 맞는 것일까?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책을 읽다보니 어느 덧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다.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p6

윌리엄 스토너에 대략적 설명으로 책은 시작한다. 단 몇 줄에 이 책의 줄거리가 제시되고 있다. 그저 박사 학위를 받고 강단에 선 스토너의 이야기는 무엇하나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도 평범해 보이는 스토너가 이 책의 주인공인지 어리둥절했다. 이 첫 문단을 읽고서도 딱히 책에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읽어보자는 심산에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참 설명하기 힘든 묘한 끌림이 나를 매료시켰다. 평범한 스토너의 모습에서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그를 응원하고 함께 분통해 하며 가슴 아파하고 답답해 했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랑비에 옷이 젖는 서서히 이 소설에 젖어 들었다.

그는 대학 도서관의 서가들 속에서 수천 권의 책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가죽, 천, 종이로 된 책들의 퀴퀴한 냄새를 들이마시기도 했다. 마치 이국적인 향기를 들이마시는 것 같았다. 그러다 때때로 걸음을 멈추고 책을 한 권 꺼내서 커다란 손에 잠시 들고 있었다. 아직 낯선 책등과 표지의 느낌, 그의 손길에 전혀 반항하지 않는 종이의 느낌에 손이 찌릿찌릿했다. 그러고는 책을 뒤적이며 여기저기에서 한 문단씩 읽어보았다.

p23

문학이라는 주제는 이 소설을 관통한다. 영문학 교수인 스토너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고자 대학에 진학했지만 문학의 맛에 빠지게 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가난한 무일푼의 성실한 스토너의 시작에서 우리는 스토너를 응원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냈다. 그간 열심히 부모를 도왔고 자신의 본분을 다했으니 원하는 공부를 시작할만 했다. 그 선택은 잘못되지 않았고 그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문학만 아는 바보같은 사람이었다.

생각은 그가 들고 있는 책에서 멀어져 방황했고, 그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다. 마치 그가 알고 있던 것들이 때로 머리에서 싹 비워져버리는 것 같았다. 그의 의지력이 모든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기도 했다. 가끔은 자신이 식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자신을 찔러 활기를 되찾아 줄 뭔가를 갈망했다. 고통이라도 좋았다.

p249

매우 인상깊은 대목이다. 겉치레 뿐인 무의미한 결혼 생활, 이디스의 손아귀에서 무기력한 딸 그레이스, 척을 지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로맥스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 노력을 하지만 알아주는 인정도 명성도 없다. 스토너에게 다가올 사랑이 그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이 사랑도 결국 고통으로 끝날 지언정 그에게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의 불륜이 다른 이의 눈에 정당화 될 수 없지만 스토너의 편에서 소설을 읽는 나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스토너의 불륜을 응원하고 있다.

나이 마흔셋에 윌리엄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p270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문구들이 이 소설이 문학의 정수임을 일깨운다. 흔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시기적절하게 스미듯 배치된 이 문장들이 스토너의 삶과 연관된다. 다른 이들을 가르키는 박사인 스토너가 마흔셋의 나이에 깨우치는 것들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배우고 또 배워도 부족한게 사랑과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윌리엄 스토너는 과연 성공한 인생일까 실패한 인생일까. 누군가는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스토너가 나름 선방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저명한 학자가 된것도 아니고 길이 기억될 사람도 아니다. 백점을 줄 인생은 아니지만 뒤늦게나마 사랑을 했고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친 선생님이었으며 인생에 후회될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없이 잘 살았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 아닌가.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아직 젊은 나에게 윌리엄 스토너의 삶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너무나도 많은 생각들이 밀려왔다. 나의 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나의 기분이 스토너에 물들어 한동안 지속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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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bella | 2020.07.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 소설로 꼽는다는 <스토너>를 읽었다.<스토너>는 1965년에 처음 출간되었는 데,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1년 만에 절판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 2006년,, <스토너>는 책방 주인의 추천으로 뉴욕에서 재발행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다른 누구 못지않게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라는 문구와 함께.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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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인생 소설로 꼽는다는 <스토너>를 읽었다.

<스토너>는 1965년에 처음 출간되었는 데,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1년 만에 절판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 2006년,, <스토너>는 책방 주인의 추천으로 뉴욕에서 재발행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다른 누구 못지않게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라는 문구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고, 이번에 절판되었던 1965년 초판본 표지를 그대로 복원하여 새롭게 나왔다.
1년 만에 절판되었던 책이 50년이 지난 후 주목받고,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만큼 초판본 표지는 의미있어 보인다.

<스토너>는 '윌리엄 스토너' 가 대학에 입학하고, 삶을 마감한 40여년의 이야기이다.
스토너의 부모는 스토너가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기를 바라며 그를 농과대학에 보낸다. 하지만 스토너는 문학에 빠져 결국 영문학을 선택하고,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된다. 그는 자신의 모교에서 강사로 일하다가 교수가 되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스토너는 출세하지 못했고, 결혼 생활은 실패했으며,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는 등 순탄치 못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저자 존 윌리엄스는 소설 속 스토너처럼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의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자신이 교수로 일했을 때의 경험이 소설 속에 반영된 것은 아닐까..

존 윌리엄스는 한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보지만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아주 훌륭한 삶을 산 영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저자의 생각과는 달리 스토너의 삶이 불행했다고 생각한다. 스토너가 너무 짠해서 캐서린과 행복한 삶을 살기를 진심으로 바랬는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스토너가 캐서린을 만났기에 그가 조금은 덜 외롭지 않았나 싶어 위안이 되기도 한다. 비록 허구적 인물이기는 하나 그가 다음 생애에서는 학자, 교육자로서 인정받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스토너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나에게도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 라고..



* "모르겠나, 스토너 군?" 슬론이 물었다. "아직도 자신을 모르겠어? 자네는 교육자가 될 사람일세." (p.29)

* 그는 부모에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자신의 결정을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결정을 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경솔하게 선택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버린 세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부모가 잃어버린 것을 슬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p.31)

*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p.262)

* 나이 마흔셋에 윌리엄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p.270)

*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서는 사랑에 빠져보아야 해요. (p.274)

* 두 사람은 빛이 절반밖에 들지 않는 세상에 살면서 자신들의 좋은 점들을 드러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바깥세상, 변화와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는 그 세상이 비현실적인 거짓 세상처럼 보였다. 두 사람의 삶은 이 두 세계에 철저하게 나눠져 있었다. 이렇게 분열된 삶을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았다. (p.293)

* 넌 무엇을 기대했니? 그는 다시 생각했다. 기쁨 같은 것이 몰려왔다. 여름의 산들바람에 실려온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실패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제는 그런 생각이 하잘것없어 보였다. 그의 인생과 비교하면 가치 없는 생각이었다.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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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스토너 초판본》 살면서 어떤 순간에든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작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지니 | 2020.07.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그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그리고 이때 생전 처음으로 그는 고독을 느꼈다. 밤에 다락방에서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방구석을 바라볼 때가 있었다. 램프의 불빛이 구석의 어둠에 맞서 너울거렸다. 그렇게 한참 동안 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둠이 빛 속으로 모여들어 그가 읽던 책에 나오는 상상의 모습들을 펼쳐 보였다. 그러면 자신이 시간을 초월한 것 같은 느낌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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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그리고 이때 생전 처음으로 그는 고독을 느꼈다. 밤에 다락방에서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방구석을 바라볼 때가 있었다. 램프의 불빛이 구석의 어둠에 맞서 너울거렸다. 그렇게 한참 동안 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둠이 빛 속으로 모여들어 그가 읽던 책에 나오는 상상의 모습들을 펼쳐 보였다. 그러면 자신이 시간을 초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거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한데 모이고, 죽은 자들이 그의 앞에 되살아났다. 그렇게 과거와 망자가 현재의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로 흘러 들어 오면 그는 순간적으로 아주 강렬한 환상을 보았다.    p.24

 

스토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우연히 군청 직원의 권유로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그는 대학 공부도 농장 일을 도울 때처럼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철저하게, 양심적으로 했지만, 모든 학생의 형식적인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강의를 들으며 약간의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다른 강의들처럼 부지런히 저자들의 이름과 작품 등을 모두 외웠음에도 첫 번째 시험에서 거의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만나고는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 해 2학기에 스토너는 농과대 커리큘럽을 따르지 않고, 영문학 강의를 비롯해 다른 강의들을 듣기 시작하며 문학 쪽으로 공부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결국 스토너는 문학사 학위를 받게 되고 졸업식이 끝난 후에 부모에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 공부를 더 하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농과 대학에서 농사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우고 돌아오길 바랬던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대학에 들어 와서도 아무런 환상도 꿈도 없었던 그의 삶은 그렇게 완전히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친구들은 애국심에 도취해 입대를 자원했지만 스토너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 공부를 이어 갔고, 전임 강사로 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첫 눈에 반한 여인과 짧은 연애 후 결혼을 하지만, 한 달도 안 돼서 그들의 결혼이 실패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1년도 안 돼서 결혼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게 되지만, 분노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말없이 주어진 상황을 견뎌낸다. 아내가 친정에서 엄청난 돈을 빌려와 무리하게 집을 구입한 것이 경제적인 궁핍으로 연결이 되었지만 생애 처음으로 가지게 된 자신만의 서재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작은 행복을 느끼고, 딸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아내 대신 딸을 돌보는 일을 대부분 맡고 있었지만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소박한 기쁨으로 매일을 살아 낸다. 그렇게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한 남자의 삶이 이어진다. 열아홉의 나이로 대학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고,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고, 세월이 흘러 세상을 떠나게 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꾸민 끝에 서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 때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운 비밀처럼 마음속 어딘가에 이미지 하나가 묻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책꽂이를 만들기 위해 낡은 판자들을 사포로 문지르자 표면의 거친 느낌이 사라졌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p.140~141

 

이 작품은 1965년에 출간되었는데, 초판 2천 부가 팔리지 못하고 이듬해 절판되었다. 그리고 수십 년 뒤 눈 밝은 독자들 사이에서 이 책이 돌아다녔고, 출간된 지 거의 50년 만에 베스트셀러가 된다. 국내에는 2015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1965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됐을 때의 초판본 표지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번 에디션에서는 기존 판의 문장을 다듬고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추천사 전문을 실었으며, 초판에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을 완벽히 재현한 양장본이다. 초판본 표지 이미지는 스토너가 평생을 보낸 대학에 있는, 화재로 모든 게 스러지고 기둥만 남은 어느 건물을 보여 준다. 폐허가 된 자리에서도 기둥만은 불쑥 솟아 있는 모습은 스토너가 받아들인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 '불굴의 용기와 지혜로 난관을 극복하기보다는 조용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편(옮긴이의 말)'인 스토너는 그저 계속 참고, 견디며 삶을 관조한다.

 

좋은 소설은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 다르고, 처음 읽었을 때와 몇 년 뒤에 다시 읽었을 때 또 한 번 달라진다. 5년 만에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페이지 마다 새록새록 당시의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과거의 내 모습을 마주했다. 당시에 나는 실패하고, 절망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고독을 견뎌내는 한 남자의 삶을 통해 일종의 위안을 받았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외로움을 덜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인간이란 누구나 근원적으로는 외로운 존재이고, 감추고 닫아 두었던 속마음을 누군가 들어주는 것 같을 때, 내 안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이해 받은 듯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문학 작품의 존재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작품에는 평범한 주인공이 그의 앞에 나타난 장애물들을 헤치고, 역경을 극복하는 통쾌한 스토리도 없고, 묵직한 가르침을 주려는 현학적인 묘사도 없고,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전개도 전혀 없다. 그저 한 인물이 태어나고 자라서, 누군가를 만나고, 아이를 낳고, 살다가 죽는다는 것이 줄거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훌 넘겨 가며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에 그 여운이 한 동안 마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살면서 어떤 순간에든 다시 꺼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이 지구에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사는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이 도시, 이 나라, 이 순간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스토너는 우리 각자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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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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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좋은 책으로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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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2020.07.11
구매 평점4점
내용을 읽어봐야 알거 같구.. 우선은 디자인에 약간의 실망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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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an83 | 2020.07.09
평점3점
스토너 스토너 해서 읽어본 입장에서 뭐가 대단한건지 잘 모르겠음. 지루한 일기장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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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baliang |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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