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의 부모는 정규교육에서 누가 더 공부를 잘하느냐로 인생이 판가름 나던 시대는 자기들 세대로 이미 마감되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클릭 한 번으로 수십억 명이 연결되어 동시에 환호하는 시대에, 교실에서 성적 가지고 친구와 경쟁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멜라니 엄마는 아이를 코스모폴리탄으로 키우고 싶다. 다문화·다언어에 능숙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마음껏 세상을 느끼고 변화시키는 아이로 자라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참이다.
---「intro - 목표는 코스모폴리탄! 미국 상류층 멜라니의 엄마」중에서
꼬맹이들은 자라서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직업에 몸담고 있을 것이다. 일생 동안 여러 번 다양한 직종을 거칠 것이며, 지속적으로 지식을 구축하고 향상시키고 업그레이드해야만 삶의 물적 토대가 되는 경제적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적재적소에서 재빨리 습득하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생존 가능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엄마 아빠가 교육받았던 방식으로는 이런 세상에 대비시켜 내보낼 수 없다. 물론 지금 유용한 직업 중 몇 가지는 가까운 미래에도 먼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하루하루 혁명처럼 진보하는데 그 형태와 수준, 그리고 업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금과 같을 리 없다.
---「chapter 1 - 자녀의 미래를 아는 부모가 있는가」중에서
지금 이 세대에도 어떤 부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때 제우스와 크로노스처럼 10년 전쟁을 벌일 것이고, 어떤 부모는 아이와 ‘전쟁’을 치르지 않고 아이들로부터 ‘쫓겨나지도’ 않으며 공존과 번영을 함께 꾸려갈 것이다. 10년 전쟁의 결과가 그 피말리는 과정을 견디고도 남을 만큼 자녀의 행복과 성공을 보장한다면 기꺼이 전쟁을 받아들여도 좋지만 물론 결과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부모가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부모의 역할이란 어쩌면 아이들이 더 나은 삶과의 거래를 시작하도록 교육 방법을 선택하고, 자기 자신이 아이를 망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chapter 1 -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오답 제거하기」중에서
아이의 재능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인가, 발견되고 교육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 지 100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도 어느 한쪽이 우세한 고지를 점령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의 연구자들은 타고난 것 반, 노력 반이라는 중재적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아이는 특별하며, 그들 안에 잠들어 있는 천재성이라는 재능을 끄집어내 키워주는 것은 부모에게 달린 것이다.
---「chapter 2 - 질문 1 : 재능은 타고난다 vs.1만 시간의 법칙」중에서
학교 무용론에 불을 지핀 것은 학교를 중퇴하고 세상의 기술을 진보시킨 IT 천재들이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Michael Dell), 그리고 스물셋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에 이르기까지 대학 중퇴자라는 이력은 21세기의 새로운 성공 법칙인 듯했다. 심지어 페이팔의 공동창립자이자 유명한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피터 시엘(Peter Thiel)은 2010년부터 대학을 뒤로하고 벤처에 뛰어든 스무 살 이하의 학생들에게 매년 10만 달러를 지급하는 장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chapter - 질문 5 : 학교는 사라질 것이다 vs. 학벌은 지속될 것이다」중에서
슬로 교육은 아이들의 인성을 발전시키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갈 때 인생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배움이라는 친구를 늘 가까이 하도록 하는 접근법이다. 깊은 지식과 사유 체계를 자기 것으로 만든 아이들이 그려낼 세상과 세속적 성공과 돈 버는 기계를 만드는 정크푸드식 교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은 크기와 넓이 면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느린 교육은 게으른 교육이 아니며, 빠른 교육이 곧 열성적인 교육인 것도 아니다. 교육은 경주가 아니라 여정이기 때문이다.
---「chapter 3 - 영국 이튼스쿨이 선택한 느린 교육」중에서
21세기형 해결책에는 ‘정답’이 없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들은 다면체적 특성을 지닌다. 문어발처럼 여러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 면만 고려해서는 연쇄반응을 알 수 없다. 다면적인 상황들 간의 균형, 경쟁하는 요구들과 대립하는 시각들 간의 조율 없이는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21세기형 문제 해결사의 역량은 두 가지 전제 조건으로부터 출발한다. 바로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자각과 인류애를 장착한 인성이다.
---「chapter 4 -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경이의 시대」중에서
어쩌면 부모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내 아이가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키운다.” 그런데 이 답에 대한 질문이 영 시원치 않다. ‘하버드에 보낼까요?’, ‘의사나 변호사를 만들까요?’라는 질문이 자신의 아이에게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준다는 답과 조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질문의 재구성이다. 올바른 답은 이미 나와 있으니 올바른 질문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답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질문을 찾는 것은 어쩌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스스로 완벽히 설득되어야 비로소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법칙에도 얽매이지 말고, ‘내 자식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마음도 내려놓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때 가능한 일이다.
---「chapter 5 - 해답보다 먼저 바른 질문이 필요하다」중에서
교육과 문화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도 같아서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의 가능성과 새로운 현실 구성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어 있는 고정적인 것들로 내 틀을 채우지 말고, 사람들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 현상에 대해 치열히 고민한다면, 우리는 곧 다가올 미래에 우리 아이들을 멋진 서사의 주인공으로 변신시키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위해 익숙한 세상에서 걸어 나와 세상 밖에서 자기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도와 시점을 미래로 옮겨 질문을 재구성하는 용기 그리고 무수한 가능성들 중에서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는 오답을 제거해나가는 수고가 오늘 이 순간부터 필요할 것입니다.
---「에필로그 - 아이들에게 ‘멋진 신세계’를 열어주는 것은 부모와 시민 모두가 해야 할 일입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