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옛이야기의 매력
올해 들어, 다양한 옛이야기 그림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지난 봄 시공주니어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옛이야기를 묶어 서른 권 정도의 옛이야기 시리즈를 출간했으며, 사계절ㆍ비룡소ㆍ국민서관 등 유명 어린이 출판사에서도 꾸준히 옛이야기 그림책을 내고 있다. 또한 유명한 작가라면 옛이야기 그림책을 한두 번 이상 작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옛이야기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옛이야기는 우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수백 년 때로는 수천 년을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 온 옛이야기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낯선 이름과 배경이 등장하는 옛이야기도 쉽게 공감하며, 이야기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옛이야기는 단순명료하지만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플롯이 안정적이다.
위기 상황이나 극적인 반전이 있어, 독자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만든다. 주제 또한 명확하다. 주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어리석음이라든지 욕심 등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이야기도 많다. 이처럼 옛이야기는 세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해도 독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이번에 출간된 <소시지 소시지> 또한 옛이야기 ‘세 가지 소원’을 재화한 것이다. ‘세 가지 소원’은 고대 인도와 고대 그리스부터 전해지는 옛이야기로, 17세기 프랑스에서 첫 판본이 출간된 이후로 여러 번 재화되었으며,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19세기 그림 형제의 판본이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아직 한 권으로 그림책으로 소개된 적은 없다. 옛이야기 재화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제시카 수하미는 ‘소시지’라는 소재를 강조하여 ‘세 가지 소원’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소시지 소시지>라는 그림책으로 재탄생시켰다.
2. ‘소시지’로 재탄생한 ‘세 가지 소원’
‘우연히 세 가지 소원을 얻게 된다면 어떤 소원을 빌까?’ 옛이야기 ‘세 가지 소원’을 읽었다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 볼 것이다. 가난한 목수 존과 아내 마사는 우연히 얻은 소원을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수많은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더 크고, 더 좋은 것을 얻으려다 보니, 두 사람은 쉽게 소원을 고르지 못한다. 세 가지 소원을 다 쓰고 결국 남은 것은 소시지뿐이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이런 일들이 종종 있다. 너무 과한 욕심을 부려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그 순간, 좌절하고 화를 낸다면 어쩌면 더 소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두 가지 소원을 헛되게 날려 버린 존과 마사도 처음에는 서로에게 화를 냈지만, 함께 지낸 세월을 떠올리며 서로를 위해 마지막 소원을 사용한다. 그리고 소시지로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소시지이다. 작가는 ‘소시지’라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이미 알려진 이야기를 새롭게 썼다. 소시지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소재일 뿐 아니라,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3. 알록달록 빤짝빤짝 그림
제시카 수하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화려한 색감의 종이를 찢어 붙인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였다. 또한 이야기마다 캐릭터를 잘 표현하여 새로운 재미와 매력을 불어 넣는다.
<소시지 소시지>에서는 특별한 배경 없이 흰 배경에 알록달록한 색지를 오려 붙여 등장인물과 소시지를 비롯한 주요 사물만 강조하였다. 이는 독자가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동작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소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소시지 위에 뿌려진 금박은 ‘요술 소시지’의 특별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특히 부인 마사가 나무꾼 존의 코에 붙은 소시지를 떼어내는 모습을 다양한 동작과 여러 장면으로 묘사하여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소시지 소시지>는 친숙하고 단순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간결한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이빛 세계그림책
<아이빛 세계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생각의 빛, 감성의 빛을 비추는 외국 창작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을 가진 세계 우수 작가의 작품 가운데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들만 엄선한 외국 창작 그림책 시리즈입니다.